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삐딱한 나선생 Jun 18. 2024

삶을 바꾸는 5분의 규칙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내가 그때 그렇게 선택했다면'

바꾸고 싶은 과거가 혹시 있을까?

진정 변화를 원한다면 5분만 투자해 보자.



집에서


내 딸들의 기상시간은 7시 15분이다.

7시 45분까지는 옷을 입고 식탁에 앉아야 한다.

졸려서 10분을 더 자든, 화장실을 갔다 오든 마감은 45분.


늦으면 아침식사는 없다.

(고작해야 시리얼, 초코파이 정도지만)

TV 선택권도 늦은 사람은 없다.

(준비가 된 사람은 등교시간까지)


그러다 첫째가 여러 번 늦었다.

"넌 내일부터 40분까지 일어나."

일주일을 지켜서 45분으로 풀어줬다.


"그 집 애들은 그래도 일찍 일찍 잘 일어나나 봐~"

누군가는 원래 성격이 그렇다고, 우리 애는 잠이 많다고도 한다.

이렇게 습관을 잡으려고 매일 잔소리하고 확인해야 하는 건 모른 척한다.


내 딸들은 5시 20분까지 패드를 한다.

4시 30분에 학원을 다녀오면 우리 퇴근까지.

원래는 시간제한 없이 엄마 아빠 올 때까지였다.

그러다 우리가 와도 인사만 대충 하고선 게임으로 들어갔다.

하던 게임이 끊기고 질까, 엄마 아빠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둘째는 5시 15분으로 5분이 또 줄었다.

20분을 꽉 채워 막판을 하려니 자꾸 늦어졌다.

언니가 신고를 잘해서 아직 15분 규칙을 유지 중이다.


스스로 일어나서 준비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집에 오면 서로 반기고 안아주는 가정을 꿈꾼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이 5분의 규칙을 써보시길.



교실에서


교실에서도 난 이 방법을 적용한다.

8시 50분에 아침활동을 시작하니 45분까지 등교.

밥 먹고 4교시 수업시간엔 5분 전에 준비를 마치고 앉는다.

(각 쉬는 시간은 너무 짧아 1분 전 앉기)


우리 학교는 중간 놀이 시간도 없다.

보드게임을 하려면 점심시간 밖에 없다.

그리고 이건 정리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몇 번의 경고 끝에 결국 10분 전이 되었다.

그래도 우리 반엔 잘 지키려는 친구들이 많다.

"얘들아~ 지금 시간 다 됐어! 정리해야 돼~"

이렇게 말해주는 예쁜이들이 회장이 아니어도 있다.


우리 반 친구들은 5분의 규칙을 금방 돌려받았다.

올해는 정말 고마운 친구들과 지내고 있는 거다.

어떤 해에는 10분이 15분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다른 선생님은 하도 싸움만 일어나서 점심 독서가 되었다고도 한다.


그러니까 이 5분의 규칙은 최소한의 정지선이다.

수업준비를 하고 마음을(땀도) 가라앉힐 시간이다.

이 5분조차 지키지 못하는데 수업시간 40분은 어찌하겠나.


학생은 5분의 중요성을 스스로 알아야 한다.

어른은 그 5분이 습관화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 규칙을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나로서


일요일에 결혼식이 있었다.

끝나고 집으로 가야 해서 차를 끌고 갔다.

서울 운전은 두렵고, 심지어 서울 강남, 청담동이었다.


아버지는 올림픽대로에서 빠지는 게 엄청 힘들다고 했다.

내비는 일어나서 찍어볼 때마다 시간이 점점 늘어갔다.

현재 예정시간은 30 몇 분이었지만 더 걸릴 거 같았다.


결혼식보다 2시간 일찍 출발했다.

도착해도 주차장에 들어가는 게 일일 테지.

혹시나 빨리 가면 축의금도 정리하고 주변 산책도 하고.


다행히 예상했던 심각한 정체는 없었다.

"어.. 2시간 이후엔 10분당 천 원씩 부과됩니다."

오히려 주차요원이 추가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예전엔 약속시간에 딱 맞춰가려고 했다.

그 시간에 맞게 가도 대부분 내가 먼저 도착했다.

수저를 놓고, 물을 따라놓으면 한 둘 도착하는 정도?

(물론 전체 회식 같은 모임의 특성이나 사람에 따라 일찍 오는 경우도) 


어릴 적 방학 숙제를 미리 해놓고 노는 게 편했다.

늦을까 조마조마 급해지고 불안한 마음이 싫었다.

어른이 되어 운전은 위험해지고, 관계는 불편해진다.

내가 어느 순간, 어느 장소든 미리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나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은 없다.

타임머신은 내가 죽고 먼 미래에 나오기나 하려나.

또한 발명이 된들 여전히 지금과 같은 나라면 시간을 돌려도 결과는 같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상상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현재의 삶이 지속된다면 10년 뒤엔 어떻게 될지 예상해 보자.

(마치 니체의 영원회귀와 같이)

너무 행복하고 잘 지낼 미래가 그려진다면 축복할 일이다.

그래도 바꾸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당장 시작하자.

현재의 시간은 10년 뒤에 다시 오고 싶을 과거다.


시간을 돌이킬 수는 없어도 시간을 쓰는 태도는 바꿀 수 있다.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오직 나의 움직임으로만.

10년 뒤의 내가 고마워할, 지금의 나로서.

매거진의 이전글 2차 학폭예방교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