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라이너> 2화.
짚신벌레는 어떤 곳에서든지, 무엇이든 자극을 받기만 하면 도주 운동을 시작한다.
동물들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의 그림책 | 야콥 폰 윅스퀼 | 정지은 옮김 | 도서출판 b
열대성 폭우가 쏟아지는 푸른 정글 한가운데, 나무늘보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귀가 먹먹해지는 폭우에도 나무늘보는 개의치 않는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빗물에 만물은 다시 소생하고 동물들도 폭우를 고맙게 생각한다. 그 와중에 나무늘보는 책을 가슴에 품고 빗물에 젖지 않도록 보호한다. 나무늘보는 한 단락을 겨우 읽었다. 마음에 든다. 그래서 나무늘보는 그 단락을 다시 읽는다. 나무늘보는 그 단락에서 하나의 이미지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나무늘보는 그 이미지를 되새긴다. 아름다운 이미지다. 나무늘보는 주변을 둘러본다. 나무늘보는 아주 높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어서, 정글의 아름다운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빗줄기 사이로 다른 나뭇가지들에 맺힌 밝은 점들이 보인다. 예쁜 새들이다. 아래에서는 화난 재규어가 앞만 쳐다보며 맹렬하게 달리지만, 나무늘보는 다시 책으로 눈길을 돌린다. 자족의 한숨을 내쉬며 나무늘보는 온 정글이 자신과 함께 호흡한다고 생각한다. 폭우는 여전히 계속된다. 나무늘보는 느긋하게 잠든다.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 얀 마텔 |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초조해하는 것은 죄다
프란츠 카프카
사사키 아타루 |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 송태욱 옮김 | 자음과 모음
미하엘 엔데 | 모모 | 한미희 옮김 | 비룡소
초조해하는 것은 죄다
불행을 자초하는 거짓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