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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소시민 Aug 14. 2021

새로운 기업문화 만들기

닛케이 비즈니스 리뷰(2021.08.16)

출처: bluebeyondconsulting.com


 미즈호 그룹, 도시바, 미쓰비시 전기 3사는 모두 2021년 대국민 사과를 해야만 했다. 미즈호 그룹은 시스템 장애로 인한 ATM 정지, 도시바는 주주에 대한 압력행사, 그리고 미쓰비시 전기는 검사 부정문제로 곤혹을 겪었다. 재발방지를 위해 설치된 자문위원회에서 공통적으로 지적된 것은 “사풍”의 개혁이었다. 상사에게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문화, 부서 간의 의사소통과 연계 부족 등이 지적되었다. 하지만 조직문화는 “문제제기는 쉽지만. 해결은 어려운” 문제 들 중 하나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문제는 인식하지만 구호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조직문화는 변화하지 않고 문제는 언젠가 재발한다. 아래 사례들은 조직문화의 개선은 구호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역사가 오래된 기업이 많은 일본 기업들의 특성상, 일본 기업들의 조직문화는 상당한 관성을 갖고 있다. 또한 동시에 보수적이고 관료주의적인 면모가 있다. 일본 기업들도 이를 인지하고 개선해가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교세라(Kyocera). 기린 맥주, ISOWA 등은 자사 조직문화의 경직성에 대하여 위기의식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시도해보고 있다. 교세라는 사내 도전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사내 신규사업 공모전을 주기적으로 실시했다. 19년도에는 820건의 아이디어가. 20년도에는 440건의 아이디어가 제출되었다. 동시에 교세라 특유의 아메바식 경영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기존 조직을 개편하여 100명이 넘는 사업부 조직을 최대 10명 단위의 팀으로 분할했다. 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꾀했다. 

 기린은 2001년 아사히 맥주에 1위 자리를 뺏긴 이후, 경쟁력 재고를 위해 조직 문화 개혁에 매진했다. 기린은 Creating Shared Value라는 새로운 가치를 2013년 경영전략에 포함시킨 이후, 이를 사원들에게 침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경영전략과 이념의 언어화, 구체화이다. 사원들이 실제 업무에 접목시킬 수 있는 도표를 교육자료에 넣어 습관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박스를 만드는 중소기업인  ISOWA는 “원맨 경영”(경영자 한 사람이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의 형태)를 탈피하기 위해 20년간 노력을 하고 있다. 가족기업이었던  ISOWA는 원맨경영이 지속된 결과 사원들의 당사자 의식 및 모티베이션이 매우 낮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0년대 초반부터 무기명 사장 평가제도, “회사에 불만을 말하는 회의”, 현장 미팅 제도, 만족도 조사대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효과적이었던 것은 “회사에 불만을 말하는 회의”였다. 시작은 8명이 회사의 “험담”를 하는 것이었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자, 이는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로 발전해나갔다. Top-Down형식의 개혁이었지만, Bottom Up으로 개선이 된 것이다. 



 위의 사례들은 조직문화의 개선은 구호뿐만 아니라 제도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에서 나오며, 그 상호작용을 결정짓는 것은 프로세스, 즉 각종 제도. 따라서 제도의 개선 없는 조직문화의 개선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호만으로는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고객 중심 경영이라면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제도 신설하는 것이다. 만약 투명성 강화가 중점이라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보 전달 가시화를 위한 ERP 시스템 도입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개선, 도입은 조직문화 개선의 본래 목적인 조직 성과 개선과도 연결되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천은 어려울 것이다.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과정부터 어렵다. 애초에 경직되고 보신적인 조직 구성원들이 조직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지를 추출하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꽤 들 것이다. 찾아낸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단순히 구호를 새로 만드는 것에 그친다. 그렇지만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조직문화를 지탱하는 프로세스의 개선, 제도의 개선이 없다면 시간과 비용의 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출처: 닛케이 비즈니스 2021년 8월 16일 2103호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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