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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Nov 17. 2018

가을 끝자락에서

가을

올 가을은 유난히 아펐다

너로 인해 가슴이 붉게 타오르기도

너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도 싶었다

꺼져가는 마지막 불꽃 불사르는 촛불처럼

사라져 갈 십일월의 찬란한 단풍은 내겐 슬픔이었다

숱하게 많은 날들에 하얀 불면의 밤을 안기던 너

애틋함 가득 남기고 이제 떠나려 한다

가을

가는 너의 뒷 모습 간직하려 찾은 창경궁

이제 너를 보내야 함을 알기에 잡은 손 더 꼭 쥐어본다


가을

너를 사랑이라 부르고 가슴에 새긴다

또 다시 온다는 약속에 미련 따윈 두지 않는다

지금 함께할 수 없는 희망은 아무 의미가 없기에

잘가라 가을

씩씩하게 목청높여 보내줄테니


장소협찬ㆍ창경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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