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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er May 21. 2021

영화 'My Litte Sunshine'

가족에게 분노를 드러내고 난 뒤 흐느끼는 드웨인을 위로하는 올리브 

등장인물은 상스러운 입과 약쟁이로 그려진 할아버지와 ‘승리’에 집착하나 그리 성공적이지 않은 동기유발 강연자 아버지 리차드 후버, 피로에 젖어 일상을 간신히 처리하나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셰릴, 셰릴의 고등학생 아들 드웨인, 6~7살 딸 올리브, 사랑하는 동성 남자친구가 자신의 학술적 라이벌에게 가버려 자살기도를 했다 생존한 프랭크로 구성된다. 

리틀 미스 선샤인은 미국 ‘주’단위 미인대회 이름이다. 극중 올리브는 뉴 멕시코 주 6~7세 대상 미인대회 대표 자격으로 캘리포니아 리돈도(Redondo Beach) 해안에서 열리는 대회에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거주하는 후버네 가족이 미니버스를 타고 참가하는 여정을 그렸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5년에 촬영되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야기가 재미있다. 약 300일 전부터 비행 파일럿이 되기 위해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선포한 뒤 종이에만 메시지를 보여주는 드웨인이 왜 그럴까 싶으나 그의 ‘양’아버지 리차드 후버와 셰릴 사이에서 그가 지냈을 시간을 생각하면 그가 왜 묵언, 즉 소통 거부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리차드 후버가 왜 그렇게 ‘성공’에 집착하는 지도 어떻게 보면 그의 아버지를 보면서도 추론해볼 수 있다. 호색한, 거친 입까지는 그렇다고 쳐도 요양원에서 헤로인을 하다 퇴출된 할아버지와 프랭크는 우연히도 비슷한 시기에 후버네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가족이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심장발작(?)으로 할아버지가 돌아가고 ‘성공이란 00이다.’ ‘성공의 9단계 과정법을 거쳐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성공을 도식화 하는 것을 리차드가 멈춘 게 변화된 조짐의 첫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시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6~7세 대상 미인대회지만 성인 미인대회 뺨치게 치장하고 장기자랑을 펼치는 경쟁자와 달리 풍자적으로 옷을 찢으며 춤을 추는 올리브를 보고 대다수 청중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수십 명 청중 가운데 미스 캘리포니아와 미인대회 운영측 피고용인, 리차드 후버가 말 걸었던 청중 등 세 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클라이막스는 올리브가 무대에서 내려올 것을 지시하는 운영자와 대조적으로 올리브를 감싸고 올리브가 있는 무대 단상에 한 명 한 명 올라가 함께 춤추는 가족이 무척 따뜻하게 다가온다. 왜 아카데미 시상을 했는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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