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를 위한 제언 및 사례들 12
결론부터 말하면, 의사들의 평균 수명은 일반인보다도 훨씬 짧다. 10여 년 전, 연세대 유승흠 교수팀이 의사협회 용역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작고 회원의 파악 및 사망원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사의 평균 연령은 61.7세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인의 평균 수명(남자 74.4세, 여자 81.8세)보다도 15년 이상 짧은 수치이며, 통계청이 발표한 92년∼98년 사망자 평균 연령인 64.7세보다도 낮은 것이다. 남자 의사의 가장 높은 사망원인은 뇌졸중(13.9%)이었으며, 간암, 위암, 급성동맥경화증, 당뇨, 폐암 순이었다.
우리보다 의학 기술이 발달했다고 여겨지는 미국은 더 심각하다. 지난 1995년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경우 의사의 수명이 일반인보다 약 18년 더 짧다. 일반인의 평균 수명이 75.5세일 때 미국 의사들의 평균 수명은 57.6세로 조사됐다.
“현재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75.5세인데 비해 의사의 평균 수명은 57.6세입니다. 통계상 한 20년을 더 살려면 의과대학엘 가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텔레비전 뉴스에서 의사 평균 수명이 짧은 것을 두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사실, 의사들의 수명이 생각보다 짧은 이유는 과로와 진료 스트레스 때문만은 아니다. 환자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경영이나 수익에 대한 압박과 의료분쟁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을 것이다. 대형병원 의사들은 나름대로 병원의 영리 추구에 일정 부분 기여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을 것이고, 작은 개인병원 의사들은 환자 감소로 인한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지 않을 것이다. 비단 의료계의 현실만은 아니지만, 이래저래 돈이 결부돼 있다. 중소병원협의회 자료에 의하면, 매년 10%의 병원이 도산(종합병원 1.4%, 일반병원 9.6%)한다고 한다. 의료계 또한 양극화가 심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라고 말하지만, 의사들도 사실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 말대로 살면 오래 살고 의사처럼 살면 오래 못 산다’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의사도 사람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받고, 자신의 건강보다 남의 건강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아는 만큼 건강을 돌볼 시간이 없을는지도 모른다.
의사야 그렇다고 치고, 우리는 왜 자기 몸을 의사 손에만 맡긴 채 건강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
당신에게 암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의사를 찾아가 읍소한다 한들 수백 명의 암 환자를 돌보아야 하는 당신의 담당 의사가 당신에게만 더 많은 진료 시간을 내줄 리 만무하다. 의사 자신의 수명도 짧거늘, 의사가 어찌 가족도 아닌 당신의 목숨을 돌보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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