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hole Photography of Mine, 2019’ 중-
십몇 년 전쯤 처음 앙코르와트를 찾았을 때는 정말이지, 아직 학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외계인 또는 외계 문명의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후로 황무지와 정글 어딘가의 사이에서 이 거대한 유적을 만나 한 꺼풀씩 그 신비로움을 알아가는 재미에 푹 빠져 수년간에 걸친 태국 유랑 시절 동안에 일정과 동선이 허락하는 한 잊지 않고 들러보곤 했다.
18년에는 비로소 유적의 신비로움에 대한 감상이 어느 정도 채워졌는지, 건축과 공간이 주는 묘한 감정보다는 거기에 묻어난 사람과 생활의 흔적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까운 이가 캄보디아를 오랫동안 머물고 생활하며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였으므로 상대적으로 다른 공간보다 조심스럽고 진지한 마음으로 관찰한 부분도 없지 않다.
세상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마음을 늘 가지고 있는 탓에, 숙소로 돌아와서는 매일의 시선을 반추하고 점검하는 일로 그날의 작업을 복기하는 습관을 부활시킨 것이 꽤나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