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보면 모두 엄지 척! 음~ 맛있다!
줄을 서서 기다려도 아깝지 않은 맛집, 이가네 떡볶이
제가 기억하는 가장 맛있는 떡볶이는요, 어릴 적 초등학교 앞에서 먹은 떡볶이예요.
달짝지근한 고추장 양념 맛도 정말 좋았지만 말랑말랑 씹히는 커다란 가래떡의 풍성한 느낌을 잊을 수 없지요.
초등학교 앞 그 떡볶이 집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때 양 볼이 빵빵해질 정도로 꽉 차게 먹었던 가래떡의 맛은 제 떡볶이 맛의 기준으로 남아 있지요.
안타깝게도 언제부턴가 떡볶이 가게마다 떡이 가늘어지고 딱딱해지더라고요.
서서히 떡볶이를 즐기지 않게 되었는데요, 새롭게 떡볶이를 즐기게 해 준 가게가 있답니다.
Go르고 Go른 맛집, 고고 맛집 '이가네 떡볶이'를 소개드립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요즘이야 '부평시장'하면 '부평동 깡통 야시장'으로 더 유명해져서 관광객들이 더 많지만, 부산 사람들에게 부평 시장은 원래 유명한 시장이었어요.
자갈치 시장이 도매 시장이라면 부평 시장은 소매 시장으로 인근 주민들이 일상으로 찬거리를 준비하러 가는 시장이었지요.
특히 유부동, 오뎅, 비빔당면 등등 군것질 거리가 넘치는 곳이어서 요기를 하는 재미가 쏠쏠한 곳으로도 유명했어요.
어느 날, 친구가 부평시장에 맛난 떡볶이 집이 있다고 가자고 하더라고요.
'떡볶이가 맛나면 얼마나 맛날까?' 긴가민가하면서 들렀는데요, 두툼한 가래떡을 한 입 문 순간! 어릴 적 초등학교 앞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이었어요.
말랑말랑 씹히는 떡 맛이 딱 그 옛날 떡볶이의 떡 맛이었지요.
양념 또한 입에 딱 맞았는데요, 시뻘건 색으로 맛이 강해 보였지만 절대 맵지 않으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입에 찰싹 달라붙었지요.
한 번 맛 본 이후 떡볶이가 생각날 때마다 찾아가는 가게랍니다.
★ 어디에 있나?
부평동 깡통 야시장 골목은 곳곳이 쌍둥이 길이예요. 많이 헷갈린다는 뜻이지요.
돌고 돌다 보면 찾게 되기는 하는데요, 한 방에 찾으시려면 일단, 입구를 잘 찾으셔야 해요.
부평동 족발 골목길을 쭉 따라가면 밀양 순대 돼지국밥집이 보여요.
맞은편에 'Welcome' 간판이 보이거든요, 이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Welcome' 간판 아래로 쭉 걸어가면 부평 깡통 야시장 간판이 보여요.
혹시나 다른 방향으로 들어가셨는데, 이 간판을 찾았다고 무조건 기뻐하지 마시고요, 입구를 잘 확인하셔야 해요. 똑같이 생긴 간판이 두 곳에 걸려 있거든요. 대영호텔 옆 입구로 들어가세요.
대영호텔 옆 부평동 깡통 야시장 입구에서 쭉 걸어가시면 이가네 떡볶이 집이 보인답니다.
★ 어떤 음식이 있나?
떡볶이, 튀김, 오뎅이 주 메뉴인데요,
핫도그와 닭꼬치 메뉴가 새로 생겼더라고요.
닭꼬치는 떡볶이 손님이 너무 많을 때는 판매하지 않더라고요. 참고하세요.
★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맛집 앞에 기다리는 줄이 길게 있으면 '굳이 기다리면서까지 먹지 않겠노라'하며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때가 많은데요, 이가네에서는 예외입니다.
이가네에서는 주문과 음식이 전달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답니다.
각 코너가 일렬로 있어서 모든 게 순서대로 착착 이루어져요.
우선, 핫도그 코너!
주문과 동시에 바로 핫도그가 전달되지요.
다음은 튀김 코너인데요,
튀김은 주로 떡볶이와 같이 먹게 되니까요, 주문을 하면 떡볶이와 함께 전달되지요.
드디어 이가네의 하이라이트! 떡볶이 코너인데요, 제일 분주하지요.
이 코너에서 주문한 음식의 계산도 같이 이루어진답니다.
1인분(3,500원)을 주문하면 오뎅과 섞여서 나오고요, 먹기 좋게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주세요.
떡만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떡만 달라고 하시면 되는데요, 이가네의 가래떡 마니아인 저는 당연히 떡만 먹는답니다.
마지막 코너는 오뎅이에요.
오뎅 1인분(2,000원)을 주문하시면 각각 다른 종류 3개가 나온답니다.
낱개로도 드실 수 있는데요, 1개 천 원이에요.
주문한 음식을 받아 들면 오뎅 코너 근처에서 먹을 수도 있고요, 안에 들어가서 먹을 수도 있어요.
실내가 좁아서 안 쪽에 빈자리가 나도 들어가기가 어렵기도 하더라고요.
밖이든 안이든 어딘가에 적당히 자리를 잡게 되는데요, 본격적으로 시식해 볼까요?
떡볶이와 튀김, 1인분씩(각각 3,500원)이에요.
달짝지근한 고추장 양념에 푹 담겨 있는 두툼한 가래떡은 두 말이 필요 없지요.
존득존득 말랑말랑! 방앗간에서 갓 뽑아낸 뜨끈한 가래떡을 달콤한 고추장 양념과 함께 먹는 느낌이에요.
넉넉한 양념에 튀김도 찍어 먹고 오뎅도 찍어 드시면 좋은데요,
오뎅은 삼총사예요.
주름 오뎅은 부드럽게 먹을 수 있고요, 물고기 오뎅은 쫀득쫀득 생선 맛이 살아 있고요, 네모 오뎅은 야채맛이 가득해요.
핫도그도 맛나고요,
닭꼬치도 맛난데요, 특히, 요 미니 닭꼬치는 천 원의 행복이라 말하고 싶네요.
아무리 최고의 맛집이라 해도 호불호가 있기 마련인데요, 이가네 떡볶이는 남녀노소 불문, 모든 분들이 하나 같이 한 입 드시고 나면 휘둥그레진 눈을 서로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시더라고요.
참고로, 이가네는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는 시간이 문을 닫는 시간이에요. 평균 저녁 4시~5시쯤에 떡볶이가 Sold Out 되더라고요.
남포동 맛집 투어 스케줄에서 이가네 떡볶이는 비교적 앞 쪽에 두시는 게 좋을 듯해요.
줄을 서서 기다려도 절대 아깝지 않은 맛집이니까요, 부평동 깡통시장 복잡한 골목길을 마다하지 마시고 꼭 들르셔서 이가네 떡볶이를 맛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