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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곰돌이 Apr 18. 2019

독자님께.

<스물셋, 네덜란드 세렌디피티>를 마치며

독자님 안녕하세요, 글쓰는곰돌이 강한솔 입니다. 네덜란드에서 돌아온 지도 벌써 2달이 흘렀고, 마지막 게시글을 작성한 지도 한 달여가 지났는데 이제야 이야기를 전하게 되어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스물셋, 네덜란드 세렌디피티>는 현재 글을 다듬는 마무리 작업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포항공대에 돌아와 낮에는 대학원 생활, 밤에는 글 작업을 하다 보니 앞으로 네덜란드 유학에 관한 새로운 글을 발행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 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타임즈에서 객원 기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4월 둘째 주에 기자 교육을 받으러 포항에서 서울 강남까지 다녀왔어요. 얼마 전 까지는 쓴 글을 받아 읽어 주시는 구독자 분들이 400여 명(블로그, 브런치 포함)이었는데 이제는 19만여 명이라고 합니다.

글쓰기에 재미 들린 지가 딱 1년 하고도 1달이 지났습니다. 오픈된 글은 대략 90여 편, 오픈되지 않은 것까지 하면 좀 더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생각들을 쌓아 둔 블로그 <공돌이의 생각 주방> 게시물도 800개에 이르렀습니다. 그 이야기들도 올여름에는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 한껏 몸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포항공대 1학년들이 수강하는 <대학생활과 미래설계> 과목에서 관련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프리랜서를 가장한 백수...로 글을 쓰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공들여 써도 읽히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여서 조회수만 봐도 의기소침해질 때도 많았고(근데 정말로 못 쓰긴 했습니다), 공모전에는 줄줄이 탈락했고, 원고료를 받은 순간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 전공은 과학인데 정작 국제/사회 글이 더 주목받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읽어 주시는 분들이 점차 늘어갈 때에는, 제대로 된 기자 교육/글쟁이 교육을 받아서 좀 더 좋은 글을 나누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에 욕심부리다가 뜻하지 않게 절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출발선에 선 것 같아서 맘껏 기뻐하기가 민망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길을 헤매다 보면 꼭, 두 다리에 힘이 빠질 때쯤 이렇게 쉬어 갈 곳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 고비가 나오고 헤매기를 반복하겠지만 그 길에서 만나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그리고 돈도 얼마 안 주고 대단히 잘하는 것도 아닌 이 일이 그래도 여전히 재미는 있어서 자꾸만 고생 거리를 만들게 됩니다.


이 고생길에서 질책과 조언을, 때로는 격려해 주시면서 한 명의 생명과학자이자 글쟁이, 혹은 더 나은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당분간 대학 생활과 대학원 연구에 집중하면서 5월 초부터 활발한 과학기자 활동으로 돌아오려고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도 긴 겨울 끝, 따듯한 봄처럼 반가운 소식이 찾아오기를 바라요. 감사합니다 :)


글쓰는곰돌이 강한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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