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2019년의 생각을 옮겨 쓰다.
매 초에도 수십, 수백만 장의 이미지가 범람하는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꼭 그 사람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있다.
그 사람만 찍을 수 있는 장소나 그 사람만이 가까이할 수 있는 관계가 그것이다. 카메라의 구성이나 기기가 주는 무게감에도 일절 구애받지 않는다. 제아무리 유명세가 있는 작가를 모셔와 작품에 미사여구를 붙인다고 한들, 그 사람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의 진정성에는 미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페북의 알람을 들여다보니, 지난 6년간의 불효를 점잖게 나무라는 듯한 사진 한 장이 있다. 여느 해와 같이 작은 집에서도 어떻게든 온 가족이 모여 구정 차례를 지내고, 둘째 며느리인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형제, 그리고 막내의 조카가 좁은 방 가득 둘러앉아 윷놀이를 하기로 한다.
조카의 말 한마디가 네 형제의 눈가를 맑게 주름지게 하고 입꼬리를 기쁘게 추켜올린다. 가난이라는 생각은 순간이라도 마음속에 넣어두고 가족의 따뜻함만이 느껴졌다.
이 사진만큼은 내가 세계 최고다. 아니, 이 사진도 최고로 찍지 못하면서 밖에서의 사진생활을 논하기 어렵지 않을까.
비슷한 맥락의 연장선으로, 크고 작은 인연이든 사람과의 관계에 큰 의미를 두고 살아가는 것 또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함이다. 언제고 그대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나의 마음과 애정이 존재하기를. 찰나의 순간에도 진실하기를.
사진만으로 온전히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도 아니기에 사진에서의 가치를 당장 평가받기에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내가 담고자 하는 시간과 대상을 향한 사랑에는 가능한 불순물이 없도록.
그리하여 응당 당신과 나, 우리의 관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최고의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앞으로도 그렇게 살기를 소망한다.
#사랑
#사진생각
#humanafter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