휘젓고 다니는 차가운 바람에
긴긴밤 새워 바람개비 목은 쉬고
보고싶다 그립다 담아둔 내 입술
하얗게 얼어버린다
기약없는 약속 부적처럼 간직하며
겨울이 드나드는 길목에 서서
그대 기다리며 왈츠를 춘다
두터워지는 겨울밤
왠지 모를 불안이 쿵쿵 돌아다니는
불면의 가난한 내 마음은
몇 겹의 이불을 덮어도 오한이 깊다
찬란한 봄을 찬양하고
불타는 여름의 세레나데
늦가을의 노랗고 부드러운 햇살 노래하여도
겨울이 가만히 내게 말한다
번잡한 도시와 비천한 구석 어디에라도
순백의 눈이 내리는 그 날
해후한 그대와 기쁨의 왈츠 추어보라고
By 한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