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섭 지음 / 창비
어느 날 제목이 "예쁜 - 다양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그중 하나를 골라봄" 책과 눈이 마주쳤다. 들뜬 맘으로 서평을 신청하고, 예쁜 제목처럼 당첨이 되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로 응원하면서, 보내준 것 같았다.
제목에서부터 나의 독백 반성 모드가 시작되었다.
'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나의 생활 속에서, 나는 얼마나 진심을 담아 나 아닌 당신이 잘되기를 바랐었던가...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첫 장을 진심을 담아 책을 열어본다.
총 4개의 목차는 마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신비스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내가 가진 것을 주는 연결, 당신이 꼭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2. 나와 닮은 사람 찾기,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3. 나와 닮은 사람 지키기 , 당신을 고소합니다.
4. 느슨하게 당신과 만나기, 몰뛰작당 프로젝트
석사 생활의 일상 동질감을 느끼면서 읽기 시작한다. '5분 대기조' 같은 조교 생활이 떠올랐다. 늘 대기를 하고 있었고, 늦지 않게 모든 것을 이루어내면 스스로 만족감과 성취감도 느꼈던 그때 그 시절이 기억났다. 학점을 높이기 위한 석사 생활, 지금 보면 무엇을 위한 목적도 정확하지 않은 석사논문 통과하기의 생활은 오로지 나를 위한 생활이었다는 것을 발견한다.
내가 가진 것을 주는 연결의 역할을 했던 헌혈과 같은 스토리는 나에겐 없다. 그런 생각조차 해본 적이 정말 1도 없었다. 그저 버텨내기 어려웠던 그런 시절이었다고 되뇌다가 한 단락을 만났다. 마치 내 속을 들어왔다 나온 것 같다.
다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잘 모르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지나고서야 그들 덕분에 그 시절을 버텨 냈음을 알게 되는 일이 있다.
....... <중간 생략>......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 순간에는 나도 땅에 두 발을 딛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 돌아왔다. 아주 잠시였지만, 그래도....
혼자 이 문장을 읽으며 미소를 지어본다.
버팀 속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얼굴과 추억이 떠오르면서 책 속 자주 나오는 단어, 안온함을 느낀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책은 나에게 사람과 어울려 살았던,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갈 내 모습을 비춰보게 하는 거울 같은 책으로 다가온다.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 스토리를 읽으면서, 나는 '내가 사는 세상이 참 살만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방송, 인터넷 뉴스 등에서 모두 어둡고, 험하고, 무서운 이야기들을 전달해주는 요즘, '세상 참 험난한 곳이야' 로만 느끼게 하는 기사들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그런 생각일 것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치킨 한 마리 값의 환불을 마다하고, 10만 원의 행복을 주기 위한 작은 이벤트로 시작된 이야기의 파장은 김민섭과 같은 이름을 가진 자들의 연결선을 너머, 지금 이렇게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에게까지 퍼지고 있음에 감탄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언제든 연결된 그 느슨한 끈을 잡고 서로를 응원하다가 다시 만날 것이다. 나는 여전히 93년생 김민섭 씨가 잘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김민섭 씨 찾기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두가 잘되기를, 무엇보다도 이 글을 읽은, 나와 닮았을 당신 역시 잘되기를 바란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음성으로 소리 내어 말해 본다.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121 p
살아오면서 진심으로 말하지 못했던 문장,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제목의 책을 읽다. 한 번의 정독을 끝내고, 줄 그어진 곳 또는 접어 둔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다시 읽었다.
다음부터 <그냥, 당신이 잘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 문장이 필요할 때 진심으로 말해주려고 한다. 작가님은 "그 말 뒤에는 ' 그러면 저도 우리도 다 잘될거예요. ' 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었다. -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 김민섭 지음 / 창비 / 107p - " 라고 분명히 써주셨다.
이제부터라도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음성으로 소리내어 말해주련다.
"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
다시 보아도, 이 문장 너무 예쁘고 너무 따뜻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