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래해도 괜찮을까요?

by 고효경

당신이 어둠에 길을 묻고

눈물로 창을 그을 때

내가 노래해도 괜찮을까요?

깊은 적막의 숲 너머

내 숨결이 스며들 수 있을까요?


꿈의 잔해 속을 떠돌다

고립된 채 바람이 될 때

내가 노래해도 괜찮을까요?

고독의 연무 속으로

내 음성이 잔잔히 배일까요?


길 끝에 자리를 틀고

시간이 멈춰진 틈에 앉을 때

내가 노래해도 괜찮을까요?

차가운 별빛 아래서

내 울림이 비추는 별이 될까요?


내일이 사라진 자리에서

발자국이 사라져 갈 때

내가 노래해도 괜찮을까요?

무너진 새벽의 경계에

내 소리가 당신을 안아줄까요?

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