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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 Apr 29. 2019

전략 기획자의 수요 공급 분석

마이클 포터의 경쟁이론을 통한 빠른 프레임 잡기

보고서를 빨리 마칠 수 있는 프레임을 위해서는
‘경제학적으로 사고하기’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경제학이라고 생각하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가격은 어떻게 형성이 되고 수요자와 공급자 중에서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를 탐색하는 과정입니다. 그 탐색을 위해 무엇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인지를 생각하는 게 소위 ‘돈 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프레임들의 기초입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있어하는 주제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지역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리서치해 봅시다.

먼저 아파트라는 재화를 원하는 수요가 있을 겁니다. 수요가 어느 수준이 나오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주로 직장과의 교통수단 및 시간, 학군, 주변 상권, 아파트 자체의 상품성 등이 있겠죠. 보통 재화의 수요는 멱함수를 띄고 있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 다른 매력적인 공급이 생기지 않는다면 수요가 높은 지역은 더욱 수요가 많아질 겁니다. 반면 아파트 공급은 주변에 새로운 택지지구가 조성되어 신규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거나 이주 수요가 늘어서 매물로 내놓는 집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원인들이 있을 겁니다.

현상을 만드는 수요와 공급의 원인을 찾았으면 수요와 원인을 야기시키는 각각의 원인들이 향후 어떤 상황일 것인지를 찾아봐야 합니다. 수요를 이루는 직주 근접성이나 학군에 변화가 있는지, 혹은 상권이 새로 개발되거나 새로운 커뮤니티나 서비스 등의 상품성을 가진 아파트가 인근 지역에 들어오는지에 대한 각각의 변화를 토대로 그중 수요를 가장 많이 차지하는 요인을 찾아내고 가중치에 따라 수요를 일정한 숫자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공급은 보통 수요보다 더 정량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각 시기별로 공급되는 세대수와 양도소득세 등 아파트 매매에 중요한 변수가 되는 요인이 언제 얼마나 도래할 것인지를 미리 계산해서 공급으로 나올만한 숫자를 기간별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수요의 향후 변화량과 공급의 향후 변화량이 어느 시기에 각각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수요와 공급 그래프의 변화로 인한 가격과 물량의 변화가 대강은 그려집니다.



각각의 원인을 리서치하는 것은 발품이 드는 일이지만 기본적으로 프레임을 수요와 공급으로 생각하고 가격과 물량을 축으로 한 그래프에서 서로 어떻게 변하는지를 생각하는 사고는 먼저 갖추어져야 할 프레임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단면은 향후 시간의 변화나 수요자와 공급자가 각각 가지고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에 따라 어떤 시나리오가 나올지 예상하는 것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주제를 들었을 때 수요와 공급을 조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일단 상당한 시간의 고민을 덜 수 있고 모두 인정할 만한 논리 위에서 기획안은 힘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수요와 공급을 활용할 수 있는 주제는 주로 향후 어떤 산업이나 아이템에 대한 시장 전망이나 고정적으로 소비하는 재화에 대한 가격 전망 등입니다. 물론 더 중요한 과정은 각 수요와 공급을 발생시키는 원인들을 정의하는 데 있겠죠. 이것은 데이터 분석과 함께 연역적으로 앞서 간 시장을 분석하는 프레임이나 인간의 본성을 분석해서 방향을 찾는 것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수요 분석, 거시적 미시적 변화 



한 번은 신사업으로 어떤 아이템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획한 적이 있습니다. 사업 기획이나 전략 기획, 컨설팅을 하는 분이라면 많이 접해 보셨을 법한 주제죠. 그런데 아이템에 따라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기술 기반의 산업에서는 기술의 동향에 따른 전망을 하는 것이 보통이고 소비재에 가까운 아이템을 파는 산업에서는 국가별 소비자의 취향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전망하는 것이 주를 이룹니다. 



가령 무기를 만드는 기업이라면 기존의 탄환을 쏘아서 맞추는 식의 무기가 과거 주를 이루었다면 향후에는 기술 개발이 거의 마쳐진 레이저를 이용한 타격 무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는 것이죠. 레이저 무기가 탄환을 소모하는 것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고 발사 속도도 빠르다면 군사 작전에서 선택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식으로 기술 기반의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소비자의 수요와 함께 현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신사업 아이템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반면 화장품, 의류, 생활용품 등의 아이템은 소비자 변화에 수요 분석이 집중됩니다. 사실 기술은 어려운 수준이 아닌 것이 많고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진입장벽에서 누가 먼저 진출해서 고객에게 각인되는 포지셔닝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의 신사업 기획은 거시적인 탐색부터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보다 GDP가 더 높은 국가들이 GDP 변화의 수준에 따라 해당 아이템을 수요 하는 양이나 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조사를 하는 것이 먼저 이루어집니다. 주얼리를 판매하는 사업이라면 소득 수준 1만 달러 미만에서는 일부 고객층만 해외 유명 디자인 제품을 원하고 소득 수준 중간 이하 계층은 수요 자체가 없거나 일단 주얼리 제품이 있기만 하면 디자인이나 이런 것은 상관없는 상태에 머물다가 2만 달러 이상일 경우 성장하는 경제에 따른 과시욕으로 매스티지 브랜드의 높은 금 함량을 가진 제품들이 주목받다가 3만 달러 이상에서는 굳이 과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격대는 양분화되고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시장이 대중적으로 열리는 소비 과정 분석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거시적인 수요 분석은 특정 국가를 정해두고 각 국가의 소비량이나 각광받았던 브랜드의 변화 등을 분석해 보면 각 특징들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수요에 대한 거시적 분석이 끝나면 미시적으로 현재 어떤 키워드나 어떤 제품이 인기가 있는지 비교적 단기간의 트렌드를 토대로 이슈들을 정리해 봅니다. 애니메이션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주얼리가 인기가 있다든지, 어떤 브랜드의 디자인에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중기적인 디자인 어젠다를 이룰 것이라든지 하는 전략들 말이죠. 신사업을 기획하면서 우리가 이런 수요 중에서 어떤 것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는 그다음 나와야 할 과제입니다.




공급 분석, 포지셔닝과 역량



공급 분석의 핵심은 시장의 경쟁자들입니다. 기술 기반의 산업에서는 각 기술 키워드를 가지고 어디가 어떤 기술을 어떤 사례까지 준비했고 상용화 한 단계인지, 누구를 통해 그것이 가능했는지 등을 분석해 봅니다. 예를 들어 어떤 IT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신규 사업 기회를 조사한다고 합시다. 수요 분석은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고 기술 흐름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이미 우리보다 잘하는데 가격도 합리적이고 우수 사례도 많이 만든 기업이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블록체인으로 기업의 계약서 관리나 재고 컨트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고 도입 비용이 그렇게 크지 않다면 아직 기회가 있는 이 시장을 이미 앞서 있는 경쟁자 때문에 포기해야 할까요? 시장을 세부적으로 쪼개고 그중에서 경쟁자가 없거나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쟁사가 다른 사업에 매달리느라 그 분야에서 포트폴리오 정리나 인재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 경쟁사가 블록체인 기술은 있으나 리테일 산업에 대한 경험치가 낮아 자사의 리테일 산업에 대한 지식이라는 우위를 통해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경우 등 기회는 한 번이지만 빠른 시간 내에 침투할 수 있는 전략을 공급하는 경쟁사들을 분석하면서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같은 기술 기반의 사업이 아니라 화장품 같은 소비재 산업도 경쟁자들을 분석하는 것이 공급 분석의 핵심입니다. 특히 차별화와 가격으로 대표되는 마이클 포터의 이론은 프레임을 단순화시켜줍니다. 경쟁자가 알려진 수요 중에서 어떤 부분을 차별화시키고 있는지 그것은 효과적으로 공급되어 초기 매출이 성공적인 수준인지를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격도 그렇습니다. 시장에서 가격대별로 제품의 공급자를 분석했을 때 저가나 고가의 일부 시장 가격 포트폴리오에서 비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전략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고급 재료를 수급할 수 있는 능력과 다른 아이템에서 쌓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고가 화장품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공급 분석을 통해 청소년 고가 화장품 같은 새로운 시장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급 분석이 경쟁자 분석으로만 그치는 것은 아닙니다. 역량에 대한 문제는 아주 중요합니다. 현대 기업 전략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부분이죠. 사실 수요와 공급을 따져서 시장의 기회를 찾는 것은 1980년대 전략 주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세계경제는 성장 중이었고 절대적인 공급량이 아직 부족한 신흥국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찾는 것이 중요한 주제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 세계경제는 그때보다는 침체되었고 절대적으로 재화와 서비스가 부족하지 않습니다. 양적 시장에서 질적인 시장으로 한 단계 넘어간 산업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와 공급을 분석해서 얻는 전략은 이전보다는 미시적인 트렌드에 의존하고 그것을 단기간에 경쟁력 있게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느냐는 역량, 그 역량을 이루는 조직 문화 등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정의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수요와 공급은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시장분석의 기초이고 사업을 만들어 나가는데 아직도 너무나도 필수적인 내용들입니다.




5 forces model



처음 기획을 하면서 이런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분석 내용을 어떻게 담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에 입각한 사고 프레임이 가장 손쉬울 것 같습니다. 1980년대에 발표된 이론이지만 산업군을 분석할 때 아직도 기초가 되는 프레임이며 경영학 학부 과정에서 다뤄지고 있습니다. 



산업군을 구성하는 신규 진입의 위협, 공급자의 협상력, 구매자의 협상력, 대체재, 기존 사업자 각각의 변화를 토대로 산업의 매력도를 분석하는 정태적 분석 방법입니다. 이 모델이 좋은 점은 산업뿐 아니라 기업 내부 프로세스를 분석하는데도 간단하면서도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흔히 프로세스 분석을 한다고 하면 기업 전략에 맞추어 내부 프로세스를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과제를 설정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순서대로 나열하고 각 단계의 효율을 평가할 수 있는 단계별 KPI를 정한 후에 전체적으로 약한 부분이 있는지를 살피는, 제약 이론 관점에서 살펴보자는 것이죠. 쉽게 말하자면, 전체 프로세스 중 어느 한 단계가 부족해서 최종 성과를 올리는데 걸림돌이 되는지 보는 것입니다. 이런 분석을 할 때 전체의 세부적인 프로세스를 하나씩 모두 나열해서 분석하는 것은 드는 노력에 비해 효율이 적습니다. 처음에는 프로세스를 일정한 부분으로 묶어서 진행하는 것이 낫습니다. 프로세스를 조직이나 주요 공정별로 묶어서 단위를 만들고 각 모듈마다 그 속에서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른 향후 프로세스상 처리할 전략적 주제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에서 더 빠른 현금 회수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의 변화가 전략적 주제라고 합시다. 현재 투자해야 할 신규 아이템이 많기에 외부 투자를 받는 것과 함께 기존 사업에서 현금 회수 기간을 줄이고 더 짧은 판매 기간을 가져가기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바꾸려고 합니다. 

실제 대부분의 소비재에서 이런 속도 중심의 전략은 계속 제기되는 주제입니다. 제품의 기획에서 디자인, 생산, 물류, 영업 등 재화나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의 흐름대로 공정을 묶고 각 공정의 퍼포먼스를 확인할 수 있는 성과 지표를 찾아서 구합니다. 생산에서의 제품당 평균 생산 일수가 현재 30일이 걸린다면 이것을 향후 10일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가 될 수 있겠죠. 생산 일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살펴봅니다. ‘5 forces model’을 통해 기업 주변의 각 주체들이 어떤 상황인지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현재 생산 일수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생산하는 기계의 속도를 올리고 설비를 더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달성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예 기획 단계부터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지 않으면 전체 생산 일수가 줄어들기 어렵습니다. 생산에 필요한 재료나 인력을 미리 준비하는 정보 부재가 있기 때문이죠.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미리 전달하기 위해 각 모듈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이것은 기업 내부 역량에 대한 문제겠죠. 혹은 생산에 필요한 정보를 누군가가 중간에 먹고 있는 상황을 볼 수도 있습니다. 처음 기획과 디자인 단계에서 필요한 원재료가 미리 정리되는데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 주 업무가 아닌 이들이 생산에 정보를 전달하는 인프라가 없거나 그게 이들의 주요 성과 지표가 당연히 아니기에 어느 단계에서 전달되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을 실무자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방금 설명드린 재화의 수요와 공급과 달리 정보의 수요와 공급에서 특정 부분에서 정보의 공급을 제한하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정보 문제는 IT 인프라를 통해 풀어내야 할 숙제겠죠. 

기업 내부의 문제도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을 둘러싼 산업의 주요 요인들로 시야가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든 기업이 정보 인프라를 투자를 통해 갖추어도 원재료를 시장에서 생산 정보 투입 시기와 맞추어 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원재료를 공급하는 공급자의 협상력이 최근 강화된 것이죠. 원재료 기업들이 인수 합병을 거쳐 시장 점유율이 높은 몇 개의 업체로 줄어들고 이들이 유리한 위치에서 원재료를 공급하는데 현재 우리의 제조 수량으로는 협상력이 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이렇게 되면 다른 공급자를 발굴해서 파트너십을 맺고 새롭게 보완하든지, 우리의 제조량을 더 늘리는 식의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마이클 포터의 프레임은 비록 오래전에 고안되었고 동태적인 산업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한계는 있지만 프레임 자체는 현 상태에서 기획자를 둘러싼 전략적 문제를 설명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일단 수요와 공급으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하고, 수요와 공급을 공급자와 수요자, 향후 전망되는 추가 공급자와 수요자까지 확대해서 생각해보는 프레임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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