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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Oct 02. 2017

“목표가 낮아요” - 근거 없이 세우는 과도한 목표

#목표설정 #BHAG #시작부터못할목표



“꿈을 기록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던 적은 없다, 꿈을 실현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

- 만 레이 Man Ray, 사진작가





(...)


“그런데 이 정도 성장은 물가상승 반영하면 매출에 별다른 전략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전략기획팀에서 중간 진척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대표는 크고 담대한 목표를 말했다.


“굳이 지키지 못할 목표를 세울 필요가 없긴 하지만 사업의 분명한 전략적 목표가 없는 듯한 계획은 세우나마나죠.”


팀장은 잠시 당황하는 눈치였지만 곧 다음 말을 이어갔다.


“가이드를 재무적으로만 하는 건 아무래도 최소 요건인 것 같습니다. 사업전략에 맞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겠습니다.”


그러고나서 우리 팀장은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각 조직의 팀장들을 회의실로 따로 불러 모았다.


“아시다시피 회사의 매출이 최근 2, 3년간 정체 상태입니다.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준비하는 경영계획이 반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겁니다. 저희가 드린 가이드는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것입니다. 보시고 새로운 세부계획들로 바뀐 목표를 다시 제출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왜 바꾸라는 겁니까. 우리는 지금 있는 자원으로 최선을 다한 목표를 적어 낸 건데요.”


“어차피 높은 목표를 세우고 나중에 못 지키면 성과 평가만 떨어지지 않습니까. 높은 목표 세운다고 누가 난이도를 보는 것도 아니고….”


팀장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셌다.


“지금 이 무난한 목표는 현재 사업모델 안에서만 생각한 것 아닙니까. 자원 수준으로 목표를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요. 새로운 사업모델을 생각하면 지금보다 더 낫겠죠.”


“실험적인 건 그냥 합니까. 어느 정도 뒷받침이 있어야죠. 투자도 시원하게 안 해주면서 실험에 실패하면 여지없이 낮은 평가를주잖아요.”


주로 피자 브랜드와 해산물 뷔페 팀장이 전략기획팀장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했다.


“대표님께서 직접 지시하신 겁니다. 더 이상 수정할 게 없는 팀은 그대로 제출하세요. 하지만 저희가 거기에 대해 따로 설명드리진 않을 겁니다.”


회의는 결국 대표의 이름이 나오고 나서야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 다들 할 말이 많았지만 참는 분위기다.


“아니, 왜 매번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 뒤에 가서 이렇게 바꾸라고 할 거면서 왜 미리 지치게 만들어?”


복도엔 자리로 돌아가는 팀장들의 볼멘소리로 가득하다. 우리팀장도 누가 듣든 안 듣든 한마디한다.


“꼭 실적이 안 나오는 데가 더 토를 달아요. 생각을 해야지.”


회의가 끝나고 몇 시간 지나자 메일로 새로운 목표가 다시 도착했다. 대부분 기존보다 4~5퍼센트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다시 써냈다. 물론 이것이 어떻게 몇 시간 만에 가능한지는 서로 묻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한 팀은 다른 팀과 차이가 큰 목표를 보내왔다. 한우 브랜드… 30퍼센트 매출 성장. 몇 시간 만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그리고 왜 이렇게 높게 잡은것일까. 사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식재료 등 원가에 해당하는 부분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조차 서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래, 한우팀장은 의지가 있네. 뭐든 목표를 세우면 그걸 따라가게 된다고. 지금 당장은 아이디어가 별로 없을지 몰라도 한우 브랜드는 결국 해낼 거야.”


팀장이 한우 브랜드 칭찬을 한다. 대표에게도 한우 브랜드의 의지에 대해 피력할 생각이라고 한다. 일주일 뒤 세부적인 재무 목표와 예산을 짜는 세션에 돌입했다. 물론 예산에 대한 고민, 매출을 급격하게 성장시킬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는 한우 브랜드는 제시간에 세부 계획을 내지 못했다.


‘피터 씨, 시간을 조금만 더 줘봐요. 지금 우리는 매장은 몇 개밖에 증가하지 않는데 매출을 엄청 올려야 하니 죽겠어요. 가짜도 정도껏 만들어야지…. ㅜ ㅠ’


브랜드에서 예산 등을 관리하는 직원이 회사 메신저로 시간을 좀 달라고 계속 죽는소리를 한다.


‘우리하고 상의도 없이 목표를 이렇게 높여서 써냈다니까요…. 아… 이거 뭐 다 팔아야 이 매출 나오겠네. 설비 시설도 다 팔고…. 어떡해서든 숫자는 맞춰서 낼게요. 검증이나 이런 거 하지 말아요…. 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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