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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원철 May 14. 2019

착각과 집착심

놓고 싶은 것을 놓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몇 개월 동안 나를 괴롭히던 살인이니 죽음이니 하는, 그 악몽 같은 이미지들은 상당히 흐릿해졌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보내고, 부모님과 더 이야기를 하면서 나쁜 이미지를 희석시켜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든 것은 나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불확실한 이미지에 내가 끔찍한 색을 덧씌워 제멋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완전히 나쁜 이미지의 뿌리를 뽑지는 못하고 있다. '살인'이나 '죽음'같은 공허한 단어들은 아직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내가 여전히 불안해하고 집착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그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확인하고 싶어 하고, '생각하지 않는 것'에 집착한다. 그 집착은 역설적으로 그 이미지나 단어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다. 강박의 역리이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일화 중 하나인데, 어린 시절, 사촌에게 "백곰이 생각나지 않게 될 때까지 벽 보고 서!"라고 명령하니 사촌이 혼절해 쓰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내 경우가 딱 이렇다. 생각하려 하지 않는 것은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집착심과 얽혀 나를 괴롭히는 공허한 단어들은 어떻게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게 해야 할까? 정 반대되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마음을 비워 물러가게 하는 방법과, 다른 즐거운 생각들을 많이 하여 자리를 없애는 방법. 어떤 방법이 더 좋을지 잘 모르겠으나,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면 효과는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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