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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의 식탁 이효진 Mar 26. 2017

해변에간 남자

제주에 사는 남자, 네마음을 보야줘~!

<해변에 간 남자>
 
드디어 휴가를 맞이해서 가는 바다에요.
아침에 눈을 뜨면 남잔 으레 화장실로 가거나 담배 한 대가 기본인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라요.
가장 먼저 팔굽혀 펴기를 하고 윗몸 일으키기를 해요. 이유는 뻔해요.
해변에서 자신의 멋진 몸매를 보여주는게 남자의 목적이래요.
아침도 걸러요. 괜히 배 나올까봐!!
몸매 걱정이 된다는 남자는 해변도 아닌데 거울을 보며 수영복을 입어요.


남 - 아침도 안 먹었는데.. 이 삐져 나온 살을 봐... 음메 기죽어~


어제 마신 맥주가 문제였나봐요. 긴급 수습으로 남자는 수영복에 있는 끈을 최대한 잡아당겨요. 배에 힘을 줘요. 숨쉬기는 힘들지만 입수 전 1분까지는 충분히 견딜수 있대요. 만반의 준비를 하고 해변으로 가요.
여자친구와 함께 간 해변!!! 하지만 곧 눈살이 찌뿌려지는 남자!!!!!!


남 - 다들 몸매 죽이네.... 야! 무슨 여자가 해변에 오면서 몸매 관리도 안 하냐?


괜히 해변에 있는 다른 여자들과 비교를 해대며 여자친구의 몸매에 토를 다는
남자!!! 모델처럼 완벽한 몸매를 원한다는게 아니에요. 사실 해변에서 남들 앞에서 으쓱거리고 싶은게 남자의 마음!!
하지만.. 와르르르 ~~~~~여자친구가 한순간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어놨어요.
여자의 화장발, 조명발에 속지 말자는 말만 들었지.. 하나 더 추가래요.
여자의 옷발에도 속지 말자이~자이~!자이~~~~~~
(자이 자이 멘트시 화면 느리게 재생 슬로우버전으로)
무슨 자신감인지 비키니까지 입고 나타난 여자친구가 영 못마땅하기만 해요.


남 - 오빠가 수영복 원피스로 입으라 그랬지?


남잔 몸매 좋은 여자가 내 여친이야~라고 자랑하고 싶은 심리도 있지만
또 다른 마음 한편에선 자신의 여자의 몸매를 누가 흘깃흘깃 바라보는게
영 기분 나쁘고 불쾌할 수가 없대요.
그러면서 자신도 흘깃 흘깃 다른 여자들의 몸매에 관심이 많으니, 정말 이기적인 동물.. 그대 이름은 남자에요~ 여기서 선글라스를 써주는 남자의 이기적인 센스!!! 명목상으로는 뜨겁고 눈부신 태양을 피하기 위해 가지고 온 선글라스라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대요. 선글라스 안에 있는 두 눈이 바빠졌어요.
이 여자도 한번~~~~ 저 여자도 한번~~~~~
대놓고 뚫어져라 몸매 관찰 안 하고 선글라스가 있어 두 눈을 가려주니..
선글라스가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대요. 선글라스.. 누가 발명을 했는지..
분명 자신과 똑같은 엉큼남이라 생각을 해봐요.
해변에 가면 엉큼남들 참 많아요. 자신의 옆에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대는 저기 저 남자들도 분명 엉큼남임이 분명해요. 뻔해요.. 지들끼리 사진 찍어준다며 찰칵찰칵 셔터를 눌러대는데 보아하니.. 친구들 옆쪽에 비키니 몸매의 여자를 찰칵 찰칵 사진 안에 담고 있어요. 요즘 카메라 성능이 너무 좋아진지라.. 줌 아웃 인 아웃으로 심지어는 망원렌즈까지 가지고 와.. 사진 찍는 척! 척척척!!! 네, 알고보면
여자 몸매 관찰해대는 엉큼남들이에요. 이들에게는 수영이 목적이 아니에요.
해변에서 만나게 되는 이해 안 되는 사람은 엉큼남 뿐만이 아니에요.
이해 안 되는 여자들도 있어요. 수영은 안하고 파라솔 밑에서 종일 드러누워 있는 여자들! 돗자리에 누워서는 모래 묻히기 싫다며 지들끼리 야단법석이에요.
지들끼리 예쁘게 타야 한다며 열을 올려요.


남 - 아니..아니.. 저럴 거면 선탠 샵을 가지.. 뭐야?


남자들에게는 참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래요.
사실 해변에 왔다고 수영을 해야한다는 법칙이 있는 건 아니에요.
제주도에 산다고 당연히 모두들 수영을 잘하란 법이 없는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수영 잘하냐는 여자친구의 물음에 남자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밖에 없대요.


남 - 당연히 잘하지 


함께 바나나보트를 타러 가기로 했고, 남자에게 구명조끼 필요 없느냐고 묻는데
여기서 무너질 수는 없어요. 여기서 남자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건 너무 허무해요. 그래서 능청스럽게 다음과 같이 말해봐요.


남 - 깊은곳에서는 당연히 필요하지.


보트도 타고 수영도 하며 여자친구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요.
여자친구와 함께 해변에 오니 이렇게 좋을수가 없어요.. 행복할 수가 없어요..
잠시 솔로시절을 떠올려보는 남자!!! 때는 작년 여름~~~~
친구들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간 남자에요.


남 - 우와~~~~~~~ 저 여자... 저 여자 괜찮은 걸~~~~~~~~~~·


그렇게 여자에게 접근!!! 하지만 곧 어디선가 나타난 남자의 멘트!!!!
"자기야.. 수영하러 가자"래요~~~~~~~~·
아뿔사!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임을 확인하는 순간 남자는 바로 방향을 돌려요~
그리고 또다른 괜찮은 여자 발견!! 가까이 가서 작업 좀 걸어볼까 했더니
여자가 말해요.


여 - "야.. 뭐하멘.. 수영 안 할 거?"


이런 화들짝~ 제주도 여자들이였어요... 괜히 좁은 제주지역에서 같이 놀았다가
안 좋은 소문 돌게 뻔해요. 그래서 또다시 방향 턴 턴 턴...
작년엔 이리 접근 저리 접근... 여자에게 작업 걸기 바빴다면
올해는 달라요. 옆에 여자친구가 있으니.. 행복해요..평온해요
쭉쭉빵빵.. S라인의 몸매 좋은 여자친구는 아니더라도
애교만점에 귀엽고 사랑스런 다른 매력이 많은 여자친구에요.
올해는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여자친구와 단둘이 여름날의 달콤한 추억을 만들어야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 남자!


지금까지 해변에 간 남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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