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di Apr 07. 2016

 세탁소 아저씨를 위한 분노.

서비스를 받으려면 먼저 예의를 갖춰라.  

 이전에 크**피아에는 호호할머니같은 느낌의 부지런한 아주머니가 주인이셨는데, 저녁 8시까지 가게를 여셨다.

퇴근길에 세탁물을 찾으러

"세탁물들이 무거워서 힘드시겠어요~" 하면 정말 너무 힘들다면서 알아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 빨리 끝내고싶어서 시계만 보게돼. 손목이 얼마나 아픈지 몰라요."

잘되는 대박 세탁소인데다가, 언저리에 세탁소 한 곳이 문을 닫는 바람에 더 바빠지신  같았다.

무거운 것들로는 카페트.운동화.이불. 그리고 각종 옷들로 공간이넘쳐서 카운터까지 발디딜틈 없이 다 꽉꽉 차 있다. 하루 두번씩 본사에서 수거해간다는데도 늘 그렇다.

  힘들다던 아주머니는 정말 너무 힘드셨는지 요양하신다며 가게를 내놓았고 지금 계신 아저씨는 회사에서 직영으로 보낸 직원이다.


며칠전에  세탁소에 가서 세탁물을 찾아오는데,퇴근시간에 다들 빨래를 찾아가는지

세탁소의 빨래를 찾거나 가져가려고 기다리는 줄은 길었다.

 앞에있는 예쁘장한 여자가 맡기려던 세탁물의 얼룩은 옷감줄무늬가 지워지지않고서는 지울 수 없는 것이라서,맡기셔도 소용없다는 이야기를 세탁소아저씨가 하자, "뭐라구요? 무늬가 지워지다니 어떻게 그럴수 있어요? " 하며 따지듯 말한다.


그런데 그 여자를 보면서 " 내 애가 왜 감기걸린거에요? 난 이렇게 잘 챙겨줬는데, 왜 감기냐구요?"

하면서 따져묻는듯이 말하던 어떤 여자의 기억이 겹쳐보여, 내 일도 아닌데  왠지 화가 났다.


 아니 새파랗게 어린 저 여자가 왜 저렇게 세탁소 아저씨한테 건방지게 말하지?

지가 흘린 얼룩이 지워지지않는것이 속상할 수는 있지만, 그건 자기탓이지 세탁소 아저씨 탓이 아니다.

얼굴은 예쁘장한 어린 여자가 예의없게 말하는게 듣기 싫다.

이미 저녁 일곱시 반이고 크**피아 여기 너무 바빠서 길게 줄 늘어서있는거 안보이나?

저 세탁소 아저씨 얼굴에 피곤이 짙다.

그래도 여자의 무례한 말투도 여유롭게 넘겨주는 대범함에 내가 다 미안하다. 세탁소 아저씨 얼굴에 내모습이 겹쳐보인다.


지금,만일 나한테 저런 식으로 말한다면 - 지금은 몇개월 쉴 예정이기에, 무례하게 날 어택하면, 참지않고 얼마든 싸워줄 것이다 . 가운을 벗고있으면,  불의하고 무례한 사람에게 한마디 해줄 수 있다. 술쳐먹고 난동부리고 때리려고  손 들어올리는 남자에게도 , 천 오백원 진료비 내고가면서 간호사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인간들에게도,그 진료비 카드결제싸인란에  "씨x(c8)" 이라고 싸인하는 싸♡지도, "응,응, 그래,"하며  반말짓거리하는 젊은 여자도 참지않아도 되는 시기.  자기 미국서나고 캐나다서 자란여자고 남편변호사고   타팰사는데 몸무게 10kg에 타이레놀1cc먹이는거라고 우기며 반말하는 여자도,"야,너 남편 어느 로펌이야. 이름대면 다 알아낼 수 있는데 . 함 어디보자." 할 수도 있다. 이 상상이(실행도) 가능한 시기다.

당분간은 이 행복감을 누려야겠다.


.....세탁소 아저씨 불쌍하다. 그리고  커피숍점원을 비롯해  모든 서비스 하는 사람들이 너무 불쌍하다. 얼마나 다들 진상에게 시달릴까싶다.  


물론 서비스가 불친절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게 되는 면도 다.  나에게,내 간호사들과, 내 부모님과 비교하다보면  왜 저사람들은  우리들이 하는 것처럼  배려하지못할까, 어째서 저렇게 친절하지 못할까,유도리가 없을까 생각되는 곳들도 아무래도 생긴다. 비교하게 되니까.   그러나 그 뿐이다.서비스가 마음에 들지않으면, 그냥 가지 않으면 된다.  그만큼 고충이 있는 것도 충분히 알고 있다. 나는 스팸 전화도  녹음아니라 건너편에 사람이 있다면 되도록 정중하게 끊는다.누구든 상처받는 것이 싫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역시 누군가에 의도치않은 상처를 줄 수도 있겠지만, 의도한 상처는 안 줄 수 있지않나.

   서비스  받는 입장에서 병원이든 세탁소든 편의점이든 음식점이든, 원하는 곳에   가면되지, 진상부리면서 무례하게 굴고 또 자꾸  찾아가서  그 곳의 사람들을 노이로제에 걸리게하고   그러면 안된다.  서비스를 받고싶으면  받는 사람들도,  최소한ㅡ인간에 대한 예의는 갖추어야한다 . 푼 돈에 타인의 인격과 자존심을 살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말이다. 


뿌린대로 거둔다.

"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