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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효니 Jul 23. 2016

당신의 행동 장벽(行動障壁)을 낮추는 열쇠

여행 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라, 아키타 미인의 도전.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마지막 관문, 떨어질 것만 같은 광대한 계곡, 허공을 향해 한 발짝 걸음을 딛는 주인공의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가.

행동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막상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우리는 그대로 계곡의 그 깊숙한 곳으로 추락해버릴 것 같은 공포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주인공이 신념의 한걸음 발을 딛었을 때,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다리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기계발서라 불리는 책을 펼쳐보면 이 장면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는, 인생의 여러 과정에 있어서, 한걸음 미지의 세계로 발을 옮기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그녀는, 사람들의 그런 특성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의 직업은, 망설이는 이들의 행동 장벽을 낮추기 위한 열쇠를 찾는 일이다.


콘노 슈(26).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아키타현 출신.

일본의 C2C여행 스타트업 여행의 달인(たびのたつじん)을 급성장시키고 있는 키 퍼슨.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취직한 일본 최대 여행회사를 반년 만에 그만두고, 사업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녀와 알게 된 지 2년이 넘었지만, 사실 나는 그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같은 나이 또래에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자기 회사도 경영하고 있는 당찬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을 뿐, 그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파워가 얼마나 커다란 것이었는지.


지난 주말, 아기자기한 컵케익이 가득한 도쿄의 한 작은 카페에서, 우리는 1년 반 만에 재회했다.




사업가 집안에서 자란 딸


그녀는 집안은 대대로 사업을 하는 경영가 집안이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사업가라고 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갑작스러운 태풍 때문에 평소보다 빨리 수업이 끝났을 때도, 일정을 조정해 학교까지 데리러 와줄 수 있었던 아버지는 자기네 집 밖에 없었다.

조직에서 생활을 하려면, 누군가가 만든 룰에 따라야 하지만, 스스로 만든 회사라면 룰은 내가 만들면 된다.

그녀는 이미 그때부터 장래에는 스스로 회사를 경영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러한 꿈은 꿈에 그치지 않았다.

사업가 집안의 피를 이어받아서였을까, 그녀는 늘 사람들의 니즈에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니즈가 모이는 일이, 돈을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되면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대학시절, 그녀는 이미 창업을 경험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대학생다운 발상이지만, 그 당시 대학 후배들로부터 취직시험에 통과한 자기소개서를 보여 달라는 요청이 많았어요.

실제로 만나서 보여주면 한정된 후배들에게 밖에 공개할 수 없지만, WEB 서비스로 만들면 더 많은 선후배들이 취직활동의 성과물을 교환할 수 있다고 생각되었지요.

게다가, 그 성과물에 가격을 매기면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심플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그리고 대학생활과 취직활동을 경험한 학생이라면 어쩌면 한 번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단한 점은, 그 당시 떠오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즉시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저는, WEB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일본 속담에, 떡은 떡집에 라는 속담이 있거든요.
실제로 서비스를 구축하는 기술적인 부분은,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이공계 학과 친구에게 부탁했죠.



새로운 비즈니스의 아이디어는 가지고 있지만, 실행에 옮길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지 않나.

그리고 누군가가 그 비즈니스를 이뤄냈을 때, '아.. 저건 내가 더 먼저 생각했던 건데'라고 아쉬워하고 있지는 않는가.


아이디어는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직 학생이니까, 나는 IT 스킬이 없으니까.

그녀에게, 그런 건 모두 핑계일 뿐이었다.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반년만에 사표를 던졌다.


졸업 후 바로 사업을 시작해도 됐지만, 한 번쯤은 대기업의 조직이라는 곳에 경험해 보고 싶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그녀는 일본 최대의 여행대행사 HIS에 입사했다.


언제 그만둬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한 취직이었어요.
여러 경험을 했지만, 결국 반년만에 사표를 내고 나왔지요.

그리고, Trippiece라는 여행 스타트업에 8번째 사원으로 조인했어요.

일이 너무 재밌어서 미칠 것 같았어요.

대기업에 있을 때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1000에 1을 더해서 1001이 되는 영향력밖에 행사할 수 없었지만, 여기에서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이느냐에 따라서, 50에 5가 더해져 55가 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물 만난 고기처럼 그녀는 자유롭고 자극적인 세계에서 급속도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신입사원이었을 나이, 그녀는 사장이 되었다.


같은 해, 자신의 사업을 일으켰다.


아마 보통 사람들이라면 신입사원연수와 OJT가 끝나 겨우 혼자서 일을 맡아 하기 시작할 때 일 것이다.


아키타현 출신인 그녀는, 태어나 자란 그곳에서 어린 학생들을 위한 학원을 시작했다.


학창 시절 웹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도, HIS를 졸업하고 스타트업으로 전직했을 때도,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력에 대해서 감탄했다고 했다.


전 아마, 행동 장벽(行動障壁)이 낮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생각한 대로 움직이기까지 뛰어넘어야 할 벽이 그다지 높지 않으니까,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죠.

하지만 세상에는 행동 장벽이 높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건 제 고향, 아키타현도 마찬가지였어요.

아키타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직업은,
의사, 변호사, 선생님 정도밖에 없었어요.

전, 도쿄에 나와서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눈에 보고 체험했지만,
어린 학생들의 행동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에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알려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린 학생들을 위해 그녀가 시작한 활동은 두 가지.


첫 번째, 게이오, 와세다 등 도쿄에서 공부를 하는 아키타현 출신 대학생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활용해 아르바이트로서 고용했다.


한 발짝 아키타현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선배들과의 접점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였다.

이로써 학생들은 의사, 변호사, 선생님 이외의 길이 세상에는 있다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학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과 반드시 면담을 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그리고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어떤 일을 하고 싶니?'라는 질문을 던진다.


공부를 하는 것,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과정에 불과할 뿐, 중요한 건 왜 그 과정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납득하고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에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면,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축구 연습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왜 있잖아요.

어린아이들의 꿈의 변천사를 보면,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두 눈을 반짝이던 어린아이가,
조금 나이가 들면, 축구 감독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리고 이내, 스포츠 용품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고 말해요.

그 과정은, 어른의 사고와 경험에 의해서,
어린아이들의 행동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면, 축구 연습을 해야죠.

국제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영어공부를 시작해 유학을 갈 준비를 한다던지요.

이루고 싶은 장래를 정해 거꾸로 계산하면, 지금 해야 할 일이 보이잖아요.

이것저것 제한하고, 일단 공부를 해라, 일단 대학을 가라.
라고 주변의 어른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자기 스스로 벽을 만들어 가는 습관이 생기게 되고,
행동 장벽이 높이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아요.



장벽을 무너뜨리고, 여행을 떠나자.


현재, 그녀는 たびのたつじん(여행의 달인, 타비타츠)이라는 C2C여행 서비스의 사업 책임자이다.

기존의 여행 서비스는 여행대행사가 항공권과 호텔, 현지 여행 코스를 패키지로 구성해 파는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지만, 타비타츠는 여행 상품을 구성하는 것도, 실제로 현지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는 것도 여행대행사가 아닌 현지에서 생활을 하는 일본인이다.


해외여행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부딪히게 되는 장벽은, 언어라고 생각돼요.

만약 여행지에 현지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가이드가 있다면, 언어 때문에 해외여행을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조금 더 쉽게 행동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건 현지에 갔을 때도 물론 그렇지만, 여행길에 오르기 전에 인터넷에서 정보수집을 할 때도 닥치게 돼요.

경험이 많고 언어가 능숙한 사람들은 별문제 없이 정보수집을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가이드북에 소개되지 않은 조금 특별한 경험을 하려고 할 때, 반드시 언어의 장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현지 언어밖에 없는 홈페이지에 접속한 순간, 좌절하게 되죠.

타비타츠는, 이러한 장벽에 부딪혀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인 가이드와 함께,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일본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 장벽(行動障壁)을 낮추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 했던 그녀는, 자신의 전문영역에서도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었다.


게다가 놀라운 것은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해외에 이주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 장벽을 낮추는 일에도 공헌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해외에 이주하고 싶다는 상담을 많이 받아요.

언어도 능숙하고 해외에서 생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면서도, 그들의 도전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금전적인 문제랍니다.

여행이라면 준비한 돈을 가지고 가면 되지만, 해외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일을 할 필요가 있겠지요.

타비타츠는 그러한 사람들에게, 현지 여행 가이드라는 일을 제공합니다.

꿈에만 꾸던 해외이주에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언젠가는 자신이 처음 입사한 HIS를 뛰어넘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당당한 그녀.

자신의 인생의 목표를 설정해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모습에 나는 몇 번을 감탄했다.



내 안에도 존재하는 행동 장벽(行動障壁)


그녀는 왜 그렇게 쉽게 모든 것들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는 걸까.

멋진 삶을 사는 당당한 그녀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내 안에도 존재하는 행동 장벽에 대해 그녀에게 조언을 구했다.


예를 들면, 나는 대기업을 그만두고 스타트업에 도전하거나 프리랜서로써의 삶을 시작하는 이들이 부럽다.

10대 때는 가진 게 없었기에 도전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가진 것들을 잃게 되는 것, 실패라는 리스크가 두렵기에 쉽게 행동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러한 내 이야기를 듣던 그녀는 잠시 생각을 하다, 이렇게 말했다.



지금 가진 것이 내가 정말로 갖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아무것도 바꿀 필요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만약 지금 회사에서 받고 있는 50만 엔의 보수가 아닌 5000만 엔의 돈을 갖는 것이 정말로 갖고 싶은 것이라면 그대로 있어서는 안되죠, 5000만 엔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죠.

시간과 공간의 구속에서 떠나고 싶다면 조직생활이 아닌 프리랜서로써의 일을 택하지 않으면 상황은 변하지 않아요.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제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건 안전(죽지 않는 것), 두 번째로 중요한 건 시간, 그리고 마지막이 돈이에요.

3년 고민한 후에 도전해 실패하면, 3년을 잃게 되지만, 2주간 고민한 후에 도전해 실패했다면 2주 만에 실패라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잖아요.

전 그러한 시간을 낭비하는 게 가장 무서워요.



내 안의 행동 장벽이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たびのたつじん(여행의 달인, 타비타츠)

인터뷰한 콘노씨가 운영하는 일본의 여행 서비스.

https://tabitatsu.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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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Tokyohyony.


Brunch.

동경에서 대학을 졸업 후, 경영&IT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본 유학, 일본 취업에 관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멘토링 목적의 희망 포스팅을 위주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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