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출판사와 출간 계약을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출간 작업에 돌입하게 되죠. 알게 모르게 많은 작가가 외주 편집자와 함께 작업합니다. 출판사를 통해 소통하거나 외주 편집자와 직접 소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말이죠. 그렇다면 외주 편집자를 출판사에서 일하는 편집자와 다르게 대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소개합니다.
1. 외주 편집자가 편집 작업 전반을 총괄할 때
흔히 ‘통편집’이라고 해서 출판사가 외주 편집자에게 편집 작업 전반을 맡길 때가 있습니다. 보통 외주 편집자는 원고 입고 후 기획안 작성부터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원고를 살펴봐야 진행할지 말지 결정할 테니까요. 통편집을 맡은 외주 편집자는 기획안을 시작으로 내지와 표지 전반, 보도자료까지 대부분 담당합니다. 출판사는 틈틈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마지막 검토를 거쳐 인쇄소에 파일을 넘깁니다.
통편집 같은 경우에는 작가가 외주 편집자의 존재를 바로 알게 됩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책이 나올 때까지 외주 편집자가 있는지 모를 때도 많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통편집을 맡은 외주 편집자와 소통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출판사 편집자를 거치거나 외주 편집자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입니다. 출판사 편집자를 거치더라도 외주 편집자의 의견이 기획안과 원고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에 바로 알게 되지요. 출판사 편집자도 ‘외주 편집자의 의견은 이렇다’ 하며 내용을 전달합니다.
보통 출판사 편집자가 대신 소통에 나서는 이유는 출간 계약을 하고 원고를 받는 등 작가와 먼저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출판사 내부에서 내용을 먼저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원고 검토 같은 일반적인 일은 메일 보낼 때 출판사 메일 주소를 참조로 거는 것으로 그치지만, 특이 사항은 외주 편집자가 먼저 출판사 편집자의 의견을 묻기도 합니다. 만약 외주 편집자가 직접 소통하는 경우라면 작가에게 특이 사항을 물어볼 때 출판사와 논의를 마친 상황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작가 입장에서 통편집 외주 편집자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우선 외주 편집자는 일정, 구성 등 출판사가 정한 가이드라인 안에서 편집을 진행합니다. 변수가 생긴다면 출판사나 작가 쪽에 미리 알려 주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생각지 못한 상황이 툭 튀어나왔을 때 출판사에서 이미 인지하고 외주 편집자와 협의한 것인지 한번 물어보면 좋습니다. 아주 드물게 그런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와 외주 편집자가 논의하기 용이하도록 작가의 의견은 메일이나 특히 원고 안에 메모로 명시하면 좋습니다.
2. 외주 편집자가 본문 교정만 맡을 때
이 경우는 외주 ‘편집자’라기보다 외주 ‘교정자’에 가깝지만 많은 출판사가 이를 딱 잘라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외주 편집자’라고 부르곤 합니다. 실제로 외주 편집자는 ‘통편집’과 ‘본문 교정’ 중 한 형태만 일을 받지 않습니다. 간혹 같은 출판사 안에서 어떤 책은 통편집으로 진행하고, 또 다른 책은 본문 교정만 하는 경우도 있고요.
보통 외주 본문 교정은 3번으로 이루어집니다. 한글이나 워드 형태로 보는 PC교, 그리고 내지 디자인에 앉힌 상태로 보는 1교와 2교입니다. 원고 상태에 따라 3교, 4교까지 진행하기도 하고, 본문 마감까지 아예 외주 편집자가 맡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때에 따라 보도자료까지 추가로 진행하기도 하고, 제목안을 간단히 전달할 때도 있습니다.
작가가 정체를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외주 편집자가 바로 이 ‘본문 교정만 맡은 외주 편집자’입니다. 출판사에서 ‘외주 편집자가 교정한 원고를 전달한다’라고 하거나 외주 편집자 이름으로 된 메모가 원고에 붙어 있으면 정체를 알 수 있죠. 하지만 출판사에서 외주 교정자의 교정이 끝나고 나서 수정을 거친 원고를 작가에게 전달하거나 판권에 이름이 실리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본문 교정만 맡을 때는 작가와의 소통을 대부분 출판사에서 진행합니다. 외주 편집자가 교정을 끝낸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면 출판사에서 확인한 다음 작가에게 전달하는 식이죠. 가끔 외주 편집자가 작가와 직접 소통하는 경우도 있는데, 원고 구성을 크게 바꾸거나 윤문이 많이 들어가거나 전문 분야라 문의해 가며 진행해야 할 때가 보통 그렇습니다.
본문 교정만 맡은 외주 편집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든 모르든, 앞서 말했듯이 굳이 다르게 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집필 중이나 교정 단계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고, 이를 출판사에 알려 줬다고 해도 원고에 메모를 달아두면 좋습니다. 아주 드물게 출판사에서 놓치고 전달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특히 교정 단계에서 메모를 달아두는 건 꽤 중요합니다. 교정을 외주 편집자에게 맡길 뿐이지, 출판사 편집자도 틈틈이 원고를 살펴봅니다. 따라서 메모를 남겨두면 ‘작가가 이 점에서 의문이 들었구나. 그리고 외주 편집자는 이렇게 수정했구나’ 하고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커버 사진: Unsplash의Ben Wi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