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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o이룸oi Nov 28. 2020

02 임신하기로 선택했어요.

적극 출산, 육아 권장하는 이야기

먼저, 저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삶에 대한 열정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다고 자부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했고 회사를 다니면서 만난 신랑과 결혼을 했고, 5년 반 기간 동안의 재직 이후, 박사를 공부하는 신랑을 따라 미국으로 석사 학위를 따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죠. 2년의 공부 끝에 석사를 졸업하고는 미국에서 취직을 했어요.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결혼 6년차, 서른 살이 훌쩍 넘는 나이가 되었어요. 


유학길에 올라 미국에 오면서부터 신랑과는 아기를 가지는 것에 대해 얘기를 계속해서 나눠왔어요. 한국에 있을 때는 유학 준비를 하느라 임신은 뒤로 미뤘었거든요. 일단, 석사 공부하는 동안에도 아기는 가지지 말고, 졸업한 뒤 생각해 보기로 또 임신을 미뤘죠. 그리고 일을 시작하면서 더 늦게 출산을 하면 노산이라 아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임신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이렇게 아기를 가지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혀가던 찰나, 문득 저 스스로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요. 마음 한 켠에는 누구나 아기를 가지니까 나도 아기를 가져야 하는 것일까하는 고민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말이죠. 왜냐하면 미국에서는 한국처럼 육아 휴직이 잘 되어 있지 않거든요. 길어야 육아 휴직을 3개월까지 쓸 수 있고, 그 3개월 안에 잘리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거든요. 진지하게 저의 커리어와 출산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죠. (선택의 문제라 불러도 되는지는 좀 더 고민을 해 봐야겠지만) 주변 친구들이 하나, 둘 씩 아기를 출산하였고 하나같이 아기를 돌보는게 너~~~무 힘들지만, 그만큼 주는 행복이 크다고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친구들 중에서도 경력 단절이 된 친구들도 있고, 계속해서 커리어를 유지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둘 중 어느 모습이 더 좋다 정답이 없었기에 더욱 고민이 깊어졌어요. 사실, 지금 현 상황이 만족스러워서 아기를 안 가지고 신랑이랑 둘이 알콩달콩 즐겁게 내 취미 즐기면서 사는 것도 참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들기도 했거든요.


고민만 깊어가며 시간은 흘러가고 계속 일을 하던 중, 비자 문제로 갑작스럽게 일을 더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뭐, 공식적으로 돈을 버는 일은 못 하게 되었지만, 봉사직이나 무보수로는 커리어를 이어가는 일들은 할 수가 있었죠. 어쨌든 외부적 요인 덕분에 강제로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서 생각할 시간이 늘어났어요. 


그래서 결론을 말씀드리면, "임신하기로 선택했어요."

임신을 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되었던 건 1.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2.한 번 낳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과연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3.내 앞가림도 잘 못 하는데 잘 키울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 4.경제적으로 아직까지 풍족하지 않은데 키우는데 문제는 없을까에 대한 걱정, 5.임신과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이렇게 5가지 정도로 볼 수가 있었어요. 제일 큰 걱정이 1번이었는데 타의적으로 일을 못 하게 된 상황에서는 1번이 큰 문제가 되진 않게 되었어요. 어차피 지금은 커리어를 통한 경제 활동은 할 수가 없었으니까요. 2,3번은 너무 막연한 걱정이엇고, 4번은 풍족의 기준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5번은 책이나 주변 지인의 경험담을 통해서 극복이 가능할 수도 있는 문제가 되었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주변 지인의 아기들이 너무 예뻐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만 해도 아기는 아기구나, 귀엽구나 이 정도였는데, 이 무렵쯤 되니까 아기가 정말 예뻐보이더라구요. 이 느낌을 받은 뒤로, 약간의 확신 같은 게 생겼어요. 아, '나는 아기를 가지려는 준비가 되어가고 있구나'하고요. 네, 위의 5가지 고민들 말고도 무수히 뒤 딸려 오는 고민들이 있었지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누가 그랬던가요. 결국, 아기를 가지자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어요. 마침, 공식적으로 일도 못 하게 되어서 시기도 참 적절하다 생각했고요. 


그렇게 마음 먹은 뒤, 몇 달이 지나고 태명 '축뽁이'가 제 뱃속에 들어서게 되었어요. :)

그렇게 제 생애 첫 임신을 했어요.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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