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는 구성원의 이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필자는 조직 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적도 있고,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한 적도 있습니다. 필자는 새로운 조직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적응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는 편입니다. 조직 문화에 잘 적응했어도 시간이 지나면 적응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조직 문화가 정적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동적인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기업이 끊임없이 변합니다. 이것이 직장인들이 회사가 전과 달라졌다거나 변했다고 화를 내는 이유입니다.
조직 문화 (Organizational Culture)는 조직행동 분야에서 개인과 집단, 조직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공유되는 가치와 규범입니다. 개인에게 개성이 있는 것처럼 다른 조직과 구별되는 고유한 특성입니다. 조직 문화는 기업의 규모,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수명 주기, 업계의 특성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조직 문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는 것들도 있고,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가 새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새로운 외국계 IT 기업에 이직을 하면서 조직문화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조직 문화를 너무 쉽게 간과하였기 때문에 조직 문화에 대해 정리합니다.
2018년 노컷뉴스 "직장인 66% 1년 내 이직 시도"라는 기사에서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원인을 설명하였습니다. "조직 문화"는 연봉과 워라벨에 이어 세 번째에 위치하였습니다. 많은 이직자들이 이직 과정에서 조직문화는 쉽게 간과합니다. 연봉과 워라벨은 이직 과정에서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지만, 조직 문화는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쉽게 간과한 조직 문화가 이직을 결정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약 20%의 이직자들이 기존 조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직을 선택하였습니다.
필자는 지금까지 4번의 이직을 하였습니다. 조직 문화 때문에 이직을 경험하였고, 기존 조직 문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변하면서 이직을 선택하였습니다. 이직은 서로 다른 조직 문화가 부딪히는 과정입니다. 조직 문화의 충돌은 이직자가 기존 조직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이자 기존 구성원들은 기존 조직 문화에 문제점을 발견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힘의 논리가 작동을 하고, 몇몇 사람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필자의 사례를 통해 이직자와 조직 문화 간의 충돌을 정리합니다.
첫 회사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D사입니다. 한국 지사에서 약 100여 명의 직원들이 있었고, 모두 하루 12시간 일하는 일벌레들이었습니다. 필자는 신입사원으로 기존 조직 문화에 적응하기 바빴습니다. 직원들이 불만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하고, 주말에 함께 공부를 하였습니다. 신입 사원들은 최대한 빨리 자격증을 취득하려고 하였습니다. 다른 조직 문화에 적응했던 이직자들은 필자에게 너무나 당연한 조직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필자는 이직자들이 이상하게 보았습니다. 아마도 필자는 기존 조직 문화에 완벽하게 적응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두 번째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P사입니다. 한국 지사에서 약 5명 직원들이 있었고, 짧은 기간에 5 명의 경력직을 추가적으로 뽑았습니다. 지사장과 기존 직원들은 큰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고, 이상한 의사 결정 구조와 비밀이 많았습니다. 이직자들은 그 당시 P사를 구멍가게라고 불렀습니다. 이직자들은 기형적인 조직 문화에 융화하지 못하고 재이직을 선택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필자도 6개월 만에 다음 회사로 이직하였습니다. 기존 직원들은 기존 조직 문화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고, 중견기업이나 대기업 출신을 뽑지 말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국 지사장이 바뀌면서 제대로 된 조직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세 번째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C사입니다. 한국 지사는 300여 명의 직원들을 가진 큰 기업이었고, 직원들은 열심히 일하였고 의욕이 넘쳤습니다. 필자는 조직 문화가 매우 마음에 들었고, 짧은 시간 내에 조직 문화에 적응하였습니다. 기존 직원들이 이직자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왔고, 조직 문화의 문제점이 발견되면 수정하려고 하였습니다. C사와 같은 대기업은 오랫동안 축적한 조직 문화가 있습니다. 이직자들은 P사의 조직문화라는 용광로에 쉽게 융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조직 문화는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변합니다.
네 번째 회사도 미국에 본사를 둔 Z사입니다. 한국 지사는 이제 시작하는 스타트업 분위기입니다. 한국에 영업 사원을 뽑은 지 한 달 만에 필자가 입사하였고, 입사 6개월 만에 직원 수가 20여 명이 되었습니다. APAC 본사는 신중하게 직원을 뽑았고, 외국계 IT 대기업에서 오랜 근무를 한 사람들을 위주로 뽑아 공통점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레고 조각을 쌓아 올리면서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드는 중입니다. 이것도 필자에게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