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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Lim Mar 11. 2019

줄서서 입장하는 일타강사의 번호표 서비스를 만들어보았다

현우진T 번호표 서비스 PM의 후기

사실 작년 12월 말즈음 해서 dawonedu-entry 이라는 (웹)서비스를 만들었다. 서비스 런칭(?) 이후 3개월이 지났고, 한 번의 서버 폭발(?) 사건을 제외하고는 스무스하게 잘 돌아가서, 이를 정리하기 위한 글을 남긴다. 물론 혼자 만든건 아니고, 총 PM을 내가 맡고, 개발은 슬리카라는 곳에 외주를 맡겨 진행하였다. 아 참고로 서버비용 나가니까 다들 들어가지마세요(???) 그리고 GA 데이터가 오염되니까 진짜 들어가지마세요!!!(???) 구글에서도 검색하지마세여 구글 마이비즈니스 오염되니까!!!(???)




총 참여 인원은 아래와 같다.


(클라이언트측) PM 1명 - 총괄 기획 및 커뮤니케이션

(클라이언트측) 디자이너 1명(주 3일 근무 파트타이머) - 웹 상세페이지 담당

(외주)개발팀 플래너 1명 - 커뮤니케이션 및 개발어-한국어 통역 담당.

(외주)개발팀 고급기술자 1인 - 이상한 용어 적힌거 많이 만들어내셔서 맨날 플래너님이 해석해주셔씀.

(외주)개발팀 중급기술자 1인 - 이상한 용어 적힌거 많이 만들어내셔서 맨날 플래너님이 해석해주셔씀.

(외주)개발팀 UI 디자이너 1인 - 와이어프레임 감쟈합니다.


외주 개발팀 슬리카와는 최초 1회와 중간 1회 미팅을 제외하고는 전부 JANDI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했다. 의견을 나누는 데에는 잔디를 통해 파일을 주고받으며 좀 더 가볍지만 빠르게 대화를 하였고, 완성본 혹은 확정본에 가까운 파일들은 이메일을 통해 주고받으며 조금 더 격식있게 대화를 하였다.(예를 들어 잔디로는 ㅎ_ㅎ매니저님! 이거 웨않뒈ㅠ? 이렇게 하지만, 이메일로는 안녕하세요 슬리카 매니저님. 이런식이랄까..?)


이외에도 오프라인 줄서기를 담당하고 계셨던 실장님 두 분과 두세번의 미팅, 대표님과의 미팅도 두세번이 있었다.




최초 개발 이후 2차례에 걸친 추가 개발과 서버 최적화 작업까지, 총 4번의 action이 있었고, 총 개발 비용은… 후후 비밀이다(넘나 궁금한 지인분들은 연락쥬시면 알랴드림). 생각보다는 적게 들었다. 역시 사람을 갈면 비용은 적게 들ㅇ…. 내가 내 자신을 갈긴했지만, 그래도 이 서비스가 탄생함으로써 나타날 결과가 워낙에 명확(=브랜드 인지도 상승)하다보니, 나름 즐겁게 자기 자신을 갈 수 있었다. 참고로, 서비스 탄생의 결과에 매출 증대 이런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만 적은 이유는, 애초에 이 서비스가 아니어도 전 수업을 마감시키는 일타강사를 위한 서비스(즉, 이미 매출로는 할수 있는 최대치를 하고 있음)이기에, 당장의 매출상승 같은 1차적 목표에 방점을 두었다기보다는, 고객들에게 다원이 어떤 곳인지 인식시키고,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이렇게 노력한다 등의 정성적인 부분을 공략하기 위함이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이 전략은 주효했던 듯하다.




여튼 저 서비스가 뭐냐면, 한 문장으로 하자면 ‘현우진T 번호표 발급 서비스’이고, 이걸 해설하자면, ‘대치동 일타강사 현강! 줄서기 할 필요 없이 전날에 집에서 편하게 번호표를 발급받으세요!’ 이다. 내가 만든 카피까지 합치자면, '오직, 다원교육에서!'까지 있겠ㄷ...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게끔 이야기하자면, 대치동에는 일타강사의 현강을 앞자리에서 듣기 위해, 그 입장순서를 정하기 위한 번호표를 배부하는데, 학원별로 상이하지만 보통 해당 수업이 있는 당일날 오전 중에 배부를 한다. (아침 8시 30분 정도?) 그럼 그 앞번호에 해당하는 번호표를 얻기 위해, 많은 학생/학부모들이 새벽부터 줄서기를 하는데…(아, 그 백종원 방송에 나왔던 돈까스집 번호표 줄서기라고 생각하면된다. 똑같다) 심한 경우 새벽 2-4시, 혹은 아예 전날 밤부터 나와서 문 앞에서 계시는 분들도 있다. (확실히 일타강사의 현강 앞자리는, 메리트가 있긴하다. 게다가 대한민국 30대 중 돈 버는것 1위 찍은 현우진의 그 강의라니!(지드래곤이 군대에 있어서 1위라는썰이 있긴하다. 지드래곤이 제대하면 현우진T가 2위가 될까?))


이런 기존의 오프라인 방식의 번호표 제공은, 학생의 체력도 깎고, 학부모의 체력도 깎을뿐더러, 직원도 힘들고, 여튼 모두가 힘든 그런 방식이었는데, 다원교육에서는 이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임찬균을 필두로(네 접니다) 번호표 서비스를 만들기로 하였다. 11월말경부터 시작해서 12월 중순, 수업 시작 3일 전에 서비스 오픈을 했으니 정말 엄청난 일정이었다. 당시에 야근을 어찌나 많이했는지 ㅠ… 사실 야근보다 액셀 작업을 너무 많이해서 힘들어찌…


사실 이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우리학원만 이렇게 특별합니다!!!’를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사실 그냥 좀 더 기본적으로, ‘아니 지금 이 수업 들으려고 다들 아침에 가서 줄 서서 기다리는거, 너무 사회적인 낭비 아니야??’라는 생각이 그 발로였다. 학원관계자들 모두 그런 생각을 하여찌. 사실 매 월 기준으로 약 500~1000명에 해당하는 현강생이, 혹은 그 학부모가, 혹은 그 알바생이(줄서기 알바도 있었다고한다) 수 시간을 그냥 날리다니, 이 어찌나 큰 사회적 손실인건지!




여튼 서비스 기획 절차는 아래와 같았다.


사실 학원에서 활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프로그램인 ACA2000이란 것도 그렇고, 학원업에서 많은 것들이 ‘프로세스를 갖춘 채’, 혹은 ‘데이터 기반의’ 무언가는 불가능에 가까워서, 기존의 서비스 기획 방법론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내가 적절하게 내 판단으로 서비스를 만드는게 낫다고 생각하고 진행하였다. 그래서 기존의 서비스 기획자분들 이야기와는 그 결이 많이 다를 수 있음을 알아달라.



1. 현재 상황 파악 및 니즈 분별


a. 실무자에게 현재상황에 대해 듣는다.(현재 오프라인 줄서기의 총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지. 서비스 대상의 인원 및 연령대가 어찌되는지 등)

b. 실무자에게 불편한 점에 대해 듣는다.

c. 실무자에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에 대해 듣는다. 

* 실제 오프라인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이용자)에게 의견을 물어볼건 없었다. 서비스 기획의 시간도 부족하거니와, 사실상 ‘오프라인에서 줄을 선다’라는 아주 명확한 현상이자 누구나 어떻게든 해결되길 바라고 있는 이 상황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기에, 이용자를 배제한체 서비스 기획에 들어갔다.(사실 다른 이유도 몇 있지만 쉿)

** 사실 이 단계에서는, 내가 날카로운 질문을 해야 멋진 기획자일거같지만 사실 내가 생각한 날카로울것 같은 질문은 사실 매우 무딘 멍뭉미넘치는 질문이니 그냥 얌전히 잘 듣는것에 초점을 두었다 ㅇㅅㅇ.


2. 서비스 기획 - 본질 묻기 & 현실 파악하기


a. 이 서비스는 무엇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인가?

b. 우리는 무엇을 어디까지 제공해줄 수 있는가?

c. 우리는 이 서비스를 어떻게, 어디까지 굴릴 수 있는가?


사실 이 2번에 해당하는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주효했던 듯 하다. 이 2번이 잘 되었기에 지금 서비스가 무난하게 잘 돌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a가 본질을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라면, b,c를 통해 ‘이상에 빠지지 않고 현실적으로’ 서비스를 만들게하는 질문이었다. 최초 a라는 질문을 중점으로 각 실무진들과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처음에는 ‘영화표 좌석예매처럼 아예 좌석 예매를 가자!!!’이야기까지 나왔고, 슬리카측에서는 ‘그럼 아예 서비스를 만들어서 해당 서비스도 규격화해서 다른 학원에도 싹 다 팔아버리죠!!’까지 나왔었다. 다들 그렇게 흥분하며 우오오오 대한민국 대치동 사교육도 이제는 쌈빡하게 디지털화가는건가!!! 했다가, b,c질문을 통해, 응 그건 아니야. 현장 소요도 많고(c질문에 대한 대답), 우선적으로 한 선생님을 위한 서비스인데 너무 미래를 바라본 과한 작업이야(b질문에 대한 대답), 게다가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도 서비스 운영을 할 사람이 있어?(c질문에 대한 대답) 등으로 그 흥분도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결국 다시 a 질문으로 돌아와, 가장 본질. ‘사람들이 오프라인에 줄을 서서 불편하다. 시간도 아깝고,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만 해결하기로 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날카롭고 가장 짧은 칼을 선택해야했다. 바로 그 선택의 결과가 ‘은행처럼 입장 번호표 뽑자’였다. 확실하게, 딱 불편한 부분만 해결해줄 수 있으며(a에 대한 대답), 딱 지금의 한 선생님을 위한 해결책이며(b에 대한 대답…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딱 매출에 알맞는 딱 그정도까지의 서비스 제공), 서비스 운영도 일단은 가능한(c에 대한 대답) 해결방안이었다. (학원업에는 요즘 IT업계에서 흔히들 만날 수 있는, 서비스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 프로덕트 매니저 등 이런 분들이 전혀 없다. 나만해도 여기에 지금 나 혼자(?)다)


대강의 얼개를 정한 뒤 이제 진짜 서비스가 어떻게 굴러갈지 로직을 정하고 플로우를 상상해야했다.


3. 서비스 기획 - 로직 & 플로우 정하기


a. 이 서비스를, 사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이용할까?

b. 이 서비스를, 관리자 입장에서 어떻게 이용할까?

c. 이 서비스를, 사업자 입장에서 어떻게 가장 비용을 적게하여 만들 수 있을까?

d. 이 서비스를, PM 입장에서 어떻게 가장 쌈빡깔끔하고 막 토스처럼 막막, 29cm처럼 막막 우와 막 이렇게!! 만들수 있을까?(해석: 서비스 이용 단계를 어떻게 최소화할까. 어떻게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시키며, 만족도를 가장 높일 수 있을까.)


사실은 a,b질문이 가장 중요하지만, 나는 나름 이 회사에서 ‘(적정한) 비용을 써서 (잘) 만든 서비스가 브랜드에 얼마나 큰 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기존 인원들에게 설득해야하는 입장도 있었기에 c 질문도 추가하였고, 내 개인적인 바램으로 인해 d 질문도 추가했었다.(+대표님의 한 마디 : 토스 좋아요.) 

참고로 d 질문의 해석에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많이 쓰게 할 수 있을까(MAU등 각종 사용자 수치)? 계속, 오래 쓰게할 수 있을까?(retention)'등의 질문이 없는 이유는, 애초에 이건 서비스 이용자가 한정 되어있는 서비스라 그렇다. 현강 수강생을 대상으로만 하니까...(그래서 아이디를 관리자단에서 발급한 이후 전송해주는 형식의 회원 체계로 구현했다)


* 아, 참고로 지금 글로 회고하고있으니까 이렇게 질문들이 명료하게 되고 있는거지, 처음에 기획할때는 정말 자아분열해가면서 막 찬균이랑 임찬균이랑 뀨니랑 뀨뀨니랑 다 불러서 서로 대화해가면서 기획을 해나갔다(워낙 혼자 일하다보니 자아분열 전문가 다 됨). 왜 ‘팀’이 필요한지 절실히 느꼈던 순간… 간혹 디자이너님이 ‘이거 그래서 이거 다음에는 뭐에요?’ 라든지, 개발팀이 ‘그래서 이거 클릭하면 저거로 되는건가요?’ ‘이 부분은 어떻게하실건가요?’ 등 질문을 던져주셔서 그나마 빵꾸없는 기획을 할 수 있었다. (사실 개발팀 플래너분이 주요 얼개를 잘 짜주셨기에 내가 훨씬 수월하게 기획을 할 수 있었다. 즉, 개발팀 플래너분은 그냥 ‘번호표 시스템’을 얼개만 설계해서 나에게 던져주셨고, 나는 그걸 받아 ‘대치동 학원 번호표 시스템’으로 바꿔냈다…라고 해야할까?’)


좀 더 빠른 서비스 이해를 위해 현재 서비스 홈페이지 상세페이지에 등록되어있는 서비스 이용 방법을 첨부하도록 하겠다. (긴 글 주의)

www.dawonedu-entry.com

* 참고로 설명을 읽으면서 뭔가 이해가 안 간다거나, 기획에 있어서 fit하지 못한 몇 요소들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니(말잇못) 그러려니해주시면 되겠다.



여튼 다시 돌아가서, 

a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해가면서 유저들에게 필요한 화면, 필요한 버튼, 필요한 정보들을 생각해보고, 이와 동시에 b 질문에도 답하면서 관리자에게 필요한 것들도 생각해보았다. 정말이지, 생각보다 유저와 관리자에게 필요한 공통적인 부분이 많았다. 주효한 차이라면, 당장 노출되어야할 정보 같은 것들이 유저냐 관리자냐에 따라 그 우선순위가 엄청나게 달라서, 그걸 고려한 구성을 해야했다는 것.


예를 들자면 이런거다.


사용자에게는 번호표 발급 받은 이후 이런 문장이 필요하다. (예시로 들어본다)

‘[다원교육Entry] 현우진T 12월25일 (목)수업. 뉴런-미적분2 13:30분 수업. 번호표 A-30’


이 정도? 지금 저 문장은 실제로 번호표 발급 이후 자동으로 발송되는 문자의 내용이기도 하다. 이와 반면, 

관리자에게는 어떤 문장이 필요할까?


사실 관리자에게는 문장보다는, 엑셀파일이 필요하다. 온라인 대시보드가 아닌 왜 엑셀파일이냐고? 우리는 그 번호표 발급 이력을 통째로 인쇄해서, 현장에 들고가서 수업 입장시킬 때 써야하기 때문이다. 고객의 정보들이 표시되어 있어야하고, 혹시나 모를 상황을 대비해 ‘고객이 번효표 발급 받은 순간(00시00분00:00초)까지 표시되어있어야한다. 그래야 현장문의에서 ‘아니 저 엄청 빨리 발급받았는데 웨100번대이뮤ㅠㅠㅠ?’ 같은 문의에 응대할 수 있기 때문. 그리고 학원업에서 쓰는 프로그램이 엑셀과는 잘 호환되기에, 디폴트값을 온라인보다는 엑셀로 맞춰놓을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대형강의 현장 입장에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이케저케 할 여러 여건이 되지 않는다.


여튼 저런 상황들을 고려했어야했는데…. 아 이게 서비스 기획을 온전하게 텍스트로만 설명하려니 힘이 든다. 생각같아서는 주고받았던 PDF파일, 엑셀 파일 다 공개하고싶지만 ㅠㅠ


음… 우선 이번 글은 여기까지만 쓰고, 다시 조금 더 정리한 다음에 깔끔하게 후편에 이어서 쓰도록 하겠다. (갑자기 분위기 마무리)


다음 글은 아래와 같은 목차로 이어질 것 같다.


3. 서비스 기획 - 로직 & 플로우 정하기

4. 서비스 기획 - 써라, 문장. & 물어라, 뭐가 가능한지

5. 서비스 운영 - 해라, 입력, 데이터, 쥰나게...

6. 서비스 운영 - 대망의 오픈 날.

7. 서비스 운영 - 예상 외 이슈 대응하기(사실은 대응 실패했음).

8. 마무리 - 우리가 얻은 것, 내가 얻은 것.


여튼 혼자 고민했던 내용들을 여기에 글로 표현하니 뭔가 속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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