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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17. 2019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이 경험한 '팔씨름 효과'

친구 사귀기

“엄마, 저 갈께요. 안녕~!”

     

오늘도 씩씩하게 엄마와 인사하고 교실로 들어가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

 

‘교실은 잘 찾아서 들어가겠지?’

‘친구들이랑은 잘 지낼까?’

‘혼자 외톨이처럼 지내면 어쩌지?’

     

초등학교 1학년 이 시기 학부모들이라면 아마도 다같은 고민들을 하지 않나 싶다.  역시나 신발장 앞에 모여 서 있는 1학년 엄마들의 모습에서 그 모습을 만날 수가 있었다. 분명 아이와 인사를 하고 교실로 보냈건만, 어째 다들 신발장 앞에서 꿈쩍 않고 움직일 생각을 않더라는 거다.

     

“아들이 씩씩해서 좋겠어요~”

“준비물은 잘 챙기셨어요?”

     

엄마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하나둘 친구가 형성되어 가기 시작하더라는 거다. 학교도 교실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모두가 다 낯설기만 한 저 공간 안에서 아이들이 과연 잘 적응을 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들. 전혀 모르던 엄마들이 이렇게 관계를 형성하듯 아이들도 분명 새롭게 친구들을 사귀고 적응을 해 나갈텐데, 엄마들의 걱정은 늘 유난이다.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해나가길 위한 바람으로 엄마인 난 집에서 자기소개연습시간을 갖는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림초등학교 1학년 1반....”

     

첫째 아들 지상이에게 연습을 시켰더니 어째 둘째 5살 지율이가 더 신이나 열심히 자기소개를 하더라는 거다.

     

“안녕하세요, 저는 5살 양지율이예요. 저는 깨끗한 걸 좋아하고요, 노래 부르는 걸 아주 좋아해요.”

     

동생의 자기소개 모습에 힌트를 얻었는지, 첫째 지상이도 자신이 잘하는 것이며 좋아하는 것들을 말하며 그제서야 자기소개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지상이 잘 할 수 있겠어?”

“예”

“친구 사귈 수  있겠어?”

“예”

     

그리고 다음날.

     

“지상아, 자기소개 했어?”

“형아, 오늘 초등학교 첫날 어땠어?”

     

엄마도, 둘째 지율이도 초등학교 1학년 지상이의 첫 학교생활이 무척 궁금하다.  

첫날 자기소개 시간은 없었지만 친구를 사귀었다는 아들 지상이. 혼자 외롭게 지내지는 않는구나 싶어 일단 엄마도 안심이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 저 친구 또 사귀었어요. 오늘은 1명 더!”

     

신기하게도 집으로 올 때마다 친구들이 한명씩 한명씩 늘어나더라는 거다.

     

“그런데 지상아... 어떻게 친구 사귄거야?”

궁금한 엄마는 지상이에게 물었고. 지상이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팔씨름!”

  

팔씨름하는 아이들


아이 아빠인 남편이 늘 아이들과 놀아주는게 팔씨름이다.

     

“아빠, 오늘은 절대 져주기 없기다”

     

남편인 아빠는 아이에게 성취감을 준다며 때론 져주기도 하고, 너무 져주기만 하면 재미없다고 이기기도 하며, 틈날 때마다 아이들과 팔씨름을 하며 놀이를 해왔다. 남편은 늘 강조했었다. 아이들이 친구들을 사귀는데 이 팔씨름만한 게 없다고. 아니나 다를까 아들의 말이 학교에 가서  팔씨름을 하며 한명 한명 친구를 사귀었다는 거다. 팔씨름이 지상이의 학교생활 안에서 제대로 그 효과를 발휘했던 것이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이어졌던 자기소개 시간에도 이 팔씨름 얘기가 빠지지 않았으니.

     

“제가 잘 하는 것은 팔씨름이예요.”

     

아들 지상이의 초등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제대로 심어준 팔씨름.  이게 바로 팔씨름의 효과가 아니고 뭘까?

     

일단 친구들과 놀이를 하며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거다. 거기다 아들 지상이의 경우는 꾸준히 아빠와 함께 하며 실력을 키워온 덕에 친구들 앞에서 더 자신감 있게 생활해 나갈 수 있었다는 거다.

팔씨름.엄마인 난 별개 아니라고 생각했거늘. 하지만 웬걸, 모든게 낯설기만 한 아이의 첫 초등학교생활에 어색함을 벗고 활력을 채워 넣어주고 자연스러운 친구 관계형성을 만들어주었다는 거다.

     

“한글 안 떼고 가면 학교 생활 아주 힘들어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하며 아들의 초등학교생활을 절대 우습게 보지말라 조언해왔다.  

     

물론 한글공부며 숫자공부도 중요하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달라진 초등개정 교육과정으로 이제는 공교육안에서도 충분히 한글교육도 강화되고 있고, 학교안에서 기초학력 향상에 주력해 나가고 있다는 거다. 그러니 이 시기 초등학교 1학년 엄마로서의 가장 큰 역할은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어떤 즐길거리를 만들어주는 게 더 낫다는 거다. 다행히 아들 지상이에게는 요즘 이 팔씨름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고 있으니. 남편인 아빠가 제대로 그 역할을 해 낸 셈이다.   

     

팔씨름효과, 앞으로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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