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도 없는데 왜 산으로 가니?
지난번에 어떻게 쓸까라고 거창하게 계획은 세웠습니다만,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애드센스 바람이 들어서 블로그 만지작거리고, 일본 원서들 좀 뒤적뒤적, 일단 대충 잡은 계획으로 웹소설도 끄적끄적...
아니, 선택과 집중이라며... 왜 집중을 못하니?
사실 애드센스든, 웹소설이든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쪽은 아닌 듯합니다.
무수한 애드센스 관련 강좌를 수강하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건 좀 그렇더라고요.
둘 다 2, 3년 뒤를 보고 시작했습니다.
광고 분야에 계신 분들은 3B법칙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Baby(아기), Beauty(미녀), Beast(동물)이 모델로 등장하는 광고를 말합니다.
유튜브나 쇼츠에도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잠시 멈춰서 보게 되는 영상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상 내용에 관계없는 미인 사진을 섬네일로 쓰는 이유가 있는 거죠.
웹소설에는 힐링이라는 키워드로 하나의 카테고리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귀농, 귀촌해서 낯선 환경에서 아이와 동물을 키우고, 이후에 하는 일이 모두 잘 된다, 이런 식입니다.
이 계통으로 주인공이 드루이드라거나 농사나 동물을 키우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도 이미 흔한 클리셰가 되었고요.
판타지 배경의 로맨스 소설을 보면 어린아이를 성장시키는 주인공이나 어리지만 주변 인물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행동이 주된 내용을 육아물이라고 합니다.
늙어서 그런지 애기들 나오는 게 왜 이렇게 재밌죠ㅎㅎ;;
요즘 카카오페이지에 '병아리반 헌터는 효도 중'이라는 소설을 계속 팔로잉하면서 읽고 있는데, 내 안의 낯선 감성을 깨우는 작품이라고 할지(작가분 전작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을 정도로 인기작이었습니다).
대충 얼개는 짜도 그 속에 채워 넣을 내용이 만만치 않네요.
물론 개연성이니 구성 따위는 무시하고 머릿속에서 나오는 대로 휘갈기면 되기는 하겠지만요.
기존에 흔히 쓰이는 소재와 이벤트 호라이즌(고어한 장면들이 있어서 혹시 취향이 아니시라면 굳이 찾아보지는 마세요) 같은 영화의 내용을 잘 섞은 나름 독특한 설정을 짜기는 했는데... 중간중간 사건이 일어나야 되고, 그 사건의 원인을 풀어가 나는 방식이 쉽지가 않은 거요.
이벤트 호라이즌도 성간 이동용 워프를 시험하다가 악마 같은 다른 존재가 튀어나온다는 이야기거든요(스피어라는 심해 배경의 소설 원작 영화와 스토리 라인이 동일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배경만 우주 바뀐 형태라). 그리고 '둠(DOOM)'이라는 게임의 설정과 동일합니다. 둠도 차원문을 시험하다가 악마들이 사는 차원과 연결되면서 주인공이 악마 착즙기가 되는 이야기거든요. 우주와 차원, 악마의 개념을 워해머 40,000에서 이미 먼저 제기한 개념이기는 합니다. 크툴루 신화까지 불러와야 할 판이죠ㅎㅎ.
비주얼은 후대에 데드 스페이스, 스타 게이트 등 여러 작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무튼 저런 기존에 잡혀 있는 개념을 가져와서 요즘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기술이나 요소를 접목하는 거긴 해도 결국에는 인간의 인지는 벗어난 어떤 존재의 영향으로 벌어진 참극.
요즘은 드물지만, 몇몇 유명한 작품들이 있고,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아서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연결이 엉성하다는 문제를 해결할 필력은 아니라서요. 일단 잠시 묵혀 두는 걸로...
위에 3B법칙 얘기했었잖아요.
이쪽이 의외로 나쁘지 않은 듯하네요. 살짝 끄적여 봤는데, 3화 분량까지는 쉽게 써지더라고요.
딱히 플롯이라고 할 것도 없고, 기존 환경에서 도피 혹은 축출되고 낯선 환경에서 아이나 동물과 만나서 자연을 벗 삼아 지내는 이런 일상의 모습이거든요. 최근에는 동물과 아이가 합쳐진 개념인 어린 용을 키우는 소설들이 제법 나왔었거든요(판타지에서 용은 폴리모프라고 해서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용이지만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캐릭터가 혼자서 두 가지 개념을 만족하니까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개나 고양이는 항상 등장합니다).
최근에 나온 다른 힐링 웹소설을 좀 읽어보고 이걸 15화까지 밀고 나가야 할 듯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