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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욥기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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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프릭 Aug 28. 2024

욥기 4장

누가 죄 없이 망하겠나? _욥4:7

1 그러자 데만 사람 엘리바스가 말했습니다. 2 "누가 자네에게 말을 걸면 자넨 짜증이 나겠지? 그렇지만 누가 말하지 않고 물러서 있겠는가? 3 생각해 보게. 자네가 많은 사람을 가르쳤고 약한 손을 가진 사람에게 힘을 주지 않았는가. 4 넘어지는 사람을 말로 붙들어 주었고 무릎이 연약한 사람에게 힘을 주지 않았는가. 5 그런데 자네가 이 지경이 됐다고 힘이 빠지고 문제가 생겼다고 힘들어하다니 6 자네의 경외함이 자네의 자신감이었고 자네가 올바르게 사는 것이 자네의 소망이 아니었나? 7 잘 생각해 보게. 누가 죄 없이 망하겠나? 정직한 사람이 끊어지는 일이 어디 있나? 8 내가 본 바로는 죄악을 경작하는 사람, 고난의 씨를 뿌리는 사람은 그대로 거두더군. 9 하나님의 입김에 그들은 망하고 그분의 콧김에 끝장나는 것이네. 10 사자의 포효 소리, 사나운 사자의 으르렁대는 소리는 사라지고 젊은 사자의 이빨은 부러지고 11 늙은 사자가 먹이가 없어 죽고 암사자의 새끼들이 다 흩어져 버린다네. 12 한마디 말이 내게 살짝 들려오기에 내 귀가 좀 들어 보았네. 13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드는 그 밤의 불안한 꿈속에서 14 두려움과 떨림이 나를 사로잡아 내 모든 뼈를 흔들었다네. 15 그러고 나서 한 영이 내 얼굴 앞으로 지나갔네. 내 몸의 털이 다 쭈뼛 서 버렸지. 16 그 영이 가만히 서 있었지만 나는 그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네. 내 눈앞에 한 형상이 서 있고 적막이 흐르는데 내가 어떤 음성을 듣게 됐지. 17 '인간이 하나님보다 더 의로울 수 있겠느냐? 사람이 그 창조자보다 더 깨끗할 수 있겠느냐? 18 보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들조차 믿지 않으시고 당신의 천사들조차 허물이 있다 하시는데 19 하물며 진흙집에서 살면서 흙먼지 속에 그 기초를 두며 하루살이처럼 눌려 죽을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20 그들은 아침에 살았다가 저녁이 되면 멸망하고 아무도 생각해 주는 사람 없이 영원히 멸망하는 법이네. 21 그들의 장막 줄이 뽑히지 않겠는가? 그들은 죽어도 참 지혜 없이 죽는다네.'" _욥4:1-21, 우리말성경


핀조명이 세 친구들 중 가장 오른쪽에 앉아있는 엘리바스에게 비춰진다. 나머지 두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얼굴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들어가지만 욥에겐 관객들이 욥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약한 조명이 있다. 엘리바스가 근엄하게 말을 시작한다. 





고난 앞에서 자신의 죄를 돌아보는 일은 자연스럽다. 그건 우리가 인과응보의 사고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악인에게는 벌이 내려지고 의인에게는 복이 주어지기만 한다면 세상에 의문이나 고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대개 의문, 고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것에 합당한 이유를 찾아 고민으로부터 도망친다. 심지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보네" 혹은 "전생에 매국노였나보다" 하는 식으로라도 이유를 갖다붙여서 논리적으로 합당한 이유를 찾곤 한다. 


인과응보의 세상은 단순하다. 잘되면 복이고 잘못되면 벌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기저기서 악인이 흥하고 의인이 핍박을 당하는 모습을 접한다. 삶이 만만치 않고 고통스럽다 여겨지는 때는 바로 이 지점이다. 의로우시고 완전하신 하나님께서는 왜 나의 고통을 외면하시는가? 내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상황 속에 나를 두시는가? 그런 질문이 나올 때면 우리는 혼란에 빠진다. 


엘리바스는 인과응보의 사고방식으로 인해 세상을 쉽게 해석하고 비판한다. 문제는 그 쉬운 해석 속에 하나님도 계시다는 사실이다. 엘리바스는 여러번 하나님을 언급하지만 우리의 사고방식과 논리에 맞추어 행하시는 하나님은 더이상 하나님일 수 없다. 죄인은 망할 것이다. 정직한 사람은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는 때는 우리가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하나님의 때는 우리의 때와 전혀 상관이 없다. 


인과응보의 세계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만큼 쉽게 설명할 수 있고 쉽게 이해되는 세계관이다. 하지만 성숙함으로 나아가야 하는 어른들의 영화와 드라마는 복잡하다. 선한 주인공이 고초를 겪다가 슬픔 속에 죽어가는 비극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비극과 부조리 속에서 오히려 삶을 향한 소망을 찾아갈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엘리바스

#욥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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