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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인하트 Jun 04. 2020

A5.MBA에서 영어를 잘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의 공무원 시험과 몇몇 국가 자격증은 일정 수준 이상의 토익(TOEIC) 점수를 요구합니다. 대기업, 중견 기업, 공공기관들도 입사 및 승진 시험에서  토익 점수를 요구합니다. 나무위키의 토익 설명에 따르면, 토익 점수를 요구하는 주요 자격 시험은 통역사에서 일반 공무원 시험까지 다양합니다.


   한국에서 토익 점수는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기준으로 지원자들을 일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입니다. 그러다 보니 영어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토익 공부를 합니다. 인사담당자들은 토익 점수를 영어실력이 아닌 성실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활용합니다. 즉, 토익 점수는 객관적인 커트라인의 의미할 뿐 영어 능력 측정의 도구가 아닙니다. 



   MBA 비즈니스 스쿨도 지원자들에게 공인영어성적을 제출할 것을 요구합니다. 일반적인 기준은 토익 점수 700점입니다. MBA 비즈니스 스쿨은 토익 점수가 없는 지원자를 위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에서 5년 이상 근무, 영어권 국가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 또는 영어권 국가에서 5년 이상 체류한 사람들은 토익 점수를 제출할 필요가 없습니다. 


   MBA 비즈니스 스쿨이 영어 토익 점수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 까요? 일반 기업들처럼 영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성실도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일까요? MBA 비즈니스 스쿨에서 영어가 어떻게 사용되는 지 설명하기 위해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의 MBA 과정은 영어 를 어떻게 사용되는 지를 살펴봅니다. 물론, 비즈니스 스쿨에 따라 영어 사용 빈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MBA 과정은 전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강남반과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는 강북반으로 나뉩니다. 영어 실력이 없으면 강남반을 선택할 수 없고 영어 강의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다음으로 수업 교재와 부교재로 사용하는 책들이 영어 원서가 많습니다. 모든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부교재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발행하는 아티클과 케이스 스터디입니다. 보통 한 주제 당 분량은 짧게는 10페이지에서 길게는30페이지 정도입니다. 케이스를 읽어야 리포트를 제출하고 토론을 할 수 있습니 다. 마지막으로 핀란드 알토대에서 2주간 3개의 영어 강의를 진행 합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다른 MBA 비즈니스 스쿨보다 영어를 많이 쓰는 것은 아닙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의 코리아 MBA 과정과 서울대 경영대학원의 글로벌 MBA 과정도 전과목 영어로 진행 합니다. 영어 실력이 없으면 대학원을 선택하거나 강의를 듣는 것에 엄청난 제약이 발생합니다. MBA 비즈니스 스쿨은 토익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어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토익 700점은 높은 점수가 아닙니다. 


   물론, 영어 실력이 부족한 지원자도 토익 점수를 따거나 예외 규정을 적용 받아 입학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임원인 만학도는 졸업장을 목표로 MBA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영어를 잘하는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리포트를 제출하고 공부합니다. 문제는 임원도 아니면서 영어 실력이 부족한 MBA 입학생입니다. 2년 내내 영어로 고통받으면서 힘들게 공부하지만, 졸업 후에도 가치를 인정 받기 어렵습니다.


   영어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입학하고 졸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들은 MBA 졸업생들은 평균 이상의 영어 실력과 경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영어로 의사 소통이 어려운 MBA 졸업자 는 취직이나 이직에도 큰 제약이 따릅니다. 


   MBA 학위는 있지만 영어 실력이 없는 사람과 MBA 학위는 없지만 영어가 유창한 사람을 비교해 봅시다. 기업들이 어떤 사람을 더 선호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링크드인의 정보를 활용합니다. 2020년 5월 27일 기준 링크드인에서 한국 지역의 총 구직자는 218 만 명이고 총 구인광고는 약 4만 개입니다. 


     이 글을 읽고 링크드인에서 같은 키워드 검색을 해보시면, 비슷한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이력서에 “MBA” 키워드를 적은 구직자는 25,000명이고, “English” 관련 키워드를 적은 구직자는 147,000명입니다.  구직자 대비 구인 광고 비율은 MBA가 1.37%, English 가 1.48% 입니다. 하지만,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들을 찾는 키워드인 “Spoken English” 와 “Speak English” 키워드로 기존 English 구인광고 대비 구직자 비율을 계산하면 각각 289%와 128% 입니다. 모든 구직자들이 영어는 할 수 있지만,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매우 희소한  능력입니다.


   링크드인은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려 줍니다. MBA졸업장은  성공을 담보하거나 자신의 커리어에 큰 변화를 주지 않지만, 영어를 잘하는 것은 매우 뛰어난 능력입니다. 4천만원의 돈과 2년의 시간을 투자하여 자기 계발을 한다면,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과 MBA 졸업장 을 취득하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나을까요? 다시 말해서, 기업은 어떤 사람들을 더 선호할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이지만 링크드인의 검색 결과는 명확합니다.  


   MBA 졸업장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가지는 분들은 이미 임원이거나 사장입니다. 그들은 MBA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하며 성장합니다.  30대나 40대의 초반의 나이에 MBA를 고민한다면, 영어와 졸업장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합니다.  


   MBA와 English를 함께 언급한 구직자는 8,600명입니다. MBA 졸업자 중 34.4% 만이 영어를 잘한다고 말합니다. 영어는 MBA 학위와 궁합이 잘 맞고 시너지도 큽니다. 커피 광고의 카피처럼MBA 학위가 캔 커피라면 영어 실력을 갖춘 MBA 학위는 TOP 입니다. 


   과거 해외 MBA학위를 취득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MBA 학위 때문일까요? 아니면 MBA 학위와 영어실력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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