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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담자 P Sep 09. 2020

[감정일기의 효과] 감정에 이름 붙이기가 중요한 이유

#감정기복이심한사람 #감정기복

여러분, 감정일기라는 것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Daylio라는 감정일기 앱으로 약 700일 동안 빠짐없이 감정일기를 작성해오고 있는데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었지만, 하루 동안 있었던 일과 더불어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알아차리고 이름을 붙이는 작업을 통해서 마음을 더 잘 돌볼 수 있었어요.


오늘은 감정일기의 효과에 대해서 소개해보려고 해요.


감정일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 조울증이나 우울증 같은 마음의 어려움으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바라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모든 변화의 시작이다


1. 감정에 이름을 찾아주었을 때 일어나는 파생효과


1단계) 

막연했던 감정들이 조금 더 분명해지면서 기분이 한결 개운해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을 때 그것을 그냥 모호한 채로 남겨두면 머릿속은 더 혼란스러워지고, 기분 나쁜 느낌만 하루 종일 지속될 수가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내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도 모른 채 그냥 '요즘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라고만 생각하기 쉽죠.


반대로 감정에 이름을 붙이다 보면, 막연했던 것들이 좀 더 분명해지면서 좀 더 마음이 개운해져요.


예를 들면, '아, 짜증 나! 기분 나빠.' 같은 식으로만 생각하고 멈출 게 아니라, 정확히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생각해보는 거예요. 짜증이 났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들여다보게 되면 수치스러웠을 수도 있고, 억울했을 수도 있고, 서운했을 수도 있고, 자괴감이 들었을 수도 있어요. 때로는 막막하거나 지긋지긋한 마음이 든 걸 수도 있고요.


모호했던 감정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좀 더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릴 수 있게 돼요. 가트맨 박사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감정이라는 문에 손잡이를 달아 주는 것으로 비유했다고 해요.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감정의 문을 열고 닫기가 쉬워진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꼭 100% 정확한 감정을 찾기 위해 너무 오래 고민하진 않아도 됩니다. 다양한 감정들 중에 내가 뭘 느꼈는지를 고민해보는 게 중요해요.


감정 형용사 목록은 맨 아래에서 소개할게요!




2단계) 

감정이 찾아온 원인인 "생각"을 추적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비합리적인 생각은 수정할 수 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전에는 모호하기만 한 부정적 감정 속에서 미로처럼 계속 헤맬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나면 내가 그 감정 속에 있는 게 아니라 감정 바깥으로 나올 수 있게 돼요. 다시 말해, 감정이 tangible 한 상태가 되는 것! (만져지고, 내가 조몰락거릴 수 있는)


이렇게 감정 속에서 빠져나오고 나면 다음 작업도 시도할 수 있죠.


감정에 이름을 붙였다면, 감정이 찾아온 원인인 "생각"을 떠올려봐요. 친구가 약속시간에 자꾸 늦어서 짜증이 나면 '내가 왜 짜증이 날까? 어떤 생각 때문일까?' 이 부분을 찾아보는 거예요.


그 사이에는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어요.

'얘는 배려심이 없어.'

'얘는 나를 늘 무시해.'

'얘는 나한테 안 좋은 감정이 있어.'


이 작업을 꾸준히 하다 보면 '이런 불쾌한 감정은 이 생각으로부터 비롯됐구나'라고 알아차리게 되고, 내가 했던 생각들 중에 다소 비합리적이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할 수도 있죠.


'사정이 있어서 늦은 걸 수도 있는데, 내가 너무 얘를 안 좋게만 보고 있는 것 같네.'



3단계) 

감정에 무작정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끊어내고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2번과 연관되는 내용인데요, 사건으로 인해 감정이 생겼다고 믿는 경우, 나에게 예상치 못한 여러 사건이 찾아올 때마다 계속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 괴로워하게 돼요.


하지만, 그 감정이 생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자각하고 생각을 스톱! 하거나 다른 관점의 생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게 되면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좀 더 빠르게 벗어날 수 있어요.


다음번에도 비슷한 생각이 들면서 불쾌해질 때 그 생각을 딱 끊어낼 수 있게 되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기가 쉽고요.


물론 꽤 오랜 기간의 노력이 필요하고, 저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도, 예전에는 어떤 감정이 찾아오면 그냥 그 감정 속에서 끝없이 흔들렸는데, 지금은 조금 더 빨리 빠져나오는 편이에요.




4단계) 

부정적인 감정이 특히 강하게 올라오는 특정한 문제에 대해 알아차리고 문제를 해결해보거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때로는 내가 특정한 문제에 관련해서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크게 화를 내고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어요. 내 마음을 유독 괴롭히는 특정 문제를 찾아낼 수 있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걸 알아차릴 수 있어요.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 특히 화가 많이 나는구나.'

'누군가가 시간 약속을 어기면 특히 분노가 치미는구나'

'어떤 일이 내 기대대로 되지 않을 때 짜증이 확 올라오는군.'


소극적으로는 그런 상황을 최대한 피할 수도 있고, 조금 더 마음에 힘이 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시도해볼 수도 있어요. 때로는 내가 설정해둔 나만의 기준이나 원칙이 너무 과도하게 높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고 조정할 수도 있겠죠.


예를 들면, '사람들은 항상 내 기대대로 행동해야 해.', '모든 일은 내가 바라는 대로 되어야 해.', '누구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아.' 같은 비합리적 신념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늘 헤맬 수밖에 없어요.


좀 더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래처럼 조금 더 유연하고 포용적으로 생각을 바꿔보는 것도 좋아요.


'사람들이 내 기대대로 행동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

'모든 일이 내가 바라는 대로 되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아.'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구나. 그런 내 마음을 존중해.'



5단계) 

사건과 생각,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서 메타인지능력이 길러진다.


메타인지라는 말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말인데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제삼자가 보듯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살필 수 있는 능력이에요.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행동이 적절한 것인지 살펴보는 거죠.


메타인지가 낮은 사람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감정에 사로잡히기 쉽고 자신도 괴롭고, 타인도 힘들게 할 수 있어요.


'악! 짜증 나! 다 때려치워!'

'다 네 탓이야!'

'나는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어!'


이렇게 생각하기가 쉬운 거죠.


반대로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마음을 살피죠. 이 과정에서 감정도 정리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게 돼요.


나 지금 어떤 마음이지?  /   음.... 속상해.   /   왜 속상할까?   /  아, 그래서 그런 감정이 들었구나! /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었는데...


삶에는 늘 어려움과 고난이 존재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챙길 수 있게 돼요.



6단계) 

자기 자신에 대한 통제감이 길러지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극복하는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을 만나거나 어떤 일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쉽게 좌절하거나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부정적 감정은 꽤 오래도록 이어지고, 다음번에 또 비슷한 상황이 찾아왔을 때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죠.


하지만, 사건-생각-감정의 연결고리를 알고 주로 어떤 감정과 어떤 생각을 느끼는지 파악해서 내가 가진 생각을 조절해주게 되면 어떤 일이 찾아왔을 때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되어서 통제감도 느낄 수 있고, 무력감이 훨씬 덜 해요.


내가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내가 바꿀 수 있는 문제라는 걸 알게 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어떤 일을 겪을 때, 배울 점을 찾게 되기도 해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의 성장을 위한 귀한 경험이 되는구나 여길 수도 있고요.



이 모든 것이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단계에 도달하기는 어렵지만, 그만큼 중요하니, 첫 단추라도 꿰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감정일기를 당장 적으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나에게 어떤 일이 찾아왔을 때(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는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 가만히 내 마음을 살펴봐주는 것만으로도 시작은 충분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종합해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민 양은 요즘 엄마만 보면 짜증이 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짜증이 납니다. 그런 스트레스를 게임하는 것으로 풉니다. 그 때문에 엄마랑 더 자주 싸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수민 양은 우연히 제이피의 브런치에서 '감정일기'에 관한 글을 보게 됩니다.


'나도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야겠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왜 그런 감정이 찾아왔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는 수민 양.

'내가 요즘 엄마한테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드는구나.'


'엄마가 동생에게 먼저 양보하라고 할 때, 엄마는 내 생각은 하나도 안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동생이 태어나고나서부터 난 늘 뒷전이야.'


해결책을 모색해봅니다.

"한번 엄마랑 시간을 내서 대화를 해봐야지. 그럴 때 내 마음이 서운했다고 말해봐야겠어."


감정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변화가 시작된다는 게 조금은 느껴지시나요?





정리

- 감정에 이름을 붙였을 때의 효과

- 감정일기를 쓰면 좋은 이유


1. 모호했던 감정들이 좀 더 분명해지고 기분이 한결 개운해진다

2. 감정의 원인인 '생각'을 추적해서 그 생각을 수정할 수 있다

3. 감정 속에 빠져있지 않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다.

4. 특히 내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다

5. 나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과정에서 메타인지능력이 길러진다



지금까지 감정에 이름 붙이기가 중요한 이유와 감정일기의 효과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궁금한 게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시기 바라요. 바쁘고 팍팍한 삶이지만, 잠시 여유를 내어서 내 마음을 알아차려보고 또 따스하게 보듬어주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바라요.


아래의 감정 형용사 목록을 참고하시면서 오늘 내가 느꼈던 감정들은 무엇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부록) 감정 형용사 목록


인간의 7가지 감정 (유동수 저 감수성 훈련 189~192쪽에서 인용)    


1. 희(喜) : 기쁨

감격스러운, 감동적인, 감사한, 고마운, 고무적인, 기쁜, 낙천적인, 날아갈 듯한, 놀라운, 눈물겨운, 든든한, 만족스러운, 뭉클한, 반가운, 벅찬, 뿌듯한, 살맛 나는, 시원한, 싱그러운, 좋은 짜릿한, 쾌적한, 통쾌한, 포근한, 푸근한, 행복한, 환상적인, 후련한, 흐뭇한, 흔쾌한, 흥분된    


2. 노(怒) : 화가 남

가혹한, 고통스러운, 골치 아픈, 괘씸한, 괴로운, 구역질 나는, 기분 상하는, 꼴사나운, 끓어오르는, 나쁜, 노한, 떫은, 모욕적, 무서운, 배반감, 복수심, 북받친, 분개한, 분노, 불만스러운, 불쾌한, 섬뜩한, 소름 끼치는, 속상한, 숨 막히는, 실망한, 쓰라린, 씁쓸한, 약 오르는    


3. 애(哀) : 슬픔

가슴 아픈, 걱정되는, 고단한, 고독한, 고민스러운, 공포에 질린, 공허한, 괴로운, 구슬픈, 권태로운, 근심되는, 기분 나쁜, 낙담한, 두려운, 마음이 무거운, 멍한, 뭉클한, 미어지는, 부끄러운, 불쌍한, 불안한, 불편한, 불행한, 비참한, 비탄하는, 서글픈, 서러운, 섭섭한, 소외감, 속 썩는, 슬픈, 실망한, 싫어하는, 쓰라린, 쓸쓸한, 아린, 아쉬운, 안타까운, 암담한, 앞이 깜깜한, 애석한, 애처로운, 애태우는, 애통한, 언짢은, 염려하는, 외로운, 우울한, 울적한, 음울한, 음침한, 의기소침한, 절망적인, 좌절하는, 증오하는, 지루한, 착잡한, 참담한, 창피한, 처량한, 처량한, 처참한, 측은한, 침울한, 침통한, 패배스러운, 한스러운, 허전한, 허탈한, 허한, 황량한    


4. 락(樂) : 즐거움

가벼운, 가뿐한, 경쾌한, 고요한, 기분 좋은, 담담한, 명랑한, 밝은, 산뜻한, 상쾌한, 상큼한, 숨 가쁜, 신나는, 유쾌한, 당당한, 즐거운, 쾌활한, 편안한, 홀가분한, 확신 있는, 활기 있는, 활발한, 흐뭇한, 흥분된, 희망찬  

  

5. 애(愛) : 사랑

감미로운, 감사하는, 그리운, 다정한, 따사로운, 묘한, 뿌듯한, 사랑스러운, 상냥한, 순수한, 애틋한, 열렬한, 열망하는, 친숙한, 포근한, 호감이 가는, 화끈거리는, 흡족한    


6. 오(惡) : 미움

고통스러운, 괴로운, 구역질 나는, 귀찮은, 근심스러운, 끔찍한, 몸서리치는, 무정한, 미운, 부담스러운, 서운한, 싫은, 싫증 나는, 쌀쌀한, 야속한, 얄미운, 억울한, 원망스러운, 죄스러운, 죄책감, 증오스러운, 지겨운, 짜증스러운, 차가운, 황량한    


7. 욕(慾) : 바라다

간절한, 갈망하는, 기대하는, 바라는, 소망하는, 애끓는, 절박한, 찝찝한, 초라한, 초조한, 호기심, 후회스러운, 희망하는    


8. 기타

겸연쩍은, 고뇌스러운, 고립된, 고생스러운, 고통스러운, 과민한, 기가 죽은, 긴장한, 다행스러운, 당황스러운, 넌더리 나는, 따분한, 매스꺼운, 멋쩍은, 모호한, 무기력한, 무력한, 무서운, 무심한, 미심쩍은, 미안한, 미적지근한, 민망한, 버거운, 부끄러운, 불안한, 불쾌한, 비참한, 비탄스러운, 상한, 생생한, 수줍은, 실감 나는, 실망한, 싫증 나는, 쑤시는, 쑥스러운, 쓰린, 아린, 애매한, 애처로운, 어색한, 어이없는, 억눌린, 언짢은, 엉뚱한, 오싹한, 위태위태한, 유감스러운, 절망적인, 조마조마한, 좌절스러운, 지루한, 짜릿한, 창피한, 태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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