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 세나 Oct 27. 2024

요가를 계속 할 건가요? 요가지도자과정 추천하는 이유

10년째 요가원 들락거리다 요가강사가 되기로 했다


타고난 엔프피(ENFP : 느낌대로 즉흥적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성향의 사람이 먹고사는 일 말고 특별한 목적 없이 한 가지를 10년 이상 꾸준히 해왔다는 건... 그건 말이야.... 평생 한다는 거야!

 


그저 호기심에 시작했을 텐데, 주변에서 좀 한다고 하니까 신나서 더 열심히 했고, 잘난 맛에 까불다가 병원 신세도 져봤고 그렇게 한 동안 요가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그리워졌다를 반복했어. 그럼에도 요가가 하기 싫었던 적은 없어. 그런데 얼마 전 요가를 하다가 '지금 나의 요가 수준'에 권태로움을 느꼈어. 이대로 더 머물다가는 요가를 놓아버릴 것 같아 조금 무섭기도 했던 것 같아.



그날은 60분 아쉬탕가 수업이 있는 날이었어. 수업 마무리 피크포즈로 선생님이 핸드스탠딩을 선보이셨어. 어디서 본 건 있어서 나도 해보고 싶은 거야. 동시에 이 선생님이 왜 이러시나 싶었어. 평일 오전 11시 아쉬탕가 수업을 듣는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잠깐 나온 바쁜 직장인이거나 육아 중에 아이 유치원을 보내고 온 젊은 새댁, 나 같은 프리랜서나 은퇴한 어머님들이었거든. 그러니까 연령대도 요가 수준도 가지각색이라는 거야. 아니 대체로 잠깐 몸 풀기를 하러 온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어.



그런데 핸드스탠딩이라고? 저걸 우리 보고 하라고요? 매트 위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고만 있었어. 마치 성적표를 받는 것을 기다리는 학생들 마냥 한 사람씩 ㅡ 벽 앞으로 가 선생님이 두 다리를 올려 발바닥을 벽에 붙여주셨어. 으악, 핸드 스탠딩했다. 아니 근데 으악.... 악... 



결론부터 말하면 손목 아작 나는 줄 알았어. 일단 선생님이 올려주셔서 올라갔는데 내려오는 법은 알려주지 않으셨어.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온전히 내 손목이 힘을 받았거든. 이러다가 요가 못하게 되는 거 아니야? 싶은 마음에 선생님한테 불쑥 화가 났어. 동시에 핸드 스탠딩을 나 왜 못하지? 나 요가 오래 했는데? 스스로에게 의문이 생겼어. 뭔가 잘 못 됐다 싶은 거야. 그리고 영영 못 할 것 같다는 위화감이 들었어. 일주일 168시간 중 1시간 듣는 아쉬탕가 수업 마무리로 5분 연습한다고 이걸 언제쯤 할 수 있으려나. 아니 평생 못하겠구나. 재미없다. 권태롭다..... 제대로 하고 싶다....... 나의 10년 취미 이대로 놓칠 수 없어!!!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신체적 여유가 있으면

이런저런 핑계로 요가지도자 과정을 시작하지 못했거든. 삽 십 년 넘게 살면서 셋 다 여유로운 때는 없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 후덜 거리는 손목을 부여잡고 지금이 가장 건강할 때일지도 몰라! 그럼 지금 시작해. 핸드 스탠딩이 쏘아 올린 공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무척 기대된다. 




shanti shanti soom3na

샨티 샨티 숨 세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