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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사서 Aug 05. 2022

사서에게 이런 질문도 한다고?

뉴욕공공도서관, 『뉴욕도서관으로 온 엉뚱한 질문들』


"어떻게 해야 가슴 털이 자랄까요?" 도서관에서 사서가 이용자로부터 받는 질문은 그 범위가 정말 넓고 기상천외하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요즘에는 스마트폰 메신저로 파일이나 사진을 전송하는 법을 많이 물어보기도 하시고, 한글 등 문서작성 프로그램이 원하는 대로 잘 안 움직여줄 때 사서를 찾기도 하신다. 어디까지 답변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동시에 내가 모르는 것을 사서는 알고 있다는 인식에 감사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인터넷이 없던 시절부터 뉴욕공공도서관 사서들이 받아 모아놓은 질문들을 현재의 같은 도서관 사서들이 답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답이 나올 법한 질문들이지만, 사서들은 기본적으로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책에서 답을 찾아 주고, 믿을 만한 자료가 있는 웹사이트가 있는 경우 함께 추천해 준다. 


지금이야 살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옆에 있는 스마트폰에 손을 뻗어 검색창에 검색하면 그만이지만, 인터넷이 없던 시절 사람들은 도서관을 모든 것이 다 있는 최적의 정보 창고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 창고에서 적절한 답변을 꺼내어 전달해주는 건 사서. 도서관에 가면 모든 궁금증을 다 해결해 줄 수 있는 풍부한 자원과 사람이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던 시절이다. 도서관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사서가 보아도 어떻게 이런 질문에 이런 명답을 해 줄 수 있을까 놀랍기 그지없는 내용이 많았다. 재치와 질문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곁들이는, 어찌 보면 우문현답 수준으로 놀라운 대답에 사서로서 반성을 하게 만든다. 이런 질문은 그냥 무시하면 안 되나? 싶은 것들도 친절하고 상세히 답해주는 걸 보면서 사서는 어떤 질문에도 정성을 다 해야 하는구나, 생각을 했다. 혹시 해당 질문에 대해 답을 해 줄만한 자료를 찾지 못했다면 그 질문을 해결해 줄 만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자료를 답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만약 질문 중 알파벳에 오타가 있어 이용자가 의도한 것과 전혀 다른 질문이 되었어도, 사서는 오타로 적힌 질문에 대한 답변을 1차로 하고,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며 추측해 수정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 적어준다. 이러니 어떻게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찾아오지 않을 수가 있을까!


어떤 질문을 하든 성실하게, 그리고 자세히 답해주고 지원해주는 사서. 이 책은 내 서재에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사서로서 알맞은 태도를 계속 상기시켜 줄 것만 같다. 사서인 사람에게 이 책은 그렇게 작용하리라.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자에게는 도서관과 사서를 더욱 사랑하게 하는, 도서관의 효용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책이 될 것이다. 지금도 도서관에는 '사서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코너가 있다. 신뢰할 만한 정보가 필요할 때, 궁금한 점에 대해 알고 싶을 때 많이 이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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