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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lexArea Jun 22. 2018

[히스테리안]  그는 탁월한 투사였던 히스테리 환자이다

글쓰기와 글읽기는 집요하리만치 반복되는 회귀, 지옥의 근본 모티프이다

타자의 권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그것도 짜증스럽게 질문을 해대는 사람이 있다. 이 질문자는 자신에게 내려지는 규정으로부터 살짝 비켜 서서 오히려 규정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어째서 사람들이 가정하는 그것인가? 왜 나는 그것일 수밖에 없는가? 그것이라고 명명하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물음들은 날카롭게 벼려진 차가운 문장일 수도 있고, 질식 직전의 간신히 토해내는 뜨거운 숨결일 수도 있다. 억압적으로 코드화된 정체성에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 타자에 의해 부과된 정체성에 집요한 물음으로 응수하는 사람. 규정 폭력의 중심에서 말을 박탈당한 사람. 그는 탁월한 투사였던 히스테리 환자(히스테리안)이다.

어떤 의미에서 모든 글쓰기는 히스테리적 행위다. 언어 더미 위에서 빛났던 무수한 표현들이 한순간 빛을 잃은 문자가 되고, 수집가-글쓴이는 언어 컬렉션을 끝내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 글쓰기와 글읽기는 집요하리만치 반복되는 회귀, 지옥의 근본 모티프를 선취하고 있다.


『히스테리안 계간1호 - 나쁜撚』(이하 『나쁜년』)은 이러한 의미에서 글쓰기-역사를 구성하려고 한다. "역사가 멈추지 않는 이상, 과거에 대한 최후의 발언"은 없다. 역사는 이들 위에 세워진 모든 망각의 기념비에 대해 투쟁할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역사와 글쓰기는 무한한 반복이다. 환희의 송가 저면에서 우울한 몽상가의 기괴한 욕망을 좇아야하고, 낙원보다는 파국의 이미지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뛰어난 정치가가 나타나 이들에게 발언권을 주기까지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희망(행복)은 도달해야 할 미래에 있지 않다. '지금'을 사유해야 한다. 모든 세대는 미약하게나마 역사적 힘을 가지고 있다. 계간지 『나쁜년』은 이 힘을 요구하고자 한다.


구입처 
서울대입구역 달리봄 
망원역 로헌드레드
홍대입구역 상온도
가좌역 북스피리언스
이대역 퇴근길책한잔
연신내역 오혜


출판사 : 히스테리 / 판형 : 210mm x 130mm / 표지 : 유광코팅, 내지 : 모조지 
페이지 : 140쪽 / 출판년도 : 2018 / ISSN : 2586-7326
판매가격 : 5,000원



https://www.instagram.com/hysterian.public/


https://twitter.com/hysterian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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