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성향 Jul 01. 2024

3년간 함께 한 코칭고객이, 우리의 이야길 책으로 냈다

2023-06-10



<3년간 함께 한 코칭고객이, 우리의 이야길 책으로 냈다>




 

2023년 5월 31일 수요일 저녁 7시, 합정동 딜라이트 스퀘어 지하. 나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만난 우리는 만나자마자 서로를 향해 꽃을 내밀며 선물했다. 나는 그녀가 에세이를 낸 것에 대한 축하를,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만났음에 대한 기쁨을 기념했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그 건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식당 옵션을 불러줬고, 나는 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다. 바로 우리의 초이스는 ‘찜닭’, 그녀가 추천해주신 ‘누룽지’까지 넣어 야무지게 맛있게 먹었다. 정말 최근에 먹은 것중 ‘제일제일제일’ 맛있었다. 게다가 그 날 오후  종일 Transformation Game 워크샵 하느라 온 에너지를 쓰고온 직후라, 정말 꿀맛이었다. 추천해주신 누룽지는 정말 별미였다. 배가 부르다면서 정말 그릇을 싹 비우고 나왔다. 







1차로 끝날 우리가 아니었다. 바로 2차로 향했다. 2차는 내가 제안했다. 그녀가 ‘스타벅스 7레이어 가나슈 케이크’를 좋아한다는 것을 난 기억하고 있었고, 출간 기념으로 그 케익을 같이 먹고 싶었다. 우린 지상 스타벅스로 향했고, 놀랍게도 우릴 위한 구석 두 자리가 비어있었다.(마치 우릴 위해 누군가 비어놓았듯 말이다) 기꺼이 그 자리에 앉아 우린 도란도란 이야길 나눴다. 





그리고 대망의 그녀 책을 꺼냈다. 식당에선 국물 한 점이라도 튈까봐 꺼내지도 못하고 고이 넣어 보관해두었던 그녀의 책을 말이다. 그녀는 최근 4개월 간 구독자를 모집하여 글을 연재했고, 그것을 엮어서 소책자로 출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엔 나와의 약 2년 간의 코칭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우린 말 없이 각자 너무나 귀한 그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 봤다. 같은 자리에 머물며 각자 같은 책을 음미하고 있었다. 그 시간에 느낀 우리의 감정은 아마도 우리 둘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벅참’이었을 것이다. 이 책에 담긴 그 모든 시간 속 그녀의 여정을 함께 했기에, 장면 장면 마다의 희노애락이 책 속에 담겨 있었다. 




그래, 벅참이었다. 한 존재가, 너무나도 고귀한 존재가 잠시- 혹은 그럴 기회가 없었어서 자신이 얼마나 귀하고 어여쁜지 몰랐을 뿐, 드디어 알아차리고, 자신의 날개를 발견하고, 그것을 펼치고, 날아오르기까지의 여정은 벅참이었다. 나는 그 여정의 오롯한 증인이었을 뿐이다. 








어찌나 꺄르르 될 일이 많던지, 그녀는 인증샷을 찍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떤 각도로 해도 잘 나오지 않아서 그 여정이 재밌었다. 그래도 함께 이렇게 Zoom 사각 화면이 아니라 온 몸으로 한 공간에 있으면서 그 동안 함께 찍은 사진 한 장 없었단 것이 무색할 정도로 그 날의 우리를 한 장의 사진에 귀하게 담았다. 









수다는 끊이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 출판사 우체통에 원고도 넣어놓아보고, 공덕에서 서울역으로 넘어오던 그녀의 차 안에서 우리의 수다는 이어졌다. 나는 더 이상 그녀의 코치가 아닌 그녀 삶의 벗이었다. 내 이야길 들려드릴 때마다 빵 터지는 그녀를 보며 행복했다. 그렇게 삶에 벗이 되어가는 것이구나. 편안했고 감사했다. 내가 편안히 기차에 탑승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서울역 롯데마트 주차장 안까지 날 내려준 그녀, 유리창 내리고 손을 어찌나 열심히 서로 흔들었던지. 그렇게 우린 찰나같았지만, 찐했던 감사가 기쁨이 넘쳤던 저녁 만남을 마쳤다.   








    - -   

그런 그녀와의 (면대면) 만남은 사실 ‘처음’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린 만났다. Zoom으로 만난 우린 늘 그 사각 틀 바스트샷 안에 있었다. 중간에 출판사에서 여는 ‘자문자답 나의1년 워크샵’에도 와주시고, 사이시옷에서 연 1 Day 워크샵 참여를 위해 부산에도 와주셔서 함께했었지만, ‘오롯하게’ 그녀와 함께 오프라인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시절도 무색하지, 2020년에 처음 만나 2023년에 우린 첫 식사를 같이 했다.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알 수 없는 벅참이 막 올라왔다. 그게 뭐였을까, 뭐였을까… 한참을 달리는 기차 창밖을 보며 되뇌었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아, 그녀의 눈빛이었다. 그녀의 눈빛이 날 치유해준 것이다. 그녀는 나를 정말 진심으로 반가워해주셨다. 내가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맛있는 걸 한 번 사주고 싶었다며, 커피 한 잔을 할 때도 이렇게 커피 한 잔 같이 하고 싶었다며 나와 있는 시간을 아주 귀하게 대해주셨다. 그 무엇보다도 날 바라봐 주시는 눈빛이 정말 따스했고, 나란 사람을 귀하고 반가이 여겨주시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날 치유했다. 내가 그녀에게 치유를 받았구나. 누가, 코치가 코칭한다고 했던가. 코칭관계가 코치와 고객 모두를 코칭하는 것이었다. 알아차린 후 울컥이는 마음을 가슴에 도닥이며 담았다. 잊지 않아야지, 잊지 않아야지. 이 느낌, 내가 하는 일이 준 내 존재의 벅참, 이 느낌 잊지 않아야지. 







사실 소책자를 낸다는 것이, 실제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시간, 비용 등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알기에 나는 그녀에게 소책자 인쇄본은 꼭 안 받아도 괜찮다고, 이미 글을 매주 공유 받을 것만으로도 난 충분하다고 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받고 나서 느꼈다. 아 이것은 나의 가보가 되겠구나. 적어도 내 두 아들에게 남길 나의 가보가 되겠구나. 코치로서 정말 귀한 가보라는 것을 받고 나서 알았다. 






첫장을 열고 읽어내려가는데, 가슴이 저미어왔다. 물론 적혀 있는 내용들이 나와 그녀의 코칭이었기에,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말이다. 이번에 새로이 배운 것인데, 내가 코칭 중에 아무리 그녀의 신발을 신고 함께 머물려 노력했고, 그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에 최선을 다해 귀 기울이려 노력한 것과 상관없이- 그녀가 오롯이 코칭에서 경험한 것을 그녀만의 활자로 글로 풀어낸 이야기에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정말 오롯한 그녀의 시선을 말이다. 그랬구나, 그녀는 진실로 그랬구나.. 몇 번을 끄덕였다. 





다 읽고 나서 나에겐 한 문장이 가슴에 남았다. ‘이 여정에서 나는 무엇이었을까?(나는 코치로서 무엇을 하였는가?’였다. 그러게, 나는 무엇이었을까. 몇 일을 가슴에 품고 돌아봤다. 그리고 책 속에서 답을 얻었다. 그녀가 나를 표현해 준 그림이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저’ 그녀 맞은 편에 앉아 함께 했구나’ 











2020년 그 날 여름, 그 밤 공기, 그녀의 눈물, 말 없이 Zoom 화면 너머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그녀의 무너지는 슬픔, 잘 살고 싶은 진심어린 의지, 그 모든 장면과 에너지를 내 몸과 가슴이 기억하고 있다. Zoom 화상 작은 네모 칸에서 만난 우리지만, 분명 연결되었던 그 장면들 속에 우리가 있다. 나의 역할을 그 네모칸 너머에서 그녀가 자신을 만나가는 여정에 증인으로, 그저 진득히 그 자리에 머물고 함께 해주는 것 뿐이었다. 그녀는 진실로 자신 안의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있는 존재였으므로.  그래, 내 일은 단순한 것이었다. 화려한 것이 아니었다. 한 존재가 자신을 마주해가는 그 여정에 그저 곁에 있어주는 같이 버텨주는 벗(partner)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알았다. 그녀도 나의 벗(partner)이었다. 보통 코칭하며 내가 코치로서 리포트를 드리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고객의 시선으로 쓴 글 묶음을 선물 받으니, 정말 우리가 같이 이 관계를 만들어 왔구나란 것을 느꼈다. 표지에서도 나만 그녈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녀도 나를 따스하게 바라봐주고 있다. 그 시절 나의 코치였던 그녀이다. 그녀의 삶은 내가 늘 영감을 주었고, 그녀의 진실어린 눈물과 웃음, 그 순수함은 내게 교감이 되었다. 






오늘의 글은 그녀와 있었던 코칭에 대한 나의 첫 글이다. 그리고 그녀가 나와의 코칭에 대한 글을 써 주셨다면, 그것에 대한 나의 답가다. 아직 그녀는 내가 이것을 소재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런 그녀에게 나의 진실어린 답가를 아래와 같이 담아 인사드린다. 그리고 감탄해본다. 아, 이렇게 멋진 분들을 만나가고 삶을 나눌 수 있는 코치라는 나의 직업은 얼마나 멋지단 말인가! 







“MK님, 2020년 더운 여름 날 저녁, 저희집 끝방에서 그대를 처음 만난 날 기억합니다. 눈물이 곧 터질 듯한 시선 너머 저는 그대가 날 때부터 갖고 태어났을 따스함을 보았습니다. 그대는 더 이상 이전의 그대가 아니에요. 그대는 이미 얇은 벽을 뚫고서 싹을 틔운 강낭콩입니다. 번데기를 찢고 세상으로 날아오른 나비입니다. 그 누구도 그대를 약하게 할 수 없어요. 그댄 이미 강하고, 그 힘을 그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대에겐 누군가 돈 주고도 살 수 없을 창작물에 대한 영감을 지니고 태어났어요. 그냥 매일 그대 가슴에 채워지는 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손끝으로 표현하시기만 하면 되요. 그대의 말에는 따스함, 진심이 가득해서 보는 사람들의 삶이 그 따스함으로 채워집니다. 코치의 가장 큰 복은 좋은 고객을 만나는 거라해요. 그렇게 보면 제가 MK님은 아주 큰 복이었습니다. 제게 그대라는 존재를 만나 제가 가진 코칭을 나눌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그대,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 -   

+번외 통찰: 현재 코칭 출판 계에는 코칭 이론, 전문 서적이 많다. 그러나 이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영역은 이런 ‘정성적 일지/기록’들일 것이다. 실제 코칭관계 안에서 한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경험들을 해 가는지에 대한 기록물들이 점점 더 많아져야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매력적인 그녀를 더 알아갈 수 있는 그녀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raw.ing.mk/




+ 소식: 이 매력적인 소책자가 현재 10권 남아있고, 가격은 2만원(택배비 포함) 이라 합니다. 구매 의사 있으신 분들은 이 링크로 들어가셔서 그녀에게 DM으로 신청해보세요. (이 방법이 어려우시면 제게 문의 주셔도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코치로서 나의 ‘프로그램/컨텐츠’를 갖고 싶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