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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Feb 25. 2022

다섯 시 반 새벽독서 모임 시작(feat.줌 회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책 속 문구가 생각나서 루틴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게 새벽독서다.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독서가 자꾸 뒤로 밀리게 되므로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걸로 시작했다. 네 시 반에 시작하고 싶었지만, 그 시간은 도저히 무리일 듯하여 다섯 시 반으로 정했다. 남편 아침식사 차려주고 나면 다섯 시 반이 된다. 


함께할 사람들을 모집하는 것도 좋겠지만, 처음으로 하는 거라서 예전에 함께 독서모임을 했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흔쾌히 같이 하겠다는 분들이 있어서 당장 오늘 아침부터 시작했다. 한 분은 이미 새벽 다섯 시부터 책을 읽고 있다고 했고, 다른 두 분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해서 일어날 수 있는 날에만 합류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한 권의 책을 같이 읽거나, 책에 대한 토론을 하는 건 아니다. 다섯 시 반에 내가 줌을 열어놓으면 한 시간 동안 줌을 켜놓고 각자의 책을 읽는 형식이다. 혼자 하면 의지가 약해질 것 같아서 모임이라는 힘을 빌리려는 의도다. 


줌으로 회의나 수업을 들은 적은 있지만, 내가 호스트가 되는 것은 처음이다. 생각보다 몹시 간단했다. 미리 회의 예약을 해야 링크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내줄 수 있으므로 회의 예약부터 했다. 줌을 다운받아서 열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 하단에 있는 '예약'을 클릭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오는데, 원하는 시간을 예약하면 된다. 시간을 설정할 때 40분 이상을 클릭하면 '세 명 이상인 회의에 대해 40분의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돈을 내고 사용하라는 얘기다.  나는 인원이 어떻게 될지 모르므로 한 시간 예약으로 설정했다. 암호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데, 링크를 복사하면 암호가 같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장을 누르면 다 된 거다. 



예약이 끝났다면 제대로 잘 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상단에 '회의'를 클릭하면 예약 현황이 나오므로 확인한다. '초대 복사'를 클릭하면 링크가 복사되므로 참가할 사람들에게 보내면 끝이다. 




오늘 아침에 첫 번째 모임이 있었다. 다섯 시 반에 열어놓고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안 오려나 보다 하고 책을 읽었는데, 정말 집중을 잘 됐다. 여섯 시 십 분쯤 보니 한 분이 호스트의 승낙을 기다린다는 문구가 보여서 승인을 했다. 그분은 다섯 시 사십 분부터 대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헉. 내가 책 읽느라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이라 그런 거겠지. 


각자 읽고 있는 책을 화면으로 보여주고, 저마다의 속도대로 읽었는데 몹시 좋았다. 나는 요즘 읽고 푹 빠져 있는 김도윤 작가의 <럭키>를 읽었다. 여섯 시 반에 읽기를 끝내고 십 분 정도 근황을 이야기하고는 마무리했다. 


결론을 말하면 새벽에 화면을 앞에 두고 책을 읽는다는 게 몹시 좋았다. 새벽 시간이라 몰입도도 높았지만, 화면이 어둑어둑해서인지 소싯적 다락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귀신 얘기를 하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혼자서 하면 분명 이불 속에서 나오기 힘들었을 텐데, 함께 하니 한눈팔지 않고 한 시간 동안 똘망똘망한 눈으로 책을 읽었다. 단 며칠만 하고 말지, 한 달은 갈지, 아니면 몇 년을 계속하게 될지 모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 모임도 예약했다. 


나 아침형 인간 된 거다. 너무 열심히 사는 건 이제 그만 하고 싶었는데, 또 이렇게 시작하고 말았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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