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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Oct 27. 2024

J is R

여정이 그 보상이다

 


 예전에 어느 외국어고등학교에 3시간 강의를 하러 갔다. 1차시를 하고 저녁을 먹은 후, 나머지 강의를 하는 구성이었다. 저녁시간을 가지고 2차시 수업을 하러 다시 교실로 왔을 때 한 학생이 이렇게 칠판에 적어놓았다.

 여정이 그 보상이다.

 The journey is the reward. 


스티브 잡스의 말이었다.


  "그 여정이 바로 보상이다." 단순한 말이었지만, 이 문장이 지닌 신념과 가치가 너무 와닿아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듯했다.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것도 중요하고, 성취와 성공, 성장을 향해 달려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자체만으로 충분히 값지다는 걸 이 문장이 내게 이야기해 주었다. 때로는 이것을 잊고 결과만을 향해 숨 가쁘게 달렸던 과거의 내가,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숨 가쁘게 달리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뤄내는 것 또한 값진 가치이다. 하지만 그 선을 과도하게 넘다 보면 어느 순간 진정으로 중요한 것들을 놓칠 때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었던 가치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나의 건강 등 말이다. 그 여정이 고통스러운 순간들만 있다면, 결과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면 우리는 시들어갈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크게 3가지를 던져야 한다. 

- 나는 어떠한 길을 걷고 싶은가? 지금 걷고 있는가? 

- 이 길을 걷는 사람인 나는 누구인가? 어떠한 사람이었으면 하는가? 

- 지금 내게 중요한 것들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마도 내가 계획한 대로 의도한 대로 삶을 그대로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떠한 길이 우연한 길로 들어서게 했고,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삶을 꾸려나가는 건 자연스럽다. 플랜은 중요하지 않더라도 플래닝 자체는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에게 힘을 주기에.  


  한 친구가 우연히 저녁시간에 적어준 문장이 좋은 에너지와 영감을 선물해 줬다.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여정이 그 보상이다. 그 시간들 자체가 보물이 아닐까. 각자가 걸어가는 그 길 속에서, 그 길 안에서 이미 보물을 가졌음을 기억하기를.


청소년 진로교육 강사는 내 여러 가지 직업 중 하나일 것이다. 청소년 진로교육 업계에서의 송해가 내 꿈이다. 90대까지 이 일을 하고 싶다. 그 여정 자체가 보물이며 보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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