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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plexArea Oct 15. 2017

[프로젝트]우리들의 닻(닿)

손과얼굴 감각의 제국 [감각워크숍: 닿(닻)]

길이라는 상징은 ‘낱말 그대로의’ 의미에서나 ‘비유적인’ 의미에서든 인간 삶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길은 아무렇게나 정해진 체류지가 아닌, 인간이 세계에 처해있는 어떤 근본적인 상황이다. 공간적으로 확정된 대지와 달리 인생길에서 되돌아오거나 후퇴하는 행위에 딱 들어맞는 상황은 없다. 그런 까닭에 우리의 인생에서 전진은 싸움, 생존경쟁으로 이해되곤 한다. 인간은 이러한 인생길 위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에 매순간 결단(Entscheidung)해야 한다.  


 ‘머물기’는 주어진 장 위에 정태적으로 있음을 뜻하지 않는다. 이 곳의 위상학은 오묘한데, [감각의 제국-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자(이하 감각의제국)]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도상에로의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방황하는 인간), 그는 자신의 실존을 노잣돈 삼아 후퇴 없는 삶에 임한다. 결단, 그것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대치하려는 실천적 행위이며, 인간을 질서의 숙명론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순간의 정치학이다. -서기(ex-sist)가 실존의 본질적 양태로서 존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방황하며 반복되는 실존적 결단을 내린다(견딘다).     


[감각의 제국] 지난 워크숍(섦, 짚)은 나-서기에 이르기까지, 결단의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도처에 열린 가능성을 목표로 진행 되었다.      


유동하는 몸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밖-(살)갗을 사유할 수 있을까? 

“몸은 언제나 ‘출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이다(브로슈어 「밖-갗」)” 

 *[워크숍 섦] 7월 22일-23일     


고유명으로서 조우하는 기억, 현재적 기억은 어떻게 역사를 폭발시킬 수 있을까?

“과거에는 우리에게 전해져야 할 목소리가 있다(브로슈어, 「우리는 기다려졌던 사람들이다」)”

 *[워크숍 짚] 9월 02일-03일     


몸의 독특한 외부성을 주목함으로써 신체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을 실험해보려고 했다(워크숍 섦). 그리고 호명되지 못한 개인의 기억이 프루스트의 미학적 기억을 넘어 실천의 가능성으로, 하나의 변혁가능성으로써의 역사적 힘으로 어떻게 변모하는지 보고자 했다(워크숍 짚). [감각의 제국]의 항해는 땅들의 분열적 묘사, 일관되고 잘 알려진 고전적 세계와 분리를 요구하는 포스트콜럼버스(post-Columbian)적 지도를 그리는 작업이다. 


오백 년 전 콜럼버스가 보았던 지평선은 오늘날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지평선과 같은 것일까? 인간을 모든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로 규정하려고 하지만 그는 지평선을 넘어가지 못한다. 인간에게 지평선은 절대적인 경계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경계의 극복이 아닌 경계에 대한 다른 사유이지 않을까. 그렇다, 지평선은 경계선이지만 제한하는 경계선이 아니다. 그것은 뒤로 물러나면서 우리를 먼 곳으로 유혹한다. 바로 불가능성이 우리를 더 먼 곳으로 인도하고 있다.     


감각의 제국,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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