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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leen Jan 31. 2016

1월 31일의 그리움

그리고 소일거리

이 사람 저 사람 찾지 않게되고 혼자서 급하지 않은 이런저런 일들을 하는 날은
꼭 마무리로 엄마가 보고싶다.

가족들이 전부 있는 메신저 그룹채팅에 나열된 한문장 한문장이
엄마목소리
아빠목소리
동생목소리로 들리는 날이다.

엄마는 항상 별거아닌 일들까지 챙겨주는 존재였기에
별거 아닌 일들에서 엄마가 보고싶다.

십몇년동안의 아침에 화를 내면서 늦잠을 자는 나를 깨워도 절대로 놔버리지는 못하는 엄마가.
두번 다시 안꺠워 줄거라고 하고 스물 네시간도 안되서 다시 자기 일처럼 전전긍긍하며 날 꺠워주는 엄마가.

십몇년동안 뒤집힌 양말을 빨래통에 넣어놓는 나에게 매번 화를 내면서 그 빨래를 놔버리지 못하는 엄마가.
네 빨랜 네가 알아서 하라면서 엄마가 있을떈 단 한번도 내가 빨래를 돌리게 하지 않은 엄마가.

빈속에 커피를 먹는 나에게 유일하게 잔소리를 하는 엄마가.
내가 밖에 나가서 술이라도 한잔 하려하면 내가 들어올 때까지 쇼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면서 기다리는 엄마가.
세상에서 내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것에 화날 유일한 사람인 엄마가.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이만큼의 관심과 걱정을 쏟을 수 있는지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절대로 엄마같은 엄마가 못 될것같아서 그렇게 늘 엄마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
나는 절대로 엄마같은 엄마가 못 될것같다. 절대로.

오늘도 빈속에 커피를 마셨고 늦잠을 잤지만,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서 편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너무 너무 너무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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