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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런이유지 Jul 24. 2024

시를 읽었으니 시를 써야지

이 밤

난 시를 읽은 문외한


오랜만에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고

남편의 발밑에 펼쳐진 책들 사이로 손을 뻗어 시집을 들었다


반가운 제목 따라 눈알을 굴리고 굴려봐도

논리 없는 말들만 책장을 굴러다니고


못 알아듣는다고 내 앞에서 내 얘기하는 외국인을 만난 듯

기분 나빠 더는 못 읽겠네




휴일 밤.

남편과 나란히 엎드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나눠 읽는 시간. 손끝으로 만져지는 종이의 감촉과 코끝을 맴도는 책장의 냄새 끝에 시를 만났고 난 뒷걸음질 쳐 아들옆에 누웠다.


텅 빈 머릿속을 시한테 들켜버린 것 같잖아.. 꿈속으로 도망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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