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성전의 은행가들과 13일의 금요일

돈은 금속이 아니라 믿음이다

by 이재인


성전의 은행가들과 13일의 금요일: 돈은 금속이 아니라 믿음이다



재인아. 비잔티움의 황금빛 노을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서쪽으로 돌아왔어. 당시 유럽은 흔히 '암흑시대'라고 불렸지만, 상인들에게는 기회의 땅이었단다. 십자군 전쟁이 열어젖힌 길을 따라 동방의 후추와 비단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으니까.


이번 생의 나는 12세기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방의 양털 상인, '마틸다'였어.


샹파뉴의 장터(Fair)는 온 유럽의 돈이 모이는 곳이었지. 하지만 재인아, 그 활기찬 시장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었단다. 바로 '무거운 금'과 '위험한 길'이었지.


생각해 보렴. 내가 런던에서 양털을 팔아 금화 100개를 벌었어. 이걸 들고 다시 파리나 예루살렘으로 가야 해. 그런데 가는 길엔 산적들이 우글거리고, 영주들은 통행세를 내라며 칼을 들이대지. 금화 자루를 들고 여행한다는 건, "나를 죽이고 가져가시오"라고 광고하는 꼴이었어.

상인들은 딜레마에 빠졌지. '돈을 보내야 하는데, 돈을 들고 갈 수가 없다.'


그때 나타난 구원투수가 바로 흰 망토에 붉은 십자가를 그린 성전 기사단(Knights Templar)이었어. 원래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순례자들을 보호하는 가난한 기사들이었지. 칼을 잘 쓰고, 규율이 엄격하고, 무엇보다 유럽 전역과 예루살렘에 난공불락의 요새(지부)를 가지고 있었어.

어느 날, 똑똑한 기사 단장이 기막힌 아이디어를 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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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출신 비즈니스 시스템 설계자, 비즈니스 개발 및 기획 컨설턴트. 제3차 세계대전이 터져도 알라딘 앱을 켤 독서광. 13년 이상 일하며 배우고 느낀 바를 글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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