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트립 #2ㅣ브랜드가 오프라인을 통해 살아남는 방법
지난 10월 23일 주말, 인사이트 트립을 다녀왔습니다. 인사이트 트립은 영감을 주는 큐레이션 된 공간에 직접 탐방하여, 멤버들과 공간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토론하며 영감을 얻는 프로그램이에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커먼그라운드 트립 이후 오랜만의 트립이었습니다. 늘 인사이터가 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고, 오프라인과 공간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늘 생각하지만, 내부적인 케파가 안되어 미루고 미루다, 공간덕후이자 인사이트트립의 트립크루인 명온님을 만나 이제서야 다시 재개하게 되었네요 :)
인사이터에서 인사이트 트립은 이런 이유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에요
01 오프라인에서만 줄 수 있는 경험을 활용하여 오프라인 브랜드가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영감
- 공간 기획 및 연출, 공간내 오감, 상품, M.O.T(동선에 따른 오프라인 고객UX), 브랜딩
02 브랜드가 오프라인을 통해 브랜딩 하는 방법
- 하나의 브랜드가 팝업스토어, 전시관 등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 메시지 전달방법과 브랜딩 전략
이번 트립에 저희가 방문한 장소는 무려 3곳!!! 이었습니다.
#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 하우스 도산
이 세곳을 탐방하며 저도 트립을 했던 한 멤버로서의 개인적인 의견과 느꼈던 점을 풀어보려고 해요
Trip Spot #1
[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
첫 번째 우리가 방문한 트립스팟은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입니다. 현대카드가 '여행'을 테마로 꾸며놓은 도서관입니다. (안타까운 소식은 곧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폐점한다는 소식입니다. 혹시 방문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서두르셔야..!)
01 트래블 라이브러리에는 현대카드가 숨결이 어디에나 묻어 있댜 ?!
먼저 우리가 트립을 시작한 스팟은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입니다. 입구부터가 굉장히 현대카드 스럽다고 느껴졌습니다. 보이는 사진처럼, 게시판도, 현대카드 모티브를 활용해 디테일하게 만든 것만 봐도, '참 브랜딩 디테일까지 신경쓰는 현대카드 스럽다' 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현대카드 내부에 있는 도서 카테고리의 넘버조차 '현대카드 폰트'를 사용한 것, 책을 추천하는 과정에서의 현대카드의 추천 멘트의 폰트 모두 현대카드스러움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는 흔적이 보였습니다.
더불어 현대카드는 입장과정에서 제한을 두고 있는데요, 입장시에는 현대카드 소지자만 기본적으로 출입가능합니다. 다만 현대카드 소지자가 비소지자 2명을 대동하여 관람 가능합니다. (멤버십에 대해선 현대카드가 하는 방식과 이견이 있는데 이 부분은 추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02 트래블 라이브러리 라는 이름 자체에 어울리도록
들어가자마자 저의 눈을 바로 사로잡는 Boarding Time Wall은 '아 맞다 여기 트래블 라이브러리지'라고 인식하게 해주었습니다. 뭐 사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현대카드스러움 뿐만 아니라 해당 공간이 그 본연의 목적과 이름 그대로를 담을 수 있도록 연출한게 보였습니다.
현대카드 라이브러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서부터, 나라별 여행 도서까지 여행과 관련되어 트래블 라리브러리보다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는 곳은 별로 없겠다 싶을정도로 여행책이 많기도 했죠.
더불어 재밌었던 공간 구획중 '나의 여행을 직접 PLAN'해보는 작은 룸이었습니다. '내가 만약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런식으로도 해봐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군가의 여행 계획표를 벽에 부착해 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직접 여행계획을 세워볼 수 있게 다양한 도구들을 작은 룸에서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너무나 작은 공간이기에 뒤에 사람이 대기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여행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유명무실한 쇼룸인 셈이죠. 조금만 공간이 더 널직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직접 계획해 보는 경험'이야말로 트래블 라이브러리가 선사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국가별 도시별 맵도 비치하고 있었는데요. 이전에 가보았던 피렌체 지도를 펴며 여행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제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부분은 '화장실'입니다. 함께 탐방했던 멤버분들도 이 부분을 재밌게 생각하며 공유해주셨는데, 화장실 내부가 마치 '비행기 화장실'처럼 꾸며진 느낌이었습니다. 의도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화장실 크기도 비행기화장실처럼 작았다는.. (생각해보면, 비행기 화장실처럼 꾸미려고 크기를 작게 했다기 보다는, 트래블 라이브러리 공간 자체가 엄청 크거나 넓지 않기 때문에 공간활용면에서 화장실을 작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바닥을 보면 선형으로 만들되, 변형적 선들로 이루어진 바닥으로 구성했는데요. 이건 마치 비행기 노선도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이건 멤버들과 함께 나누다고 서로 공유한 생각인데,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고, 의도가 그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느낀 것이 의도가 맞다면 참 트래블 라이브러리 스럽게 연출한 것 같습니다.
03 큐레이션 ?!
큐레이션은 제게 있어 '?!'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나름 큐레이션을 하긴 했습니다. 먼저 테마인데요. 저희가 방문했던 당시 트래블라이브러리의 테마는 서핑이었습니다. 계절감을 맞지 않지만, 그래도 재밌겠다 싶어 기대하고 있었는데 막상 서핑에 대한 테마 큐레이션은 거의 없었습니다. 매장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DP 공간에 서핑에 관련된 정보들을 조금 큐레이션하고 있을 뿐, 그 외 큐레이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걸 '테마'라고 불리우기에는 너무 조그마한 비중이었네요.
저는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의 전체적인 큐레이션도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크게 크게 카테고리 표시는 해놓았지만, 카테고리 큐레이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탐방 내내 들었습니다.
적어도 큐레이션을 잘 하기 위해서는 아래 요건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맥락적 큐레이션이 필요하고 큐레이션을 하게 될 떄 고객의 입장에서 즉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단순 큰 분류의 카테고라이징은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에 한참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우선 단순 지역별 등의 큰 분류의 카테고라이징이 도서를 더 서치하거나 살펴보고 싶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아프리카, 유럽 등의 카테고라이징은 너무나 단순하고 쉬운 카테고리인데, 여행의 니즈를 생각해보면 사람들마다 제각기 너무나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 나라의 헤리티지를 느끼러 갈 수도, 어떤 사람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나고 싶을 수도, 어떤 사람은 그 나라의 음식을 먹고 싶어서 여행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니즈를 100% 충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여행의 니즈에서 출발한 카테고라이징이 아니라 단순 여행지의 지역별 기준의 카테고라이징은 아쉬움을 남게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트래블라이브러리 내 책을 검색할 수 있게도 만들어 놓긴 했지만, 교보문고의 여느 서점에서 책을 검색할 때처럼 책제목을 정확히 입력해야만 하는 서칭 시스템이었기에, 차라리 선택 UI로 '다양한 국적의 사람과 문화가 궁금하다면 / 다른 나라의 음식이 궁금하다면 / 다른 나라의 헤리티지가 궁금하다면 등등'으로 나누어 선택하게 하고, 그 선택별 도서들을 큐레이션해주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저서가 영어이기 때문에 큐레이션을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고객이 이해할 수 없다는것도 아쉬웠습니다. 이걸 친절하게 번역서까지 두면 좋겠지만, 그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책 제목만이라도 한글로 부착하면 훨씬 더 가독성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서관인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굉장히 협소하고 제한적이었다는게 아쉽습니다. 테이블이 3~4개 정도 공간내 부분적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책을 탐독하기에는 주변에 관람하는 분들이 신경쓰여 집중할 수 없고, 공간도 협소하여 책을 읽으라고 공간 연출을 한게 아니라 보여주기식 공간 연출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내 여행을 직접 계획해보는 작은 방'도 직접 경험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고, 눈치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읽는 테이블도 그런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답게, 제대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넓게, 독립적으로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04 공간의 재미있는 연출
이번에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구석구석 재밌는 요소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처음에 다른 공간인줄 알고 가려다가 화장실의 거울문이었음을 알고 사진을 찍었던 순간이 있었는데요,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는 이처럼 화장실 문들은 '거울'로 되어 있습니다. 그때 제가 착각했던 것처럼, 공간이 넓어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직접 가보면 느끼시겠지만, 생각보다 공간이 작습니다. 그 협소한 공간을 고객입장에서 작다고 느끼지 않도록 디테일하게 이런 연출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없지만 천장은 플랫한 천장이 아닌 입체감이 있게 들쭉날쭉 선을 이어서 입체감이 있게 구성하였습니다. 이 또한 공간감을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하여, 작은 공간을 훨씬 더 크게 느낄 수 있도록 한 현대카드 공간기획자의 의도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05 제일 중요한 목적.. 모호하도다
저는 이 공간의 목적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여행 전 여행계획, 여행책 탐방 등 여행의 A to Z 을 경험시키게 해서 현대카드가 얻는 것은 무엇일까. 멤버십에게 문화생활을 선물하려는 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큐렝이션과 체험과 경험 부분이 조금 부족하다.. 왜 했을까 ?
아마도 현대카드라는 이름을 건 만큼, 일상생활과 문화생활 전반에서 사람들이 현대카드를 인식하고, 그 자체로도 현대카드의 브랜딩과 포지션, 이미지를 각인시킨 후에 현대카드 신규발급률을 늘리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목적성이 저는 모호하다고 느꼈습니다. 멤버십 Only로 공간을 운영할거면 또 모르겠는데 비소지자도 2명 함께 대동가능하다는 점에서 나머지 두명이 이 공간을 탐방하고 현대카드를 만들까?라고 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멤버십 Only로만 입장제한을 두고, 인포에서 현대카드 신규 발급을 도와주는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면 단순히 '이 공간에서 '여행'의 간접경험을 만끽하고, 그 다음에 현대카드를 발급해'의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어필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목적이 현대카드 신규 발급이라면 그 과정이 촘촘하면 더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더불어 멤버십이 강해지기 위해선 (나도 현대 카드 멤버쉽에 들고 싶어), 공간내 큐레이션과 공간내 경험을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짜 여행과 관련된 좋은 경험 (읽는 행위, 직접 경험을 계획하는 행위)를 엣지있게 만들어야 하겠다고 느꼈습니다.
이는 다음편에 소개할 쿠킹 라이브러리 때도 비슷하게 느겼던 점입니다.
그럼 다음으로 저희가 탐방한 쿠킹 라이브러리는 다음 글에서 조만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었는데,
인사이트 트립, '오프라인 never die' 의 첫번째 스팟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를 요약하면
좋았던 점
1 현대카드 스러움이 공간 곳곳에 묻어나 있었습니다
(폰트, 오브제, 입구의 현대카드모양 게시판 등등)
2 공간내 트래블 라이브러리임을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연출이 돋보였습니다.
( 보딩타임 게시판, 비행기 화장실, 바닥과 천당, 방대한 여행 자료 등 )
3 공간내 기타 연출에서 영감을 얻은 것도 있었습니다
(화장실 문의 거울, 천장의 입체적 구조)
아쉬웠던 점
1 알맹이가 부족한, 보여주기식 느낌도 있다
(큐레이션이 친절하지 않고, 체험과 경험을 위한 섹션도 아쉬운 느낌)
2 이 공간을 큰 돈 들여 운영하는 목적성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약 현대카드 신규발급이 목적이라면, 멤버십의 애매모호함. 비멤버더라도 멤버와 함께라면 탐방할 수 있는데, 탐방후에 현대카드를 만들 것 같지 않음.)
내가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기획자라면...
1 공간 내 큐레이션, 체험과 경험 섹션 강화 : 진짜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
2 입장제한 멤버십으로 한정 & 신규발급률 높일 수 있도록 입구에서 발급 프로세스를 돕기
입장제한은 멤버십 Only로 두고, 신규발급률을 높일 수 있도록 인포에서 발급을 도와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게 법적으로 가능한지는 미지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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