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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보소 Mar 07. 2024

와이프의 복직

이에 따른 아빠들의 마음가짐

와이프가 복직을 한다. 이 년 여의 육아휴직 끝 직장으로의 복귀. 언젠가는 오겠지 했던 날이 정말 현실이 되다니. 실감이 안 난다. 물론 나보다 와이프가 더 실감이 안 나겠지만. 어쩌면 현실을 부정하고도 싶을 거다. 자야 될 시간인 거 같은데 거실에서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일 수도.


복직이 다가오면서부터 와이프는 앞으로의 우리의 변화에 대한 걱정을 자주 얘기했다.

"복직하면 화가 많아질 것 같아. 우리 싸울 일이 생길지도 몰라. 오빠가 집안일을 더 해야 돼. 근하고 나면 집안일을 도맡아  줘."

같은 책임론에 대한 이야기. 되풀이되는 걱정거리들은 미래의 일을 상상하는 와이프의 성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왜 이리 확대 해석하는지 의문다. 전혀 해지 않은 들이라면 와이프의 걱정이 십분 이해가 되지만 집안일을 거른 적도 없고 주말이면 야외나들이도 하 분위기 전환에도 나름 신경 쓴다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물론 복직에 대한 불안감으로 더 잘해달라는 의미일 테지만 퇴근 후의 일상이 육아 그리고 육아 또 육아였던 이의 귀에는 아예 육아에 손을 떼고  사람처럼 들릴 뿐이니, 와이프의 기우는 갸우뚱스러운 말이긴 했다.

어쨌거나. 뭐가 됐든. 랜만의 일터 복귀를 앞둔 자에게 토를 달 필요는 없다. 며칠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할 때도 마음이 싱숭생숭한데 이 년 여 시간 후의 복귀를 헤아릴 수가 있으랴. 그에 따라 아빠 된 자로서, 그리고 남편 된 자로서의 마음가짐 이렇다.


와이프 복직과 함께 하는 마음가짐 :

와이프 없이 나 홀로 키운다고 생각하기.


아빠들이여. 와이프 없이 나 홀로 아기를 키운다는 걸 생각해 보았는가. 가끔씩의 회식은 어려운 일이고 등하원은 무조건 수고 아기가 아파 병원이라도 가야 한다면 연차를 내야 한다. 지금껏 시간 여유가 되는 선에서 했던 행동들이 오로지 내 몫이 되는 것이다. 시간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자. 이것은 순전히 와이프 덕분이었다. 아주 감사한 일이다.

두 살 터울의 아기가 있는, 와이프 분전업주부 친한 선배가 어느 날 사석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한 번은 내 와이프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 왜 남자들은 약속 잡는 걸 아무렇지 않게 생각을 하냐고."

아마도 와이프복직과 함께한 생각한 걱정거리 엄마만이 느끼는 이런 불안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렇다. 잊지 말도록 하자. 와이프라는 거룩함 덕분에 남자들이 육아에 있어서 조금의 숨을 쉴 수 있는 것을. 철없는 아빠들에게 배려를 해주시는 와이프님들. 아빠 자들이 감사함과 사랑의 말을 건네야만 하는 이유다. 


부족한 나와 결혼을 결심해 준, 이런 나에게 사랑스러운 아기를 선물로 안겨 준 와이프님. 소중함을 모르는 파렴치한이 되지 않 위해 앞으로 더 많은 육아 생활을 즐겨야겠다. 와이프의 복직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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