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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Feb 26. 2022

67. 이직, 경력 사원은 일을 한다.

   작년 11월 시스코 시스템즈 코리아 (Cisco Systems Korea)라는 큰 회사를 떠나 회사 이름은 널리 알려졌지만 작은 스타트업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Zoom Video Communications Korea)로 이직하였습니다. 


   네 번째 이직에서 2주간의 휴식을 가졌습니다. COVID-19 판데믹으로 해외여행도 제주도 여행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바쁜 일상을 보냈습니다. 4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 혼자 여행하는 것도 싫었기 때문에 필자는 천덕꾸러기가 되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2주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침대에 등을 붙이고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렸습니다. 유튜브(youtube)와 넷플릭스 (Neflex) 드라마를 정주행 하면서 빈둥거렸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필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2주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고,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단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생각은 노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눈칫밥을 먹기 힘들어질 때 즈음 11월 말부터 출근하였습니다.  COVID-19 판데믹으로 바로 전 회사에서 1년 가까이 재택을 하였고, 새로운 회사에서도 재택을 하였습니다. 일하는 공간은 같았지만 맥북을 지급해주는 회사만 달랐습니다. 


   처음 출근을 할 때 필자를 포함하여 영업사원 2명과 엔지니어 1명이었습니다. 3개월이 지나자 영업사원 6명, 엔지니어 1명, 채널 1명으로 확대되었고, 올여름을 지나면 12명까지 늘어날 것입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였습니다.  


   회사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회사를 시작할 때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줌은 실력과 경력을 갖춘 인재를 뽑고, 인재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를 준비하고 직접 아이디어를 실행하였습니다. 


스타트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필자도 엔지니어로 해야 할 일들을 하였습니다. 솔루션과 기술을 파악하고, 협력업체들의 기술력을 점검하였습니다. 입사 두 달만에 3일간 일정으로 줌 파트너 웨비나를 기획하고 진행하였습니다. 한국 협력업체들은 한국어로 진행하는 파트너 웨비나를 처음 접하였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협력업체들이 궁금하는 파트너 정책을 전달하고, 줌 솔루션과 기술을 설명하고, 고객 접근법을 설명하였습니다. 매 분기마다 정기 파트너 웨비나를 하고, 월간 비정기 파트너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실력 있는 SI/NI 기업을 줌 파트너로 초대하였습니다. 비즈니스는 어느 한쪽만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볼 때 잘 될 수 없습니다. 협력 업체는 시장에 이름 높은 줌 미팅으로 새로운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진출하길 바라고, 줌은 고객과 실력을 갖춘 파트너를 바랍니다. COVID-19 이후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줌 미팅을 누구나 팔고 싶어 하지만, 비즈니스의 역학 관계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성사되는 것은 어렵습니다. 실력 있는 기업들은 시스코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관계가 매우 돈독하였고, 작은 기업들은 고객과 기술력이 부족합니다. 비즈니스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지난하고 힘들었습니다.


   줌 솔루션을 위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한두 번의 발표로 기술을 잘 전달할 수 없습니다. 화분에 물 주듯이 꾸준히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웨비나와 블로그입니다. 웨비나로 설명하고 블로그에 지식을 축적합니다. 엔지니어들은 웨비나로 기술을 배우고 블로그로 반복적으로 습득합니다. 블로그는 지식을 전달하고 함께 공부하기 좋습니다.



   필자의 회사는 CVOID-19 판데믹으로 아직 사무실이 없습니다. 직원들은 재택을 하면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합니다. 지난 4개월간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대기업은 업무 분장이 잘되어있고 자신의 업무와 다른 직원의 업무가 상당히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만, 스타트업은 구분이 모호하고 다른 사람도 없습니다. 직원들 간의 협업과 상호 이해가 없다면 스타트업은 매우 힘듭니다. 


   이직은 모험이지만,
경력 사원은 일을 한다 


   이직은 언제나 모험이지만, 경력 사원은 일을 합니다. 무슨 일을 어떻게 할지를 압니다. 요즘 스타트업이 신입 사원이 아닌 경력 사원이 필요한 이유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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