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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look back in anger

분노의 무게를 내려놓는 연습

by 따뜻한 불꽃 소예

분노는 파괴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안다. 하지만 동시에 분노는 상황을 바꾸고 개선시킬 힘이 되기도 한다. 만약 분노조차 없다면, 그것은 이미 노예처럼 체념한 삶일 것이다. 분노한다는 것은 곧 이상을 향한 지향점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수없이 분노해 왔다. 내 과거와, 그리고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그러나 오아시스의 노래 <Don't look back in anger>처럼 계속해서 분노만 붙들고 살아간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제야 알게 된다. 나에게 다정해질 수 있는 방법은 "Don't look back in anger"라는 가사 그대로, 분노 속에서 과거를 되새기지 않는 것이다. 모든 선택과 그 결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나를 분노하게 했던 사람들 또한 각자의 사정 속에서 그렇게 행동했을지 모른다.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결국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내가 분노로 과거에 갇혀 있을 수는 없으니까.


새벽 세 시

나는 종종 새벽 3시에 깬다.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과거의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과거의 패턴 - 남편과의 갈등 혹은 그의 건강상태, 공감 없는 어른들의 말들, 그리고 되풀이된 실수들이 끝없이 반복될 것이라는 착각이 나를 흔든다. 하지만 그건 망상일 뿐이다. 새벽 3시의 불안은 과거 분노가 되살아나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이제 그 반복을 멈추려 한다. 과거의 리플레이 속에 갇히지 않는 법을 나는 배워야 한다.


오아시스의 Don't look back in anger 가사처럼

Step outside, 'cause summertime's in bloom

Stand up beside the fireplace

Take that look from off your face

Cause you ain't ever gonna burn my heart out


밖으로 나가, 여름날은 이미 눈부시게 피어 있으니.

벽난로 옆에 서서, 더 이상 그런 표정 짓지 말라고.

넌 이제 내 마음을 태울 수 없다고.


나는 이제 분노 속 과거가 아니라, 새로운 계절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과거의 무게가 여전히 어깨 위에 남아 있더라도, 나는 그 무게 속에서만 살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내려놓고, 지금 눈앞에 펼쳐진 가을의 빛을 바라보며.

오늘도 나는 내 삶에, 그리고 내 관계에 새로움을 들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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