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의 위로 06
세종문화회관 옆 빈대떡 집으로 향했습니다. 두 판이 기본 주문이라는데 다 먹을 수 있을까? 막걸리 하나 주문하고 빈대떡 두 판을 받았습니다. 커다랗게 성큼성큼 썰어져 나온 빈대떡 한점 먹고 이야기 나누고, 또 한점 먹고 이야기 나누더니 어느새 한 판이 사라졌습니다. 막걸리 맛인지, 빈대떡 맛인지, 삶의 맛인지.. 배가 불러도 자꾸만 손이 갑니다.
꾹꾹 눌러 담았던 이야기 하나 꺼내자
꾹꾹 눌러 부쳐낸 빈대떡 하나가 말을 합니다.
그래서 그랬는데 그랬고 그랬던 거야
으음.. 그랬구나.
억울했구나
서러웠구나
힘들었구나
맞다 맞다.
정말 맞아.
그럴만하다.
충분히 그럴만하다.
오물오물 빈대떡과 이야기를 나누어요. 따뜻하고 꼬소한 맛이 입 안에서 퍼지고 목으로 마음으로 내려옵니다. 쌀쌀한 11월 어느 저녁 완전한 내 편이 가득 찼습니다.
아 배부르다. 톡톡 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