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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급쟁이 Jul 26. 2022

큰 것을 꿈꾸고 일을 도모하고자 할 때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그리고 해야만 하는 것

가장 중요한 일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밀려나서는 안 된다 - J.W. 괴테

기업의 훌륭한 의도를 담아내 비로소 숫자를 만들어내는 제품은 그 탄생 이전 수많은 시도와 실패가 있었다. 훌륭한 의도라는 건 북극성의 존재처럼 우리가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내가 향할 곳은 정해져 있으니, 어떻게 그곳까지 도달할지는 각 팀의 리더들이 선택한다. 리더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목표 수치에 도달하려 할 것이고, 수치를 만들어내고자 강한 열망을 가진 리더일수록 옵션 중 택 1이 아닌 모든 옵션을 다 실행해보고 싶을 것이다.

  

우리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이유

그러다 간혹 헷갈릴 때가 있다. 간절함과 욕심이 섞인 또 다른 감정이 판단을 흐리는 것이다. 웅장한 일은 보통 모든 것을 다 갖춘 능력자가 자본, 조직력, 실행력과 함께 '다 같이 나가자!' 하며 시작될 것 같지만, 대부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로  열악한 상황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본, 인력이 부족한 경우, 리더인 당신이 조직의 신뢰를 얻는 과정인 경우, 아니면 당신의 팀이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닌 경우처럼 말이다.


부족한 여건 속에서 실행의 압박을 받기 시작하면 궁지에 몰리게 되고 뇌는 자연스럽게 이런 의사 결정을 내린다.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답이야', '이 아이디어 신박하지 않을까?' 그리고 나름의 합당한 근거를 내세우면서 나에게 익숙한 업무(가장 빨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안)를 마치 새로운 것인 양 재탄생시킨다던지 내가/팀이 하고 싶었던 서비스(목표와는 상관없이 가슴 떨리게 하는 안)를 목표 비전/미션과 어떻게든 엮어서 이 길이 곧 진리라 스스로를 속여가면서 일을 추진한다. 장담하건대 그 제품은 실패할 것이다.


본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본질은 무엇일까? 내가 해야만 하는 것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게 되면 본질이 아닌 그 주변만을 맴돌다가 처음 나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이었는지 조차 까먹게 된다. 애초에 어떤 문제를 풀고자 이 일을 시작한 건지 깊게 고민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도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보면 생각의 폭은 더 좁아지고, 내 제품의 미래의 모습과 일으킬 반향을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각만을 하게 된다.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일이나 나의 대단함을 인정받으려는 일과 같이 생산성과 방향성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집착하기도 한다.


이런 최악의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면? 차라리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일절 생각조차 하지 말고 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을 하는 편이 낫다. 무의식의 나까지 컨트롤하는 강제 장치이다.


기죽지 마세요.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하다 내놓은 첫 아이템의 모습(appearace)은 당신이 꿈꾸던 그림도 아니고,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이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그 감정을 이용해 제품의 초기 모델에 대한 애착을 덜어내면서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단계를 밟아보자. 그럼 서서히 (그리고 생각보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은 후에) 내가 점점 목표와 가까워지고 있다 알게 될 것이다.  


해야만 하는 것에 아직 자신이 없을 때에는 단계를 작게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작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당신은 시장의 현 상태와 고객의 실제 속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할 것이다. 목표가 작다 보니 이 움직임은 부담스럽지도 않을 것이고 한 번 두 번 가설과 검증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당신은 시장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타겟하는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그 실체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외치게 될 것이다. ‘유레카!’
해야만 하는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당신의 보스에게 다시 물어볼 수 있는 용기 정도는 지니길 바란다. 머뭇거려할 당신에게 용기를 주자면 이 질문에 답하기를 꺼려하는 보스는 거의 없다.

이 과정이 너무 힘겨울 때

절정보다 더 아름다운 건 절정으로 치닫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나쁘지 않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순간 우린 살아가는 동력을 얻는다. -<말의 온도>, 이기주


주도적으로 결정함에 있어 나의 의도가 헷갈릴 때,

과연 끈기와 고집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 내 경우에는 ‘호기심을 갖고 실패에 귀 기울이기’가 하나의 신호다. 내가 수년간 투자한 프로젝트에 누군가 이의를 제기할 때 분노하며 방어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조사에 임할 것인가. 내가 알아낸 바로는, 스스로 더 이상 질문하지 않을 때가 가장 걱정해야 할 때다 -<룬샷>, 사피 바칼


부담감이 나를 압박해올 ,

무난하게 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에서 벗어나라. 혼란 속에 아직 보지 못한 풍경이 있다. 온갖 사고와 갈등 속에 스스로 몸을 내던져라-<미치지 않고서야>, 미노와 고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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