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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30. 2024

평범함의 특별한 힘

-연하어 <평평한 네덜란드에는 네모가 굴러간다>


누구에게나 평범하지 않은 날은 있다. 어쩔 수 없이 그게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동그란 삶의 모습이니, 그렇게 둥글둥글 돌아오게도 되고 다시 멀어져 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평범하지 않은 날은 다시 다가올 평범한 날을 위해 밀어내야 한다. 한 번 더 힘내서, 힘차게.



<평평한 네덜란드에는 네모가 굴러간다 -평범하지만 다르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  연하어  |  한울


지은이 연하어 燃霞語

흐르듯 사는 삶을 동경해 왔으며, 그렇게 지내다 보니 유럽의 평평한 나라인 네덜란드에 어느덧 정착해 살아가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매력적인 나라여서 그 평평함을 닮은 평온함을 즐기며 살아왔다. 가정을 이룬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새로운 낯선 환경과 문화에 적응해 가며 공부와 일을 해왔으며, 타국 생활의 희로애락 속에 성숙해지고 단단해지며 삶을 배워왔다. 해야 될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을 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새로운 즐거움을 글쓰기를 통해 얻어가는 중이다. 소설, 시, 에세이를 쓰고 있으며, 2023년 아마존(Amazon) KDP에서 소설 The House Where That Man Stays (그 남자가 머무는 집)을 출간했다.




이 책은 네덜란드에서 정착해 생활하면서 깨달은 다양한 생활 방식을 얘기하고 있으며,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벗어나 조금은 다르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삶, 가족, 우정, 교육, 문화 등에 대한 신선한 사고의 전환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재미와 감동도 느낄 수 있고, 쉽고 간결하지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들이 담겨있다.


  도서 안내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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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비하인드  

무연고 작가님에게도 깜짝 고백이 될 수 있을 이야기라서 조금 망설이기도 했지만,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에 기대어, 서로 알고 남도 알면 더 좋을 이야기일 것 같아서 전격 고백하기로 했다. 때는 바야흐로 백일 전, 그때의 나는 브런치 작가로 승인받은지 수년이 지났지만 브런치가 잊혀질만하면 들어와서 드문드문 글을 올리며 생존 신고를 하는 수준으로 운영하면서, 생계를 위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전투적으로 하고 있었다. 오래 오래 같이 갈 것 같았던 회사의 경영난으로 갑작스럽게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또 한번 인생의 큰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팀원들은 그동안 화려하게 쌓인 포트폴리오를 잘 포장하면 오히려 몸값을 올리는 기회가 될거라며 눈물 겨운 지지의 말들을 쏟아냈다. 그때 생각난 것이 방치해두어서 먼지가 쌓인 어둑한 브런치였고, 다시 불을 밝히고 먼지를 털어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지금 30화로 종결 중인 연재 브런치북 여러 권을 만들었다. 잡념이 들지않게 하루도 쉬지않고 힘 닿는데까지 글을 써내고 발행하면서 다음 길을 모색해보자고 생각하며 최대한 나에게 집중해서 글을 쓰고 있었다.


어제 종결한 연재브런치북 <길모퉁이 글쓰기 카페>의 프롤로그 <휴식같은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글이었을 것이다. 어릴 적의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서 누군가에게 말하듯이 글을 쓰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머리가 베개에 닿기만 하면 곯아떨어지는 내가 그날따라 잠이 잘 안와서 새벽 서너시 경에 다시 PC를 켜고 브런치에 접속 했을 때였다.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는 조용한 내 브런치에 첫사랑에게서온 고백의 편지 같은 댓글이 하나 달려있었다. '가끔 어떤 글을 읽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 글이 그렇다고, 앞으로의 나의 글이 기대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감사하고 기쁜 마음에 한참을 정지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댓글을 쓰려고 다시 모니터에 촛점을 맞추었을 때, 글이 삭제되어 있었다. (캡쳐해둘걸 그랬다) 첫 댓글에 뭔가 과도한 칭찬의 말인 것 같아서 삭제하셨을 것이었다.


그 댓글 이전에도 작가님의 잔잔하고 따뜻한 글이 좋아서 엿보며 흠모하고 있었지만, 나의 글에서 그런 기대감을 표현해주신 작가님이 더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때, 내가 여전히 190만 유튜브의 잘나가는 제작자로 정주행하고 있었다면 그런 여린 속내를 드러내는 글을 쓰지도 않았을테고, 같은 댓글을 보았더라도 그만큼 강렬하게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취약할 때 내 눈에 들어온 그 글, 잠깐 후에 사라진 그 글은 꼭 천사의 음성처럼 초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 날의 감사함을 생각하며 까치가 은혜를 값는 심정으로 이 페이지를 만들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나의 좋은 점을 읽어주신, 그럼으로써 어둠 속에서 불안해하며 잠 못이루던 한 사람의 페이지에 빛을 밝혀주신 무연고, 연하어 작가님께 평범하지만 특별한 튤립 한송이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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