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그랬다
널 바르고 크게 이끌어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었다
푸른 계절이 지나고
눈이 오고 얼음이 녹기를 몇 번 반복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지금의 난
처음의 각오가 무색하게
너의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
난 네게 서성이는 사람
때론 잘 보이지도, 커 보이지도 않지만
왠지 모르게 계속 신경이 쓰이는
서성이는 사람
해는 뜨고 지고
숨 막히게 아름다운 하늘도 잠시 뿐이지만
난 네 주변에 꽤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할 일이 그것뿐인
서성이는 사람
혼자서 좋은 것을 할 때나
너 없는 곳에서 좋은 걸 먹고 할 때는
마음을 네게 묶어 놓은 듯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널 그리곤 하는
난 네게
그저 별것 없는
서성이는 사람
서성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