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다. 부모는 아이의 모든 발달을 책임진다. 아이를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한다.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 할지라도 부모만큼 아이를 사랑하지 못한다. 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부모와의 교류를 통해 아이는 사랑을 느끼며 차츰 부모의 말의 의미를 이해해 간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충분하면 아이는 끈끈한 정서적인 유대를 갖게 된다. 아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든든한 힘이 된다. 이 힘은 타인과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아이 삶의 토대를 만든다. 인간은 말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아이의 모든 변화는 부모의 말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부모와의 애착과 아이의 말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존 볼비(John Bowlby. 1907~1990)는 초기의 애착형성이 인간 본성의 가장 중요한 기본이 된다고 했다. 애착 형성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아동기뿐 아니라 성인기의 여러 가지 정신 질환에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애착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하는 ‘애착 이론’을 정립했다. 영아기 시절 부모의 적절한 돌봄 행동에 의해 아이는 자신과 타인,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고 한다. 아이가 안정된 애착관계를 경험하면 자신감, 신뢰감, 협동심 등의 태도들이 발달한다. 환경을 탐색하는 호기심도 발달하고, 자율성도 갖게 된다.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다. 부모와 아이의 단단하고 안정적인 애착관계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아이의 영유아기는 매우 중요하다. 만 3세까지에서 아이 성격의 60%가 형성이 된다. 5~6세까지는 아이의 기본적 인격이 80% 정도 완성된다. 부모가 준 메시지에 의해서 아이의 인생 각본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부모의 메시지로 아이는 이때 사람이 지켜야 할 원칙과 살아가기 위한 규칙 등을 배운다. 아이의 가치관이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주는 메시지가 긍정적이면 아이는 좋은 인생의 각본을 만들어가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부정적인 지시를 반복하면 아이의 자율성은 파괴된다.
말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특히 아이에게 엄마 말의 힘은 세다. 부모와 아이는 그 어떤 관계보다 끈끈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말로 인해 아이는 힘을 낼 수도 있고, 아프게 되기도 한다. 부모의 말이 아이에게 길이 된다. 좌절하지 않는, 스스로 해결해 갈 수 있는 아이로 되게 하는 것도 ‘엄마의 말’이다. ‘엄마 말’은 단지 엄마만 사용하는 말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변화를 기대하는 모든 이의 언어다. 아이의 잠재력은 ‘엄마의 말’을 잘 활용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말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힘을 북돋아준다. 때로는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엄마가 과거에 자기에게 해준 말들을 떠올려 보면 이 뜻이 금세 와 닿을 수 있다. 부모의 말이 현재의 나를 만드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도 생각해보면 좋다.
세계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되는 인물 중에 흑인 여성 마야 안젤루가 있다. 그녀와 엄마의 일화는 엄마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녀는 7살에 겪은 성폭행, 16살에 미혼모가 되는 일을 겪으면서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꼽혔다. ‘그 비결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좋은 면을 바라봐준 단 한 사람, 바로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6살에 미혼모가 된 자신에게 ”넌 내가 만난 여성 중에서 가장 대단해. 넌 언제든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아이에게 '안전기지'로서 ‘늘 나는 네 편.’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켰다. 이 말이 그 많은 불행과 절망을 이겨내며 우뚝 선 인간으로 나아가게 했다고 한다. 엄마의 말은 실로 위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