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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 고객이 주문하게 만드는 방법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방법들

by Peter
서비스를 떠난 고객들을 어떻게 다시 주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정체 상태에 있는 서비스에서 많이 생각하는 주제입니다. 공급이 부족한 시기를 지나 모든 것이 넘쳐나는 시기에는 경쟁을 통해 떠난 고객이 생기게 되고 떠난 이유들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는 본질적인 이야기죠. 본질적인 것을 바로 잡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압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해야죠. 하지만 시간이 많이 들죠. 또 알아도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만든 경쟁자를 상대하는 것은 비대칭적인 혜택을 고객에게 주는 것입니다. 마치 재래식 무기가 아닌 전략적 무기를 택하는 것처럼요.



지금부터 이야기 나눌 내용은 모두 비 본질적인 이탈 고객의 주문 유도 방법입니다. 고객의 다음 수요의 변곡점에서 사전에 선점하는 부분이나 경쟁자의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선제적인 서비스를 내놓는 등의 본질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그런 내용은 이미 과거에 이 브런치를 통해 제가 많이 말씀드린 부분이 있기에 오늘은 단기적인 실적을 만드는 방법을 중심으로 합니다.



전략은 기본적으로 차별화 혹은 낮은 비용을 통한 가격 경쟁력으로 정의됩니다. 고전적인 프레임이지만 이것보다 경쟁의 일반적인 방향을 더 잘 설명하는 것을 만나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탈 고객의 주문을 유도하는 방법은 마이너 한 차별화를 만들어 내거나 낮은 가격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방법입니다. 고객을 잘게 쪼개면 마이너 한 차별을 만들 모멘텀이 보이고 일시적인 재원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 고객 분류에 따른 서비스를 내놓는다


최근 배달 시장에서 낮은 주문 금액을 활용한 서비스 출시와 마케팅이 뜨겁습니다. 우리나라 가구 중 이제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은 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데요. 배달 주문의 주요 고객들 상당 수가 1인 가구인 점을 생각해 보면 그들의 수요를 먼저 잡는 플랫폼이 고객의 선택을 향후 더 받는 경쟁력을 갖게 되리라는 것도 무리한 가정은 아닙니다. 어떤 이유로 고객의 주문이 이탈했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유인을 이렇게 내놓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구분한 후 어디가 가장 큰 고객군이며 각 고객군별 수요가 어떻게 다른지, 그 고객군이 성장하는지 등을 보는 것은 어느 시대나 리바운딩할 수 있는 주요 방법입니다. 고객을 단순히 정량적으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각각 구분될 수 있는 덩어리로 나누는 것이 무엇을 할 것인지 가설을 낼 수 있는 기획의 출발점입니다.



2. 서비스 이탈 고객이 주문할 시기에 집중한다


모든 고객의 주문 빈도가 일정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는 옷을 1년에 한두 번 사고, 어떤 사람은 매주 사기도 합니다. 이탈 고객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전자의 고객군은 대부분의 플랫폼에서 이탈 고객으로 잡히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고객이 주문하는 시기에 어떤 플랫폼에서 주문하는지가 중요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들게 하는 수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플랫폼에서 페스티벌 형태의 캠페인을 특정 시기에 하는 것은 이런 고객을 바이럴을 통해 붙잡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탈한 고객이 여기 가서 사면 되겠다는 대세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죠. 이런 고객은 주문 빈도가 높은 고객 대비 해당 카테고리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바이럴을 통해 여기가 더 좋다고 인지할 가능성이 높고 광고비를 통해 대세감을 만들면서 여러 서비스를 비교하는 것 없이 여기서 주문하게 만드는 맥락을 만들어 줍니다.


핵심은 이탈 고객과 신규 고객이 어느 시기에 서비스를 얼마간 어떻게 이용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어느 정도의 답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내가 이 시기에 기획전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가 검증된 시기이기에 하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1년 내내 할 수도 있지만 고객 피로도와 특별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지 못하는 점, 재원이 한정되어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특정 시기로 한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데이터는 보다 효율적인 작업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3. 낮은 가격 혜택을 제공한다


쉬운 말이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내용입니다. 차별적인 서비스를 만들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 전략 프레임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결국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보통은 차별적 경쟁력을 가진 서비스가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되고 규모의 경제를 만들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게 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본질적인 경쟁력을 잃어버린 서비스라면 게릴라 식으로 가격 혜택을 의도한 정확한 타깃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고려해 볼 내용은 고객에게 주는 혜택을 위해 여러 제휴를 통해 더 큰 볼륨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서비스 자체의 비용만으로 고객에게 주는 혜택의 규모를 만드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다른 서비스와 결합해서 혜택을 제공한다면 더 큰 혜택을 일시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로 필요한 고객군을 갖고 있는 서비스를 찾아 공동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여러 채널에서 흘러 오도록 만들면 단순히 혜택의 규모를 키우는 것을 넘어 이탈한 우리 고객이 존재하는 제휴처의 서비스를 통해 다시 우리 서비스로 유입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문하지 않는 고객은 우리 서비스에 유입 자체가 적고 결국 서비스 밖에서 우리 서비스에 들어올 수 있는 유인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높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외부 노출을 강화하는 것은 핵심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4. 서비스 내에서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


주문은 하지 않아 이탈 고객으로 잡히지만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진입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단순히 들어와서 둘러보다가 나가는 것이죠. 왜 주문하지도 않는데 들어오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고객을 일정 수준으로 나누어 각각의 답을 찾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최근 서비스들은 슈퍼 앱 전략으로 많은 트래픽을 한 지면에서 받고 거기에 여러 서비스를 담으면서 복잡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Chat-GPT에게 물어보는 것처럼 심플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묻는 게 아니라, 물을 수 없는데 나열되어 있어서 재래시장에서 물건 사러 갔는데 내가 원하는 가게가 있음에도 찾지 못하고 나오게 되는 일이 아직도 많습니다. 물어서 결과를 만드는 서비스를 아직 만들 수 없다면 정말 보여줄 것만 보여주게 만들면 됩니다.


의외로 주문하지 않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콘텐츠가 있음에도 몰라서 안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도 몰라서 안 쓰거나 찾는 상품이 있음에도 검색이나 리스팅에 걸리지 않아 없는 줄 알고 이탈하기도 합니다. 제한된 지면에서 고객별로 듣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고 그래서 그걸 보여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회사 내부에 사일로가 심하면 더 그렇습니다. 각각의 서비스가 지면 할당을 원하면 제대로 된 고객 경험을 분석하는 조직에서 그것 별로 수단들을 제한하고 조정해야 하는데 보통은 그런 것보다는 이거 하자, 저거 하자는 입김과 연역적인 가설 같은 빈약한 근거로 비중들이 조정되고 자원이 할당되는 게 엄밀한 현실일 수 있습니다. 이건 보다 조직적인 해답이 필요한 부분이죠.





위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단기적인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탈한 고객이 지속적으로 주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주문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남는 것이죠. 남아서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 사용할 유인을 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종합적인 경험 관리가 필요한데 이게 가능하려면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 구조와 권한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저의 과거 브런치 아티클을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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