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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지앵 Feb 06. 2024

논어를 읽다 1

프롤로그

論孟(논맹-논어, 맹자)에 좋은 글귀들이 정말 많은데, 꼭 거기에만 한계를 짓지 않고 읽어보고 싶은 것들, 또는 청 복도에 즐비한 서예 작품들, 재미있는 한자어들, 등등 살펴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제된 언어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말하듯, 대화하듯 강의하듯 해볼게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업로드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한문 읽어보기로 했으니, 상식적인 내용은 한 번 알아보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상식 문제로도 티비나 퀴즈 프로그램 등에서 많이 나왔던 거 같은데 요즘은 워낙 관심이 적어지다 보니 일상에서 접하기는 어려워진 내용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한 번 읽어보자고 한 논어나 맹자는 四書(사서) 중 한 책입니다. 사서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사서는 네 종류의 책을 말합니다. 책명을 들으면 아하 하실 겁니다.


孟子(맹자), 論語(논어), 大學(대학), 中庸(중용) 이 네 권의 책이 바로 사서입니다. 사서와 함께 따라붙는 게, 三經(삼경)입니다. 삼경은 詩經(시경), 書經(서경), 易經(역경) 세 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제 한 권 한 권 특징만 간단히 살피고 갑시다.


사서 중에 맹자와 논어는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맹자가 저술하고 공자가 저술하였다고 합니다. 사실 논어는 공자가 제자들이나 뭇 인물들과 대화한 것을 나중에 제자들이 편찬했다는 설이 거의 정설에 가깝습니다. 두 책 모두 인간됨과 학문을 많이 논했는데, 맹자에는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논어에 비해 내용이 굉장히 길죠. 대학과 중용은 원래 禮記(예기)라는 책의 한 편이었는데 떼어서 따로 한 책을 만든 것이고요, 그래서 좀 짧지만 한 권의 책이 될 정도로 내용은 매우 어렵습니다.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삼경은 말 그대로 고티어(고 tier)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한문의 끝판왕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냥 이 책은 뭐다 정도만 알아도 괜찮은 정도입니다. 그나마 가장 많이 들어보셨을 책은 아마도 詩經(시경)일 텐데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당시에 항간에 떠돌던 詩(시)들을 모아서 좋은 것들만 책에 실은 겁니다. 공자께서 集大成(집대성)했다고 하죠. 집대성이란 말은 바로 여기서 처음 나온 말입니다. 여기서 詩(시)는 우리가 요즘 알고 있는 시가 아니고요, 노래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민요도 있고요, 약간 클래식 같은 사대부들이 듣던 것도 있고요. 근데 다 명곡들입니다. 언제 들어도 질리지 않고, 꾸준한 노래들 있잖아요? 예를 들어, 아리랑? 마이클잭슨의 노래들? 그런 것들, 수십 년 지나도 촌스럽지 않고, 세대를 넘나드는 그런, 무슨 느낌인 줄 아시겠죠? 그래서 보통 中國文學之祖(중국문학지조)라고 불립니다. 書經(서경)부터는 거의 모르셔도 무관할 듯합니다. 서경은 왕의 연설문, 신하들의 상소문 등 정치적 문건들을 모아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가 編(편) 하였다고 합니다. 易經(역경)은 요즘 점 보는 하르방들이나 역술가들이 옆에 펼쳐놓고 있는 그 책입니다. 사실 그 책은 그분들에게 제가 보기에 장식품일 뿐이고요, 그걸 제대로 이해할 만한 사람이 거기 앉아 있을 리 없다고 확신합니다. ㅎㅎ 역경은 세상의 이치, 운행의 이치를 64개의 卦(괘)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 깊이는 저도 잘 모르니...


이외에도 엄청나게 많은 장르의 글들이 있습니다만, 그건 전문가의 영역이고(사실 사서삼경도 전문가의 영역이긴 합니다만...) 이 정도만 알아도 어디 가서 그냥저냥 한문책에는 이런저런 책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전체를 훑는 느낌이라서 글이 길어졌는데, 다음부터는 논어를 중심으로 한두 문장 재미있는 걸 가지고 이야기하려고 하니 크게 길어지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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