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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2. 2017

목욕탕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목욕탕 여자>
 목욕탕에 가기 전.. 여자는 참 바빠요.. 챙겨야 할 목욕용품이 참 많아요. 샴푸,린스는 기본에 때타월,칫솔,치약,폼클렌징,바디워시,헤어로션, 스킨, 로션... 거기다 화장품에 각종 팩까지 챙기고 갈게 너무 많은 여자에요. 목욕용품 다 챙기고  목욕탕으로 들어서자 카운터에서는 수건3장을 내밀어요


여- “한장 더 주세요~”


사실 여자들에게는 여러장의 수건이 필요하대요
목욕탕에 들어간 여자는 일단 목욕탕 곳곳을 훑어보기 시작해요...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곳곳을 눈 크게 뜨고 살펴요.. 아직 결혼 안한 아가씨들은 그래요... 아는 사람 만나는게 그렇게 부끄럽고 창피하대요.. 그런데 여기서 딱!!!!!!!!여자는 회사 선배를 만나고 말았어요. 그래도 다행인지 서로 알몸으로 마주하지 않았으니 천만 다행이라 생각해요. 선배는 옷을 다 입고 화장을 하고 있는 중이고 여자는 이제야 도착한 상황이니까요. 큰일날 뻔 했다며 선배가 나가면 그때서야 옷을 벗어야지 생각하며 기다리는 여자에요


여 - “뭐야? 무슨 화장을 저리도 공 들여서 한데... 도대체 언제 나가려는지 원”


시간을 잡아먹는 선배가 얄밉기만 한 여자,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여자는 아직 부끄러움 많은 아가씨니까요  
드디어 선배가 나가고 여자는 옷을 벗어놓기 시작해요. 그런데 이런 된장~~~·
입고 온 코트를 걸어둘 옷걸이가 없어요.. 옆에 사물함에도 옆에 옆에 사물함에도 찾아보고 뒤져봐도 옷걸이가 없어요. 다들 가지고 가버렸나봐요.. 비싸게 산 코트 구겨질까봐 걱정이에요. 역시 생활력 강한 여자들이 있어요.
어쩔 수없이 차곡차곡 옷을 개 사물함에 놓고 일단 체중계로 달려가는 여자! 아가씨들은 그래요. 일단 목욕탕에 가면 몸무게부터 체크해요.. 그리고 수건으로 몸을 가리고 아주 조신하게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요.. 역시나 바글바글 목욕탕 안에 사람들로 넘쳐나요.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앉아서 하는 자리는커녕 서서하는 자리조차 없으니, 여자는 일단 자리가 생겨나길 기다리며 탕 안에부터 들어갔다 나오기로 해요. 하지만 탕에서 나와도 역시 자리가 없어요
이제 여자는 본격적으로 때를 밀어 보기로 해요


여 - “피곤하고 지친데 때밀이 아줌마를 불러?”


하지만 옆에서 때밀이 아줌마를 보니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때를 벗기는게 아니라 가죽을, 살을 벗기는 것 같아요
어금니에 힘이 잔뜩 들어가 박박~ 미는 아줌마의 모습에 겁이 나요
무지 아플것만 같아요
때밀이 아줌마에 의해 벌개진 다른이의 몸을 보며
결국 여자는 혼자서 밀겠다고 결심해요
이제 여자는 팩을 해요. 홈쇼핑에서 구입한 황토팩을 발라요.
다른곳에서도 난리가 났어요. 녹차팩, 요구르트팩,, 우유팩.. 각종팩들을 얼굴에 바르며  고와져라~ 고와져라~ 팩을 해요.

   
여 - “다 좋은데 상한 우유는 좀 가지고 오지 말지”


여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건 상한 우유의 냄새뿐이 아니에요
냉탕에서 찬물이 한방울이라도 튀면 마치 경기라도 하듯 놀라는 여자에요
한쪽에서는 싸움까지 벌어졌어요. 그 어디에서도 구경하지 못하는 알몸 싸움!!! 같이 쓰는 비누를 혼자서만 쓴다고 난리가 났어요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우고 말리고 시끄러워진 목욕탕!!!
산만하고 복잡하고 어수선한 곳이 여자들의 목욕탕이에요
헤진이 엄마 전화 받으라고 난리에요. 목욕탕에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이 소리... 때론 목욕탕이 사람 찾는 장소가 되기도 해요
팩을 끝내고 몸을 씻는데 옆자리 사람이 바뀌었어요..
옆자리에 앉은 아줌마가 자꾸만 신경 거스르게 해요
이제 마무리 샤워하고 나가야하는데
자꾸만 철퍼덕 물살을 튀기고 그 뿐이 아니에요.
비누거품까지 튀기고 기분 나쁘게 해요
정말 목욕탕에 오면 보기 싫은 꼴불견이에요
더 꼴불견은 빨래거리를 챙기고 와 열심히 빨래를 해대는 아주머니!!!


여 - “아니.. <빨래금지> 한글 읽을 줄 모르나? 나도 아줌마되면 저러려나?”


괜히 걱정이 되는 여자에요
튀기는 물살을 피해 간시히 샤워를 끝내고 나가서는 머리를 말리는 여자.. 곧 시계를 들여다봐요.  벌써 1시간 30분이나 지났고 휴대전화에는 부재중 몇통이 걸려왔는지 몰라요. 여자들이 목욕탕에서 보내는  기본시간은 1시간 30분이래요. 때빼고 팩하고 광내고 뽕을 뽑고 가야한대요. 생활력 강한 게 여자들임을 이곳 목욕탕에서 다시 한번 실감하는 여자에요
목욕 후에 다시  한번 더 몸무게  체크를 해요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인 몸무게!!!
아직도 갈길이 멀었나봐요.


여 - “그래.. 결심했어.. .. 요가나 끊어야겠다”


운동을 결심해보는 여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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